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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별 리포트] 치매환자 가계금융자산 200조엔에 비상 걸린 일본

허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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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8-10-18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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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허과현 기자]
고령화의 대표로 알려진 일본은 이미 2005년 65세 이상 고령화 비중이 20%를 넘어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다.

우리나라도 2017년 인구주택총조사 전수집계를 보면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14.2%로 고령 사회로 접어든 것이 확인됐다.

이미 초고령 사회에 진입한 일본에서는 고령 치매인구가 늘면서 금융자산 관리에까지 비상이 걸렸다.

고령인구가 보유한 금융자산의 투자전환이나 소비는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주지 못하면서 활발한 경제활동이 가능한 자녀의 조기 증여도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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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치매환자 금융자산 급속히 늘어


일본정부는 고령화의 진전에 맞춘 금융제도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금융청이 지난 7월에 발표한 ‘고령사회의 금융서비스 방향(중간정리)’에서는 다양한 검토과제를 들고 있으며, 그 중 노인에 대한 금융자산의 편재, 많은 금융자산을 보유하는 노인의 인지능력 저하를 심각히 보고 있다.

총무성의 ‘전국소비실태조사’를 보면 가계금융자산의 60% 이상을 60세 이상 가구가 보유하고 있으며, 고령자에게 자산이 현저히 쏠려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향후 고령화율(65세 이상 인구비율)이 상승하면 치매 유병률이 70~80대에서 해마다 크게 높아지게 되지만, 문제는 후기 고령자의 증가가 더욱 심각해진다는 것이다.

베이비붐 세대가 후기 고령자(75세 이상)에 도달하는 2022년부터는 ‘새로운 고령화’가 진행돼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새로운 양상이 드러나게 될 전망이다.

고령자의 자산 편중도 치매 유병률이 높은 연령층이 증가하면서 치매환자의 보유 금융자산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치매환자 보유 금융자산 2030년이면 전체 10%에 달할 것


매크로 가계금융자산(실적은 일본 은행 ‘자금 순환 통계’, 예측은 제일생명경제연구소 작성)은 2017년도 1,829조엔에서 2030년에는 2,070조원으로 완만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치매환자의 금융자산은 1995년 49조엔에서 2005년에는 101조엔, 2015년에는 127조엔, 2030년에는 215조엔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2017년말 현재는 143조엔). 가계 금융자산 비중은 향후에도 상승이 전망되어 2030년에는 10.4%로 10%에 이를 전망이다.(2017년도는 7.8%)

생전 증여를 촉진하는 세제개편이 노후설계 해법

치매 환자의 금융자산이 증가하면서 우려되는 것은 금융자산을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경제활동으로도 회수되지 않는 것이다.

노인들의 금융자산은 노인 자신의 개인소비에도 인색할 뿐 아니라 유가증권에 투자되는 금융자산도 보수적이 될 우려가 있다.

또한 성년후견제도를 이용해 자산을 운용할 수는 있지만, 현재는 피후견인이 금융자산을 위험성 있는 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기본적으로 인정되지 않고 있어 리스크머니 공급이 막히는 요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무엇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고령자의 금융자산을 적극적으로 젊은층에게 돌려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생전 증여를 촉진하는 세금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현행 세제 하에서는 (주택자금이나 교육자금 등 일부를 제외하고) 공제액의 차이 등으로 증여세가 상속세보다 기본적으로 세금이 높아지기 때문에 사망 시까지 금융자산을 계속 보유해야 유리한 인센티브가 있다.

또 인생 후반기의 사회보장제도도 재고해봐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연금재정 안정화 조치인 매크로경제슬라이드방식(피보험자수 감소와 수명연장에 맞춰 자동적으로 연금급여수준을 인하)이다.

이는 모든 세대의 연금 지급액을 일률적으로 삭감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정부는 연금재정의 악화로 연금지급 억제를 추진 중이며 ‘공공지원에서 자립대응으로 전환’한다는 명분하에 노후자산 형성을 촉구하고 있다.

공공지원의 연금이 줄어드는 만큼 개인적으로 자산형성을 키우는 ‘자립대응’을 촉구하는 모양새다. 따라서 이러한 제도는 사망 시까지 ‘자립대응’, 즉 자산이 필요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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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이유로 언제까지 살지 모를 장수 리스크를 안고 있는 노인들은 자신의 삶을 위해 생전 증여를 주저할 수밖에 없게 된다.

이런 의미에서 메크로경제슬라이드의 대상을 지급금액기준에서 지급개시연령기준으로 바꾸는 것을 본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고령기 전반의 지급개시연령을 후반기로 늦춤으로써 취업이 어려운 인생후반의 사회보장을 넓히면 자립대응해야 하는 시기의 부담금액도 적게 된다.

자립대응에 필요한 부담이 적어지면(연금만으로 인생 후반기 생활이 가능해 진다면) 생전 증여를 단행하기가 쉬워질 것이다.

앞으로 고령화가 심화되면 노인의 인지능력이 떨어지고 자산이 고령자에게 편중되는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미래의 사회문제 개선을 위해서는 성년후견제도 외에 금융제도와 사회보장제도, 기업의 고용관행이나 세제 등 종합적인 관점에서 개혁이 요구된다고 하겠다.

※ 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에서 발행하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10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허과현 기자 hk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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