24일 업계에 따르면 HK이노엔은 최근 인도에 케이캡을 출시했다. 현지 제품명은 ‘PCAB 50mg’이다. 앞서 HK이노엔은 지난 5월 인도에서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위궤양 치료 등을 적응증으로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지난해 기준 인도 소화성 궤양용제 시장 규모는 약 1조5200억 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중국,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4위에 해당한다. 인도 인구 약 38%가 위식도역류질환을 앓고 있어 케이캡의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다.
케이캡은 인도 외에 미국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HK이노엔의 미국 파트너사 세벨라파마슈티컬스는 지난달 케이캡이 미국 3상 임상시험 ‘TRIUMpH’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TRIUMpH 임상은 세벨라의 소화기 전문 계열사 브레인트리가 2021년 기술이전 계약 이후 진행했다. 임상은 최대 8주의 초기 치료 후, 완전히 치유된 미란성 식도염(EE) 환자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해당 임상에서 환자들은 위산분비억제제(P-CAB) 계열의 테고프라잔 100mg, 테고프라잔 50mg 또는 PPI 계열의 란소프라졸 15mg 중 하나를 무작위 배정받아 24주 동안 유지요법 치료를 받았다.
1차 평가지표인 24주간 치료 효과 유지율(관해 유지율) 측정 결과, 전체 환자군(LA 등급 A~D)에서 테고프라잔 모든 용량군이 란소프라졸 투여군 대비 통계적으로 우월한 효과를 보였다.
특히 중등도 이상의 식도염(LA 등급 C~D) 환자군에서는 테고프라잔 모든 용량군에서 란소프라졸 투여군 대비 의미 있는 개선이 확인됐다. 테고프라잔 100mg 투여군에서는 통계적 우월성이 입증됐다.
이번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세벨라는 올해 4분기 중 미란성 식도염 및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적응증에 대한 미국 FDA 신약 허가 신청(NDA)을 진행할 예정이다. FDA 최종 품목허가가 이뤄지려면 1년 정도 소요된다. 이를 고려하면 내년 하반기엔 상업화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미국에선 케이캡 경쟁약 ‘보퀘즈나’ 독점권이 5년 연장돼 7년 동안 제네릭 제품 출시가 막혔다. 제네릭 제품이 출시되면 P-CAB 계열 의약품 가격이 하락한다. 가격 경쟁력으로 시장 공략을 계획 중인 케이캡으로선 제네릭 출시는 악재로 작용한다.
하지만 제네릭 출시가 막히면서 케이캡은 보퀘즈나와만 경쟁하게 됐다. 현재 FDA 품목허가를 받은 P-CAB 제품은 보퀘즈나가 유일하다. 보퀘즈나는 지난해 800억 원 매출을 기록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와이즈가이 리포트’에 의하면 지난 2023년 글로벌 P-CAB 시장 규모는 88억 달러(약 12조 원)에서 2032년 155억 달러(약 21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P-CAB 계열 제품 성장과 직결돼 매출에 긍정적 영향을 줄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HK이노엔 매출은 전년 대비 18% 증가한 5104억 원이다. 영업이익은 449억 원으로 7.9% 늘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 집계, 2025년 HK이노엔 컨센서스(전망치)는 매출 1조194억 원, 영업이익 1034억 원이다. 매출은 전년 대비 13%, 영업이익은 17% 많다.
HK이노엔은 케이캡 외에도 후속 파이프라인 개발에 한창이다. 대표적으로 아토피 피부염 신약 후보물질 ‘IN-115312’가 있다. IN-115312은 최근 임상 1상에서 유효성과 안전성이 입증됐다.
HK이노엔 관계자는 “현재 국내 12개 기관에서 162명 환자를 대상으로 적절한 용량을 탐색하기 위한 임상 2상을 진행 중”이라며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한 미국 임상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현우 한국금융신문 기자 yhw@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