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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기부채납 논란…수용하고 빠른 사업 vs 과도한 요구 반대

주현태 기자

gun1313@fntimes.com

기사입력 : 2024-09-20 17:46

서울시 "노인시설 반대하면 신통기획 적용 안돼"
강경한 서울시 의지에 수용하는 분위기도

사진=이미지투데이

사진=이미지투데이

[한국금융신문 주현태 기자] 노인복지시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으로 갈등을 벌여온 서울 주요 단지 조합들이 조금씩 노인복지시설을 포함한 사업계획안을 제출하고 있다.

2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노인시설 기부채납을 두고 서울시와의 갈등을 벌여온 서울시 내 주요 정비사업 단지들이 조금씩 갈등을 해소하는 분위기로 들어섰다,

기부채납은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에서 조합이 일정 부분의 부지나 시설을 공공 목적으로 조성하면 건폐율·용적률 등의 규제를 완화 받을 수 있다. 통상적으로 지자체는 도로·공원·복지시설 등 공공 이익이 필요한 인프라를 요청한다.

이에 서울시는 인허가 기간 단축·용적률 상향 등의 혜택을 주는 ‘신속통합기획’ 방식을 선택한 정비사업 조합에 공공기여 시설로 데이케어센터(재가노인복지시설) 설치를 주문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 내 주요 단지 조합들은 데이케어센터 설립을 반대하면서 재건축 추진이 더뎌지는 상황까지 펼쳐졌다.

서울시 신속통합기획사업 1호 단지인 ‘여의도 시범아파트’가 기부채납을 놓고 주민과 서울시의 대립이 대표적인 갈등 사례로 꼽힌다. 시는 용적률 최대 400%, 최고 층수 65층 혜택을 주는 대신 공공기여 시설로 노인 주간 보호시설인 데이케어센터 설치를 요구했다.

일부 주민들은 외부인 출입과 동시에 단지 가치 하락을 우려로 반발하며 데이케어센터 기부채납 요구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서울시 측은 기부채납은 해당 지역에 필요한 시설을 설치하는 것이라며 선호도가 낮은 시설이 들어온다고 제외하는 건 공공기여 제도 운영 방침과 맞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반면 조합은 서울시 요구대로 진행된다면 단지 내에 기초수급자인 노인들과 그들의 가족들이 자유롭게 오가는 환경이 그려지게 될 것이라며 반대를 외치고 있다.

노인복지시설과 관련한 지자체와 조합의 갈등은 강남에서도 발생했다. 개포현대2차 아파트는 조합 설립 초기부터 노인복지시설 기부채납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다. 이 지역 주민들의 경우 노인복지시설이 단지의 이미지와 생활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반대했다.

다만 최근 들어 서울시의 요구를 받아들여야 빠른 정비사업이 진행된다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노인복지시설을 수용하는 단지도 등장하고 있다. 데이케어센터를 가장 빠르게 받아들인 단지는 영등포구 여의도동 ‘대교아파트’다. ‘대교아파트’는 노인복지시설 설치를 수용하면서 지난달 조합 설립 7개월 만에 재건축 계획을 확정했다.

당초 주변 학생과 주민이 이용할 수 있는 '복합문화체육센터(실내수영장·골프연습장 등)'만 포함돼 있었지만 재가노인복지시설이 계획안에 들어갔다. 서울시가 방침을 변경해 시설 반영을 요청하면서 계획안을 급히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권인 서초진흥아파트도 데이케어센터를 반영한 계획안을 만들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선 노인돌봄시설을 반대하던 재건축 단지들이 조금씩 수용하는 이유가 서울시의 ‘데이케어센터 없이는 신속통합기획도 없다’는 강력한 의지를 밝혔기 때문이라고 본다. 이에 서울시가 강경한 입장에 반대하기 보단 수용하고 빠르게 사업을 추진하자는 여론이 늘어난 탓이다.

앞서 오세훈닫기오세훈기사 모아보기 서울시장은 SNS를 통해 “재건축·재개발의 속도를 높이는 동시에 공공기여를 통해 공공성을 확보하는 게 신통기획의 목표로, 데이케어센터는 재건축 과정의 중요한 공공기여 요소”이라며 “만일 노인돌봄시설을 끝까지 반대한다면 신통기획도 적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인허가권자인 서울시가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볼모로 주민들이 원하지 않는 공공시설을 강요하고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영등포구 한 공인중개소 대표는 “노인시설을 짓는다면 우선적으로 단지 내 주민들이 최우선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조치라도 취해야하지만, 서울시는 기초수급자가 우선 입소한다는 기조를 가지고 있다”며 “서울시는 주민들에게 사실상 인허가권을 가지고 있으니, 사업을 추진하고 싶으면 복종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호소했다.

이 대표는 이어 “기부채납 시설비로 공사비가 올라가면, 결국 조합원들과 미래 입주자들이 전부 부담하게 되는 것”이라며 “그러면서 집값을 잡는다고 하는 자체가 모순적”이라고 덧붙였다.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gun131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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