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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금융감독위원회, 과거와 다르려면···독립성·소통 중요 [금융위, 역사속으로②]

김성훈 기자

voicer@

기사입력 : 2025-09-09 16:43

금감위, 첫 설립 이후 IMF 외환위기 수습에 큰 역할
카드 대란·론스타 사태···금감위 독립성 보장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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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 금융감독위원회, 과거와 다르려면···독립성·소통 중요  [금융위, 역사속으로②]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김성훈 기자] "은행감독을 통합하고 대폭 강화할 것"

“감독 당국에 부실 금융기관을 폐쇄할 수 있는 명확한 권한을 부여하는 법안을 제출할 것.”

지난 1998년 금융감독위원회 설치의 법적 근거가 된 IMF 권고 내용이다.

금감위 부활을 앞둔 현재, 국가 부도의 위기는 아니지만 경기 침체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고, 금융 DX·AX, 디지털 자산 확대 등에 금융 감독 강화의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이다.

18년 만에 재출범하는 금감위가 카드 대란과 론스타 사태를 촉발한 과오를 반복하지 않고, 설립 취지에 맞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금융업계에서는 '외압으로부터의 독립성 유지', '재경부와의 유기적 소통'을 강조한다.

금감위, 1998년 분산된 감독 기능 통합해 출범
1998년 금융감독위원회 설치 이전, 우리나라의 금융 감독 기능은 업권별로 나뉘어 있었다. 은행감독원·보험감독원·증권감독원·신용관리기금 등이 각 업계에 대한 감독 권한을 가졌다.

감독 기능 일원화의 필요성이 제기된 것은 지난 1997년 외환 위기 때다.

감독 기관 사이의 소통 부족, 감독 기능 분산으로 인한 사각지대 발생 등이 IMF 사태의 간접적인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강도 높은 금융 개혁을 지시했고, IMF의 권고를 기반으로 부실은행에 대한 정리와 함께 통합된 금융감독위원회가 출범했다.

금융감독위원회는 독립적으로 권한을 수행하는 장관급 중앙행정기관으로서, 감독 정책에 대한 심의·의결권과 중요 인허가·제재에 대한 최종 의사결정권을 가졌다.

금감위 산하에는 현 체제와 같이 금융감독원이 검사·감독 집행 기관의 역할을 맡았다.

초대 금감위원장에는 1997년 외환 위기 발발 당시 비상경제대책위원회 기획단장으로 발탁됐던 이헌재 위원장이 임명됐다.

1998년 금융감독위원회 출범 당시 금융당국 조직 및 역할

1998년 금융감독위원회 출범 당시 금융당국 조직 및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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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대란·론스타 사태···독립성 결여 우려
금감위의 장단점은 역사로 증명됐다.

설립 이후 외환 위기 수습 과정에서 은행 등 금융기관의 부실 정리·정상화를 빠르게 이뤄냈고. 이후에도 국민의 정부 금융 개혁의 핵심 기관으로서 역할을 수행했다.

업권별 감독 기능을 한데 모아 감독 영역을 확대, 권한을 강화하고 보고체계를 일원화 한 덕분이었다.

문제는 독립성 저하에서 발생했는데, 대표적인 사례가 2003년 발생한 카드 대란이다.

당시 정부는 IMF 사태 정리 이후 위축된 소비를 활성화 하기 위해 재경부를 중심으로 신용카드 사용을 장려하는 정책을 펼쳤다.

1999년부터 신용카드 소득공제 확대, 카드 가맹점 의무화 정책 등이 시행되면서 국민의 카드 활용이 급격히 늘었다.

실제로 1999년 48조원이던 카드사 현금대출 규모는 3년 만에 7배가 늘어 358조원을 기록했고, 같은기간 경제활동인구 1인당 카드 수도 1.8장에서 4.6장으로 증가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금감위는 감독 기관으로서 카드사의 카드 발급 남발과 신용평가·리스크 관리를 더욱 철저하게 관리해야 했다.

그러나 정부의 강력한 기조에 적극적 제재를 가하지 못했고, 2002년부터 연체율 급증 신호가 있었음에도 사실상 이를 방치했다.

그 결과 2003년 카드 연체율이 폭증해 10%를 돌파, 이는 카드사 연쇄 부실에 더해 국가 신용등급 하락 위기로 번졌다.

정책의 부작용보다 효과에 초점을 맞춘 재경부의 소통 미흡, 독립 기관으로서 문제 제기를 하지 못한 금감위의 독립성 부족으로 벌어진 사태였다.

이 같은 이유로 카드 대란은 2008년 금융위 출범 당시에도 금융당국 개편 논리의 중요 사례로 거론되기도 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새로 출범하는 금감위가 정부 기조의 영향에서 벗어나 정책 부작용 감지와 금융사 감독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않는다면, 카드 대란과 유사한 사례가 또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03년 시작돼 아직까지 관련 소송이 이어지고 있는 론스타 사태에서도 이 같은 문제를 찾아 볼 수 있다.

당시 재경부는 부실은행 정리와 외자 유치 명목으로 외환은행 매각을 빠르게 추진했고, 이 같은 기조에 거스르지 못한 금감위가 외환은행의 기업 가치와 론스타의 자본 성격에 대한 판단을 그르치면서 문제가 생긴 것이다.

일각에서는 벌써 금융당국 개편으로 발생할 소통 문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위 관계자는 “정책의 시행과 감독이 유기적으로 이뤄져야 하는데, 조직이 분리되고 보고체계가 달라지고 물리적 거리가 생기면 소통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정책 이행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거나 금융 사고가 터졌을 때도 함께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책임을 미루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이번 개편으로 감독 기능은 강화되겠지만, 과거의 사례를 보면 오히려 독립성이 저하될 수도 있다"며 "기관을 분리해 각각의 역량을 강화하면서도 유기적인 연계가 가능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촘촘한 조직 계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독립성 보장을 통해 금감위가 정책의 부작용과 감독 문제에 대해 명확히 목소리를 내고, 재경부는 이를 충분히 숙고해 정책을 설계·수정하는 상호 보완적 관계가 정립 돼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김성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voice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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