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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회생 1년’ 홈플러스, 무게추 기우는 ‘청산 시나리오’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2-13 16:16

기업회생 돌입 1년, 청산 가능성 고개
법원, 절차 계속 여부 의견서 제출 요구

홈플러스 전경. /사진=박슬기 기자

홈플러스 전경. /사진=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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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 지 1년이 가까워지는 가운데 청산 가능성에 무게가 쏠린다. 서울회생법원이 홈플러스의 회생절차가 사실상 진전이 없다고 판단하면서다. 구체적인 정상화 방안이 제시되지 않으면 회생절차 폐지와 함께 청산 수순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 회생4부는 지난 11일 MBK파트너스와 채권단, 노조 등에게 회생절차 계속 여부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하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재판부는 홈플러스가 제출한 ‘구조 혁신형 회생계획안’의 실현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회생안의 구체성과 실행력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절차 지속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다.

법원, DIP 조달 실패에 ‘실행력’ 문제 제기

홈플러스는 지난해 제출한 회생계획안에 ▲3000억의 긴급운영자금대출(DIP) 금융 확보 ▲인력·점포 조정 등을 담았다. 이 중 DIP와 관련해선 주주사인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 정책금융기관인 산업은행에게 각각 1000억 원씩 참여토록 요청했다. 하지만 MBK파트너스를 제외하고 메리츠와 산업은행이 참여하지 않아 사실상 실행이 어려워졌다.

법원은 홈플러스가 조달하기로 한 3000억 규모의 DIP가 조달되지 않은 데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소명 자료도 제출하지 않은 점을 문제삼았다. 이를 근거로 회생절차가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노조 간 갈등도 지속되고 있다. 임직원 87%가 회생계획안에 동의했지만 직원의 13%가 가입한 마트노조가 반대하고 있다. 민주노총 소속인 마트노조는 지속적으로 회생계획안에 반대하며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 김병주닫기김병주기사 모아보기 회장의 사재 출연과 물품대금 담보 등 자구책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마트노조는 새로운 제3자 관리인으로 유암코를 선임해줄 것으로 법원에 요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여당에서 홈플러스 사태 해결 태스크포스(TF) 단장을 맡고 있는 유동수 의원이 지난해 12월 냈던 의견과 동일하다. 당시 유 의원은 유암코가 홈플러스를 인수한 뒤 정부 주도로 매각을 추진하는 안을 제안했다.

마트노조는 이날 서울 종로구 광화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홈플러스의 긴급운영자금은 대주주 MBK의 자구노력을 통해 조달돼야 하고 새로운 제3자 관리인으로 유암코를 추천한다는 의견을 법원에 밝혔다”며 “전문적이고 객관적인 구조조정 관리체계 아래에서 공정한 실사와 투명한 조사, 정상화가 가능한 회생계획을 다시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림의 떡’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자금줄 마른다

최근 대형마트 업계에는 새벽배송 허용 등 오프라인 유통업계에 대한 규제 완화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홈플러스에겐 ‘그림의 떡’이 돼버린 모습이다.

홈플러스는 대형마트 가운데서도 온라인 배송 서비스에 일찌감치 주력해왔다. 각 점포를 거점으로 한 퀵커머스 전략을 통해 2017년 이후 온라인 매출이 5년간 연평균 20%씩 성장할 정도로 성장 폭이 컸다. 하지만 지난해 회생절차에 돌입하게 되면서 기존 가지고 있던 경쟁력마저 잃게 됐다.

대형마트 업계의 최대 성수기인 설 명절을 앞두고 있지만 홈플러스의 상황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설 먹거리를 최대 50% 할인하는 ‘설날 물가안정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나, 자금 여건이 제한적인 탓에 상품 수급이 원활하지 않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이에 따라 점포별 상품 구성과 재고 상황에도 차이가 발생하는 모습이다.

유통업계에서는 고객이 한 차례 방문에서 원하는 상품을 구매하지 못할 경우 재방문율이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대주주 MBK의 책임…추가 자구노력 나올까

결국 회생의 관건은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추가 자구노력에 달렸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법원이 문제삼은 바의 핵심은 회생계획안의 실행력을 뒷받침할 실질적인 자금 투입 여부다. 3000억 원 규모의 DIP 조달이 실행되지 않은 상황에서 추가적인 재원 마련 방안이 제시되지 않는다면 회생절차를 이어갈 명분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 때문에 MBK파트너스가 청산에 더 무게를 두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특히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지난해 사재 5000억 원을 투입하겠다고 했지만 약속은 아직 지켜지지 않은 상황이다.

회생절차가 장기화될수록 영업 경쟁력은 약화되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현장과 협력사 그리고 소비자에게 전가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회생절차는 시간을 벌어주는 장치일 뿐, 자금과 책임이 따르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면서 “대주주가 어떤 수준의 책임을 질 것인지가 명확해지지 않는 한 회생 논의는 공전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법원은 다음 달 4일, 채권단 의견을 종합해 회생절차 지속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사실상 홈플러스 회생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추가 자금 투입이나 구체적인 정상화 방안이 제시되지 않는다면 회생절차 폐지와 청산 수순으로의 전환이 현실적인 시나리오로 거론된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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