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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10일) 임기 만료 이동걸, 난기류 만난 건설업계 구조조정

서효문 기자

shm@

기사입력 : 2020-09-09 09:35

2017년 취임 이후 ‘대우건설’ 등 강력 구조조정 시사
대우건설・금호타이어・아시아나항공 연계 M&A 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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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서효문 기자] “대우건설은 주가 하락 문제가 있지만 내부 방침에 의하면 실사 단계에 들어갔고, 이를 거쳐서 9월 말 매각공고 예정이다. 내년 초 목표로 매각 성사되지 않을까 하고 있다. 매각이 되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2017년 9월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이동걸닫기이동걸기사 모아보기 산업은행 회장.

내일(10일) 임기가 만료되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사진=산업은행

내일(10일) 임기가 만료되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사진=산업은행


내일(10일) 임기가 만료되는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3년 전 취임 당시부터 공적 자금이 투입된 기업들의 M&A를 성사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대우건설이 꼽혔다. 3년이 지난 현재 이 회장이 강조한 건설업계 구조조정은 난기류를 겪고 있다.
◇ 대우건설, 2018년 2월 매각 실패

이동걸 회장 취임 이후 추진한 건설사 M&A 중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대우건설이다. 이 회장은 취임 이후 대우건설 매각을 공고, 호반건설이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당시 전국구 건설사 도약을 꿈꾸고 있던 호반건설은 대우건설 인수로 글로벌 시장 진출까지 노렸었다.

산은도 인수가격을 투입 자금(3조2000억원)의 절반 수준(1조6000억원)까지 낮춰주면서 매각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현금 유동성이 높은 호반건설 입장에서도 나쁘지 않은 가격이었다.

호반건설을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한 뒤 진행한 기자간담회(2018년 1월)에서 산은의 이런 입장은 잘 드러난다. 당시 회견에 참석한 전영삼 산업은행 자본시장 본부장은 “호반건설의 건실하고 탄탄한 재무능력과 대우건설의 우수한 기술력, 전문인력이 결합할 경우 시너지 창출이 기대된다”며 “새로운 주인이 강력한 오너십을 대우건설을 잘 경영해 거래 종결 후 2년 뒤 대우건설 주가 가치가 제고된다면 산업은행도 지분 10.75%에 대한 가치 상승을 공유할 수 있다”라며 순조로운 매각이 이뤄질 것이라고 시사했다.

전영삼 산업은행 자본시장본부장 등이 2018년 1월에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사진=한국금융신문DB.

전영삼 산업은행 자본시장본부장 등이 2018년 1월에 대우건설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 대한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사진=한국금융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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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 기류가 형성됐던 대우건설 매각은 불과 한 달 만에 깨졌다. 대우건설의 해외 손실이 막대하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기 시작한 것. 실제로 대우건설은 2017년 3분기에 카타르 카타르 고속도로 공사에서 손실이 발생해 원가율을 조정했다. ‘카타르 단교’라는 대외적인 요인에 기인한 손실이다.

그해 4분기에는 사실상 매각 불발의 원인으로 꼽힌 모로코 사피 복합화력발전소 손실이 발생했다. 해당 공사에서 장기 주문제작 자재 손상 등이 발생한 것. 당시 대우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4분기 모로코 발전소 현장에서 장기주문제작 자재 손상 등 원가상승요인이 발생해 잠재손실 반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호반건설은 2018년 2월 “대우건설의 막대한 해외 손실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인수 포기 의사를 산은에 전달했다. 당시 업계에서는 “매각 과정에서 드러나지 않은 해외 손실이 결국 M&A 무산으로 이어졌다”며 산은의 책임론을 제기했다. 이동걸 회장은 2018년 2월에 국회 정무위원회에 출석 “대우건설 매각 무산에 대해 죄송하다”고 사과했으며 현재까지 대우건설은 독자적으로 운영 중이다.

