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이비엘바이오 CI. /사진=에이비엘바이오
다만, 과거 한미약품과 유한양행 등의 사례에서 보듯, 우선순위 조정이 결국 개발 중단이나 권리 반환으로 이어진 사례가 적지 않아 마냥 안심할 수만은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ABL301 개발 전략 조정…“우선순위 조정은 흔한 일”
2일 업계에 따르면 사노피는 2025년 연간 실적 보고서에서 2022년 에이비엘바이오에서 기술이전한 파킨슨병 신약 ‘ABL301(SAR446159)’의 개발 우선순위를 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ABL301은 에이비엘바이오의 핵심 기술 뇌혈관장벽(BBB) 투과 플랫폼 ‘그랩바디-B’가 적용됐다.사노피는 ABL301과 함께 염증성 질환 치료제 ‘SAR4455414’, mRNA 독감 백신 ‘SP0237’도 함께 우선순위에 대한 조정을 했다. 에이비엘바이오 측은 우선순위 조정 소식에 대해 “개발이 중단되거나 계약이 해지 또는 파기된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회사 측은 그러면서 “사노피가 ABL301의 임상 성공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임상 전략을 재정비하는 단계에 있다”며 “임상 전략은 타사와의 경쟁으로 공개가 불가하지만, ABL301은 여전히 사노피의 파이프라인 자산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했다.
그랩바디-B 플랫폼 문제가 아닌 파킨슨병 잠재적 병인으로 여겨지는 알파-시누클레인 타깃 검증의 어려움을 이유로 임상이 지연된 것이란 설명이다. 알파-시누클레인은 파킨슨병의 주요 원인 물질로 알려져 있지만, 이를 제거하는 것만으로 질환 개선을 입증하기는 쉽지 않다. 즉, 더욱 치밀하고 전략적인 방법을 세우기 위한 우선순위 조정이라는 것이다.
사노피 또한 “임상 전략의 수립·실행 가능 시기 등의 이유로 ABL301 후속 임상의 구체적인 타임라인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부득이하게 우선순위를 조정한다는 표현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업계도 우선순위 조정이 흔한 일이며 개발 중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데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회사 상황이 어려워지면 포트폴리오 재구성, 기술반환 등을 진행하고 그 후에 우선순위를 정하게 된다”며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건 자주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장 우선순위가 밀린 것은 주주 입장에서 기업가치가 훼손 측면에서 부정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성공적으로 개발과 승인까지 가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임상연구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한미·유한 사례 주목…“조정 이후가 중요”
그렇다고 우려의 시선이 없진 않다. 우선순위 조정 이후 실제 개발 중단이나 권리 반환으로 이어진 전례가 엄연히 존재하기 때문이다.한미약품은 2015년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당뇨병 치료제 에페글레나타이드를 기술수출했는데, 당시 상대방 역시 프랑스 제약사 사노피였다. 그러나 2019년 8월 사노피에 새롭게 부임한 폴 허드슨 최고경영자(CEO)가 연구개발(R&D) 우선순위 조정을 이유로 당뇨병·심혈관질환 분야 연구 중단을 결정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당시 사노피는 에페글레나타이드 글로벌 임상 3상을 지속하겠다고 밝혔지만 2020년 개발·상업화 권리 반환과 함께 임상 3상 중단을 통보했다. 에페글레나타이드 권리 반환은 기술 문제가 아닌 전략 변화에 따른 것이었다.
이와 유사하게 유한양행도 지난해 글로벌 제약사의 전략 변화로 기술이전 반환을 경험했다. 유한양행은 2019년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에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 치료제 후보물질 ‘YH25724’를 기술수출했지만, 베링거인겔하임은 임상 1상에서 안전성 신호를 확보했음에도 포트폴리오 조정 차원에서 개발을 중단, 2025년 3월 계약 해지 및 권리 반환을 통보했다.
이 같은 사례를 감안하면 에이비엘바이오 ABL301도 개발 중단이나 권리 반환이라 단정할 순 없지만, 글로벌 제약사의 전략 변화 가능성이라는 변수는 여전히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와의 기술이전 계약은 임상 성공뿐 아니라 파트너사의 내부 전략, 경영 환경 변화에 크게 좌우된다”며 “우선순위 조정 자체를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지만, 이후 임상 일정이 장기간 구체화되지 않거나 추가 투자 계획이 보이지 않을 경우에는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면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현우 한국금융신문 기자 yhw@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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