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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연소' 정현석號 롯데百…타임빌라스에 쏠리는 시선 [2026 새 판의 설계자들①]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2-02 05:00 최종수정 : 2026-03-10 14:54

‘정통 롯데맨’ 정현석 발탁…젊은 리더십 ‘기대’
위기를 기회로…조직 개편·사업 재검토 ‘속도’

‘역대 최연소' 정현석號 롯데百…타임빌라스에 쏠리는 시선 [2026 새 판의 설계자들①]이미지 확대보기
2026년, 유통가(街) 경영환경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 고환율·고물가·고금리라는 ‘3고(高)’ 기조 속에서 불확실성은 일상이 됐고, 외형 성장보다 수익성 및 체질 개선이 더 절실해졌다. 이런 가운데 주요 유통기업에선 새로 키를 잡은 신임 CEO들이 전면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단순한 조직 관리자가 아니라 실적 반등과 구조 개편이라는 중책을 동시에 떠안은 ‘새 판의 설계자’들이다. 이에 기업 경영의 최전선에 선 신임 CEO들이 현재 처한 상황과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를 통해 각 기업이 어떤 방향으로 판을 짜고 있는지 짚어본다. <편집자 주>

[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정현석 대표 체제가 본격화되면서 롯데백화점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정준호 전 대표 시절 추진해온 전략들을 전면 재검토하는 한편, 일부는 과감히 교체하며 새로운 성장전략 수립에 나섰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경영환경 속에서 백화점 사업부의 경쟁력을 분명하게 잡고 가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정현석 체제, 타임빌라스 전면 재검토 속도?

1일 업계에 따르면 정현석 롯데백화점 대표는 취임 직후 조직개편과 경영 효율화를 위한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조직개편을 통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비효율적인 사업과 점포 정리 등으로 실적 개선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특히 전 대표 시절 추진한 타임빌라스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타임빌라스는 2030년까지 7조 원 투자, 국내 쇼핑몰 13개 운영을 통해 매출 6조6000억 원 달성을 목표로 내세운 롯데백화점의 핵심 중장기 전략이다.

하지만, 정현석 대표는 취임 이후 해당 사업을 전반적으로 다시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기류는 신동빈닫기신동빈기사 모아보기 롯데그룹 회장의 메시지와도 맞닿아 있다. 신 회장은 올해 상반기, 옛 사장단회의 격인 VCM(Value Creation Meeting)에서 수익성 중심 경영으로의 전환을 주문하며 “이미 투자가 진행 중인 사업이라도 지속적으로 타당성을 검토하며 세부사항을 조정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지난해 9월 타임빌라스 1호점인 수원점을 갑작스럽게 방문한 적이 있다. 본사 임원이 아닌 현장 관리자들의 안내를 받으며 구석구석 살폈는데, 해당 방문 이후 타임빌라스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정 대표는 유니클로 운영사 FRL코리아 대표이사를 맡아 브랜드 반등을 이끌었던 인물이다. 2020년 반일운동 여파로 유니클로 실적이 급감한 시점에 대표로 선임된 그는 비효율 점포를 정리하고 온라인 유통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연매출이 2021년 5824억 원에서 2024년 1조6061억 원으로 늘었다. 롯데 역시 이런 성과를 높이 평가, 그에게 롯데백화점을 맡긴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는 정 대표 선임 당시 “불리한 시장 환경에서도 전략적으로 대응하며 성공적으로 사업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롯데백화점은 타임빌라스 프로젝트 전면 재검토설에 대해 선을 그었다. 회사 관계자는 “새로운 대표가 선임된 뒤 기존 추진 중인 사업을 점검하고 전략을 재정비하는 과정일 뿐 전면 재검토는 아니다”라고 했다.

역대 최연소 대표, ‘위기 타개’ 젊은 리더십 발휘

1975년생인 정 대표는 롯데백화점 역대 최연소 대표이사다. 강서고를 졸업하고 인하대에서 독어독문학을 전공했다.

2000년 롯데백화점에 입사한 후 고객전략팀, 대구점·영등포점 등을 거쳐 영업기획·전략 조직과 점포 현장을 두루 경험했다. 중동점장과 몰동부산점장을 지낸 뒤 2020~2024년에는 FRL코리아(유니클로) 대표이사를 맡아 실적 반등을 이끌었다.

‘최연소 대표’라는 타이틀로 인해 경륜이 짧아 보일 수 있겠으나, 롯데에서만 25년을 근무한 ‘정통 롯데맨’이다. 백화점 내부 사정에 밝고, 직전 FRL코리아에서 위기를 기회로 바꾼 경험까지 갖춘 만큼 롯데백화점의 체질 개선을 이끌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정 대표는 취임 직후 조직개편부터 단행했다. 대표 직속으로 미래전략본부와 넥스트콘텐츠랩(Next Content Lab)을 신설하고, 본인이 직접 미래전략본부장을 맡았다.

기존 각 본부에 흩어져 있던 마케팅·AI·e커머스·브랜딩 등 전략 조직을 미래전략본부로 모아 의사결정 속도를 높였다.

사업 조직도 손질했다. 아울렛·쇼핑몰사업본부를 폐지하고 관련 조직을 영업본부로 통합해 백화점·아울렛·쇼핑몰을 한 축에서 관리하도록 했다.

일부 조직은 MD본부와 미래전략본부로 이관했다. 헤드쿼터(HQ) 제도를 폐지하면서 재무 기능을 통합한 재무본부를 신설했고, 디자인센터는 디자인부문으로 재편했다.

정현석호(號) 롯데백화점의 수익성 중심 기조는 공간과 점포 전략에서 잘 드러난다. 강남에 있던 MD 조직을 명동으로 되돌리는 방안도 그중 하나다. 정준호 전 대표 시절 ‘강남 1등’ 전략의 일환으로 MD 조직을 이전했지만 성과가 제한적이었던 만큼, 고정비를 줄이고 조직 간 협업 효율을 높이겠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롯데백화점 측은 “현재 조직 재배치 과정으로 확정된 사안은 없다”고 언급했다.

비효율 점포 정리에도 착수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분당점 폐점을 결정했다. 지방 중소형점포가 아닌 수도권 백화점 영업을 종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익성 개선을 위한 상징적 조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대신 ‘선택과 집중’ 전략 아래 핵심 점포 경쟁력 강화에 힘을 싣고 있다. 본점·잠실점·인천점·노원점 등의 리뉴얼이 진행 중이며, 특히 본점과 잠실점은 ‘롯데타운’으로 조성해 한국을 대표하는 점포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베트남 하노이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등 성과를 내고 있는 해외사업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처럼 정 대표 체제의 방향성은 대형 복합몰 확장을 앞세운 ‘타임빌라스’식 외형 성장보다는 핵심점포 강화와 조직 슬림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 전략에 무게가 실린 양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타임빌라스는 이전 체제의 상징이었다면, 정현석 대표 체제는 철저히 숫자로 평가받는 구조”라며 “타임빌라스처럼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사업보다 당장 수익성이 나오는 영역부터 손보는 흐름, ‘군살 빼기’와 핵심점포 강화가 동시에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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