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유열 부사장과 최윤정 부사장은 각각 롯데그룹과 SK그룹의 장남, 장녀로 미래 사업을 책임지고 있다.
1986년생 신 부사장은 지난 2020년 일본 롯데에 입사했다. 이후 롯데스트레티직인베스트먼트 대표, 롯데파이낸셜 대표 등 계열사에서 경영을 경험했다.
2022년 롯데케미칼 상부모로 선임된 그는 2023년 상무, 2024년 전무로 승진했다. 지난해 전무 승진과 함께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과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실장을 겸하게 됐다. 2025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1989년생 최 부사장은 2017년 SK바이오팜 경영전략실 전략팀에 대리급으로 근무했다. 2019년 휴직한 뒤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생명정보학 석사 과정을 밟았다.
2021년 SK바이오팜 복직 후 2023년 전략투자팀장으로 승진했고, 지난해 사업개발본부장(부사장)에 올랐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22년 출범했다. CDMO 후발 주자이자 생산공장이 없어 수주를 따내지 못했다. 회사의 실적을 보면 2023년 매출 2285억 원, 영업이익 265억 원을 기록했고 2024년엔 매출 2344억 원, 영업손실 800억 원을 냈다.
그나마 법인 설립 직후 수익을 창출할 수 있던 것은 글로벌 제약사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 미국 시러큐스 공장 인수 영향이 컸다. 공장을 인수하며 BMS의 의약품을 3년간 그대로 생산했기 때문이다.
시큐러스 공장에선 BMS의 면역항암제 ‘옵디보’와 ‘여보이’, 신장이식 면역억제제 ‘뉴로직스’와 다발성골수종 치료제 ‘엠플리시티’ 등을 만든다. 하지만 생산계약은 올해까지로, 이를 대체할 수익원이 필요했다. 이에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23년부터 항체-약물접합체(ADC) CDMO 전용 생산라인 증설을 추진했고 올해 6월 완료했다.
국내에서는 송도 바이오캠퍼스에 제1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제1공장은 오는 2027년 상업생산 개시가 목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그간 롯데지주와 롯데홀딩스로부터 바이오캠퍼스 조성을 위해 자금을 조달해 왔다. 2023년 3월과 6월 각각 2100억 원, 1500억 원을 지원받았다.
올해는 21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했고, 이 때 롯데지주와 롯데홀딩스가 여기에 참여했다. 이 같은 그룹 차원의 투자는 신 부사장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2024년까지 수주를 체결하지 못한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올해 3건의 계약을 따내며 한숨을 돌렸다.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체결한 3건의 계약은 ▲지난 4월 아시아 기업과 ADC 임상시험용 후보물질 생산 ▲6월 오티모 파마와 맺은 항체의약품 위탁생산(CMO) 계약 ▲이달 미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바이오 기업과의 바이오의약품 CMO 계약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세계적인 바이오 제조 허브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전 세계 환자들에게 혁신적인 치료제가 공급될 수 있도록 파트너사들과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K바이오팜은 1993년 SK케미칼의 신약 개발 연구소로 시작해 2011년 SK라이프사이언스 사업 부문을 단순·물적분할하며 신설됐다. SK바이오팜은 2022년 매출 2462억 원, 영업손실 1311억 원, 2023년 매출 3549억 원, 영업손실 375억 원, 2024년 매출 5476억 원, 영업이익 963억 원을 기록했다.
실적 반등을 이끈 건 회사의 주력 제품인 뇌전증 치료제 ‘세노바메이트’다. 세노바메이트는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후 2020년부터 미국에서 판매됐다. 세노바메이트 매출은 2020년 121억 원, 2021년 782억 원, 2022년 1692억 원, 2023년 2708억 원, 2024년 4378억 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세노바메이트가 전체 매출에서 80% 이상을 차지하며 실적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이는 곧 ‘단일 품목 의존 리스크’라는 과제를 불러 온다. 이에 최 부사장은 신성장동력으로 방사성의약품(RPT)을 선택했다.
SK바이오팜은 지난해 7월 홍콩 바이오 기업 풀라이프 테크놀로지스와 RPT 후보물질 ‘FL-091’에 대한 연구개발과 글로벌 상업화 권리를 확보하는 라이선스 인 계약을 맺었다.
최 부사장은 지난해 8월 온라인 기업설명회에서 “2025년 하반기 임상 1상 신청(IND)을 제출할 계획”이라며 “2033년 신약허가신청(NDA)에 돌입, 2034년 미국 FDA 승인을 받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RPT와 함께 표적단백질분해치료제(TPD), 세포유전자치료제(CGT)를 신규 모달리티로 선정해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는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최 부사장이 성과에서 신 부사장보다 앞서는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도 “최근 롯데바이오로직스가 수주계약을 체결하는 등 성과가 나오고 있어 향후 평가는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양현우 한국금융신문 기자 yhw@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