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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상’ 대비 55.5% 하락한 빅히트...커지는 고평가 논란

홍승빈 기자

hsbrobin@

기사입력 : 2020-10-26 17:18

기관 매물 폭탄에 연이은 하락...공모가 ‘버블’ 우려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방시혁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표가(왼쪽에서 네 번째) 코스피에 상장기념식에 참석했다./ 사진=한국거래소

[한국금융신문 홍승빈 기자]
방탄소년단(BTS)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빅히트)가 상장 이후 끝을 모르는 주가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와 함께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빅히트 공모가 고평가 논란이 끊이지 않고 나오면서 손실을 본 이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 상장 이후 끝없는 하락세...15만원대로 내려앉아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빅히트는 전 거래일 대비 9.57%(1만6500원) 하락한 15만6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일 17만2500원대로 떨어지며 하락세를 기록한 데 이어 16만원선까지 무너지며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이로써 빅히트는 지난 15일 상장 후 8거래일간 단 하루(22일)만을 제외하고 연이어 하락세를 기록했다. 현재 빅히트의 주가는 상장 직후 잠시 기록했던 상한가(35만1000원) 대비 2배 이상 하락한 상태다.

이와 함께 상장 직후 한때 12조원을 넘어섰던 시가총액은 5조2800억원으로 주저앉았다. 우선주를 제외한 코스피시장 내 전체 시가총액 순위도 26위에서 48위까지 내려왔다.

빅히트는 앞서 지난 15일 공모가 13만5000원의 두 배인 27만원으로 시초가를 형성한 데 이어 상장 직후 상한가를 기록하는 이른바 ‘따상’에 성공하며 시장의 기대를 한껏 모았다. 하지만 이후 급격한 주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상장 이후 5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기록했다.

빅히트의 가장 큰 주가 하락 요인으로는 주요 주주들의 대량 매도가 꼽힌다. 상장 이후 개인투자자들이 빅히트 주식을 매수하는 동안 빅히트의 3대, 4대 주주는 빅히트 주식을 고점에서 팔아치운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빅히트 3대 주주인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상장 첫날인 15일 빅히트 보유 주식 중 19만6177주를 매도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의 한 주당 처분 단가는 31만2874원으로 이는 약 613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빅히트의 4대 주주인 ‘메인스톤’은 지난 15일부터 20일까지 나흘 동안 매일같이 빅히트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에 팔아치운 빅히트 주식 수는 무려 120만769주로 약 2759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메인스톤의 특별관계자인 ‘이스톤 제1호 사모투자합자회사’도 38만1112주(약 885억원)를 팔았다.

상장 후 세 기관이 팔아치운 주식은 총 177만8058주로 약 4257억원에 이른다. 이들이 매도한 물량은 빅히트의 의결권이 있는 주식 총수 3562만3760주의 5%에 육박하는 만큼 주가 급락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 ‘공모주의 배신’...끊이지 않는 공모가 고평가 논란

증권업계에서는 이와 더불어 빅히트가 공모가 산출 과정에서 지나치게 높은 공모가를 형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빅히트 공모가 고평가 논란은 희망 공모가 밴드가 결정된 직후부터 끊이지 않고 있다.

상장을 준비하는 기업은 줄곧 ‘상대가치 평가방법’을 통해 해당 기업의 적정주가를 산출한다. 통상적으로 주식시장에 기상장된 유사 기업들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 등을 지표로 활용한다. 이후 기업설명회(IR)와 수요예측, 경쟁률과 증시 상황 등을 고려해 최종 공모가가 결정된다.

하지만 빅히트의 경우 희망공모가 밴드가 산정을 위한 기업가치 평가 단계에서 PER이 아닌 ‘상각전 영업이익 대비 기업가치(EV/EBITDA)’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공모가가 부풀려진 것 아니냐는 문제가 제기됐다.

EV/EBITDA는 기업의 시장가치(EV)를 세전 영업이익(EBITDA)으로 나눈 값이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자기자본과 타인자본을 이용해 어느 정도의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지를 파악하는 지표로 사용된다.

문제는 EV/EBITDA가 주로 대규모 설비 투자 등으로 감가상각 규모가 큰 제조업 기업의 가치평가에 사용된다는 점이다. 엔터테인먼트사인 빅히트가 EV/EBITDA를 사용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빅히트는 공모 시가총액과 올해 연 환산 EBITDA를 기준으로 44.7배 수준의 EV/EBITDA를 적용받았다. 같은 엔터주인 JYP·SM·YG 엔터테인먼트 3사의 평균 12개월 선행 EV/EBITDA인 11.3배보다 4배가량 고평가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더불어 빅히트의 매출 비중이 BTS에 지나치게 집중됐다는 점과 BTS 구성원들의 군 입대 리스크가 남아있는 점에서 매출에 대한 우려가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빅히트에 대한 목표주가를 제시한 증권사 중 가장 낮은 금액(16만원)을 제시한 이효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빅히트가 ▲BTS의 높은 매출 의존도 ▲플랫폼 원천 가치 ▲엔터 산업 내 회사가 아닌 아티스트 스스로에게 지식재산권(IP)이 귀속됐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BTS는 수익을 야기하는 팬덤과 대중성을 고루 갖춘 글로벌 탑급 아티스트”라면서도 “빅히트의 강점은 이러한 BTS가 계약된 회사라는 점이지만, BTS 매출이 회사의 사실상 전부”라고 말했다.

이어 “BTS 의존도로 인해 회사와의 계약에서 BTS의 협상력이 매우 높다는 점은 주식으로서 빅히트의 매력을 반감시키는 요인”이라며 “특히 지난 BTS 재계약 과정에서 아티스트와의 수익 배분 비율 변동 폭이 여타 아티스트 대비 컸던 것으로 추정한다”라고 덧붙였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 또한 “빅히트의 가장 큰 리스크는 BTS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라며 “실제로 작년 기준 빅히트 전체 매출액의 97%가 BTS로부터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또한 “BTS는 92년~97년생 멤버로 구성돼 있는데 현행 병역법에 따르면 92년생인 진(본명 김석진)은 내년 말까지 입대 연기가 가능해 이후 완전체 활동은 어려울 수 있다”라며 “물론 멤버 개개인별 유닛 활동을 통한 수익 창출은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홍승빈 기자 hsbrob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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