◇ 금호그룹 연계 M&A 2건 추진

대우건설 외에도 이동걸 회장과 건설업계간 M&A 흑역사는 이어졌다. 특히 금호아시아나그룹(이하 금호그룹)과의 M&A 악연은 눈길을 끈다. 최근 사실상 매각이 무산된 아시아나항공에 이어 금호타이어까지 이동걸 회장 임기 내 M&A 잡음이 있었던 금호그룹 계열사다. M&A 실패로 인해 금호그룹은 금호산업을 중심으로 한 건설그룹으로 탈바꿈했다.

이 회장 취임 이후 M&A가 본격화된 금호타이어는 당시 ‘그룹 재건’에 총력을 기울였던 박삼구닫기박삼구기사 모아보기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다. 금호타이어 인수는 2015년부터 본격화된 박 전 회장의 그룹 재건 행보에 마지막 퍼즐이었다. 이동걸 회장 취임 전인 2017년초부터 박 전 회장은 “1조원에 달하는 인수자금을 마련했다”고 발표하며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냈다.

2017년 금호타이어 인수를 시도했던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사진=금호아시아나그룹.

2017년 금호타이어 인수를 시도했던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사진=금호아시아나그룹.


순조롭게 그룹 재건에 성공할 것 같았지만 해당 인수자금은 결국 박 전 회장의 그룹 재건 행보에 제동을 걸었다. 산은 등 채권단은 박 전 회장이 ‘컨소시엄’으로 자금을 마련한 것이 우선 매수권 계약과 다른 것이라며 해당 인수 자금 마련에 반대표를 던졌다. 산은과 박 전 회장 측은 과거 외부자금 투입 없는 인수만을 허용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우선 매수권 협상을 맺었다.

박 전 회장이 해당 내용에 대해 이의를 제기했고, 산은이 추후에 ‘우선 매수권자의 컨소시엄 조건부’를 허용했지만, ‘투명한 재원 방안’ 공개라는 단서를 달면서 결국 무산됐다. 박 전 회장은 해당 논란이 제기된 후 약 3개월 만인 2017년 11월 말 “더 좋은 인수자가 나타나 금호타이어를 우량기업으로 만들어 주길 바란다”며 인수 포기를 선언했다. 박 전 회장 선언 이후 금호타이어는 중국 업체인 ‘더블스타’에 인수됐다.

‘노딜’ 가능성이 높아진 아시아나항공도 이동걸-금호그룹 간 M&A 흑역사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산은 등 채권단은 이르면 내일(11일) 아시아나항공에 약 2조원을 지원하는 기간산업자금 기금운용회의를 연다. 회의 직후 산은은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현산)에 우선 협상 대상자 계약 해지를 통보할 것으로 알려졌다. 예상대로 행보가 이어진다면 이 회장의 임기 내 추진했던 금호그룹 연계 M&A는 성공적으로 이뤄진 것이 없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해 기존 입장을 고수한 정몽규 HDC그룹 회장. /그래프=이창선 기자.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해 기존 입장을 고수한 정몽규 HDC그룹 회장. /그래프=이창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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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DC현산과 악연 형성 우려

아시아나항공 M&A 노딜은 또 다른 건설사인 HDC현대산업개발과의 악역 형성 가능성을 키웠다. 양측간 M&A 계약금 반환 소송이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정 회장과의 회동 이전 이동걸 회장의 발언을 보면 이는 잘 드러난다.

그는 지난달 3일 실시한 온라인 현안 브리핑을 통해 “아시아나항공 매각 무산 시 모든 책임은 HDC현산에 있다”며 “아시아나항공 12주 재실사를 요구한 것에 대해 인수 포기 ‘명분 쌓기’로 판단하고 진정성이 전제돼야 한다”며 정 회장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금호산업은 신의성실 원칙에 따라 최선을 다했고 계약 무산은 현산 측이 제공한 원인 때문이기에 매각이 무산될 경우 계약금 반환소송을 제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본인의 책임은 본인이 지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이동걸 회장의 과거 발언을 고려할 경우 회동에도 불구하고 아시아나항공 매각 ‘노딜’로 산은과 HDC현산 간의 법정 공방이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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