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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앤코의 남양유업, 어떻게 달라졌나

양현우 기자

yhw@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3-23 05:00

한앤코 체제 이후 체질개선…5년 만에 흑자
컴플라이언스·포트폴리오 강화 등 급물살
특별배당·자사주 취득…주주친화책 본격화

한앤코의 남양유업, 어떻게 달라졌나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양현우 기자] 오너리스크로 부진을 겪은 남양유업이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이하 한앤코) 체제에서 지배구조 개편과 포트폴리오 재편을 통해 5년 만에 적자 탈출에 성공했다. 소유와 경영을 분리해 체질 개선을 이뤄낸 데 이어,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까지 펼치며 시장 신뢰 회복에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다.

한앤코 인수 후 적자 탈출 남양유업

22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9141억 원, 영업이익 52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4% 감소했지만, 비용 효율화 영향으로 영업손실에서 벗어나며 흑자 전환했다. 회사는 지난 2020년부터 5년 동안 적자 늪에 빠져있었다.

최근 남양유업의 매출과 영업손실은 ▲2020년 9489억 원, 767억 원 ▲2021년 9561억 원, 779억 원 ▲2022년 9647억 원, 868억 원 ▲2023년 9968억 원, 723억 원 ▲2024년 9528억 원, 98억 원이다.

그동안 회사가 부진했던 배경에는 대리점 강매 이슈 등 오너 리스크가 크게 자리했다. 각종 논란으로 어려움을 겪던 남양유업은 2024년 홍원식닫기홍원식기사 모아보기 전 남양유업 회장이 한앤코에 지분 전체를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해 3월 한앤코가 최대주주로 올라서며 새출발을 알렸다.

한앤코는 새출발과 함께 김승언 남양유업 대표를 재선임했다. 김승언 대표는 지난 2021년 10월부터 약 3년간 경영지배인으로 남양유업 비상경영체제를 이끈 인물이다. 그는 2001년 남양유업에 입사해 생산전략본부장, 기획마케팅본부장, 수석본부장, 경영혁신위원장을 지냈다.

소유와 경영 분리…지배구조 재정비

한앤코는 기업 이미지 개선을 위해 2024년 8월 컴플라이언스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컴플라이언스위원회는 회사 준법·윤리경영 정책 및 규정을 심의하고 내부통제 시스템을 자문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다. 위원회에는 법조계, 학계, 경제계 등 각 분야 전문가들이 포진했다.

지난 1월에는 컴플라이언스위원회를 중심으로 관련 규정과 운영 체계를 정비하고, 최고경영진의 실천 의지를 바탕으로 준법·윤리경영 원칙을 한층 강화했다. 남양유업 측은 “단순한 제도 도입을 넘어 컴플라이언스를 경영의 기본 원칙으로 정착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일환으로 남양유업은 ‘부패방지 자율준수프로그램(CP)’을 공식 도입하고, 전사 차원의 실행 의지를 다졌다.

남양유업의 부패방지 CP는 관련 규정 제정 및 운영, 최고경영자의 실천 의지 천명, 리스크의 정기적 식별·분석·평가 및 경감 조치, 고위험 리스크에 대한 상시 모니터링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이를 통해 임직원의 명확한 행동 기준을 확립하고, 업무 전반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했다.

아울러 남양유업은 컴플라이언스위원회 정기 논의를 통해 올해부터 2028년까지를 아우르는 준법·윤리경영 중장기 로드맵을 수립했다. 해당 로드맵은 국제 및 국내 표준에 부합하는 컴플라이언스 경영시스템 고도화를 목표로, 준법경영·부패방지·공정거래를 핵심축으로 단계적인 체계를 구축하는 내용이다.

회사는 컴플라이언스위원회 설립과 함께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는 집행임원제도를 도입했다. 집행임원제도는 업무 집행만 전담하는 집행임원을 두는 제도로, 의사결정과 업무 집행에 대한 감독권한을 가지는 이사회와는 다르다. 남양유업은 감독과 집행을 나누며 의사결정 속도와 전문성을 높이는 구조로 변화했다.

비핵심 사업 정리·신제품 확대…사업 구조 손질

남양유업은 경영 구조 개편과 함께 수익성이 낮은 사업 정리에 나섰다. 먼저 이탈리안 레스토랑 ‘일치프리아니’, 일식당 ‘철화’, ‘오스테리아 스테쏘’, ‘철그릴’ 등 외식 업체 4곳을 문닫았다.

디저트 브랜드 백미당은 2024년 별도법인 ‘백미당아이앤씨’로 분리해 효율성 극대화에 나섰다. 백미당은 남양유업이 2014년 론칭한 아이스크림·커피 브랜드다. 지난해 10여 개 매장을 새로 열어, 현재 약 60개 매장을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업 정리와 동시에 제품 라인업 개편도 추진했다. 남양유업은 흰 우유를 중심으로 제품을 판매했지만, 발효유와 단백질 음료, 저당 등으로 영역을 확대했다. 남양유업의 대표 제품으로는 2011년 출시된 초코에몽이 있다. 초코에몽은 2024년 오프라인 초코 가공유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다.

남양유업은 저당 트렌드에 맞춰 지난해 초코에몽 무가당 버전 ‘초코에몽 Mini 무가당’을 출시하기도 했다. 또 초코에몽에서 말차 맛 ‘말차에몽’, 딸기 맛 ‘딸기에몽’을 출시하며 제품군을 넓혀갔다.

2022년에는 근육 관리와 고강도 운동을 즐기는 소비층을 겨냥한 단백질 음료 브랜드 ‘테이크핏’을 론칭했다. 남양유업은 테이크핏 프로, 몬스터, 맥스 등으로 제품을 확대하며 단백질 음료 시장에서 입지를 굳혀갔다.

나아가 테이크핏은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에 진출했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홍콩 편의점, 몽골 대형 유통채널에 테이크핏 제품을 입점시켰다. 지난 10일에는 테이크핏과 프렌치카페 로스터리를 카자흐스탄 편의점 CU에 수출하며 중앙아시아 시장 공략에 나섰다. 남양유업은 카자흐스탄 알마티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CU를 주요 채널로 삼고 현지 접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사회공헌·주주환원 강화하며 신뢰 회복 나서

한앤코 체제에서 체질 개선을 이룬 남양유업은 사회공헌을 이어가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총 9억2000만 원 규모, 84만여 개 제품을 후원하며 영·유아부터 노인까지 생애주기 전반을 아우르는 사회공헌 성과를 달성했다.

남양유업은 ‘전 세대를 위한 건강한 동행’을 슬로건으로, 영·유아, 가족돌봄청년, 취약노인까지 생애주기별 맞춤형 사회공헌 체계를 강화해 왔다. 대표적으로는 소아 뇌전증 환아의 의료기관 무상 후원, 가족돌봄청년 대상 각종 지원 등이 있다.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해 주주환원 정책도 강화하고 있다. 남양유업은 지난 12일 이사회를 열고 결산배당과 특별배당 등 약 113억 원의 배당안을 오는 27일 정기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하기로 결의했다.

회사는 이번 사업연도 결산배당 규모를 약 30억 원으로 정했다. 지난해 배당액 약 8억 원보다 대폭 증가한 규모로 배당성향은 42.25%다. 이번 사업연도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서는 등 실적 개선 성과를 주주와 공유하고, 배당소득 분리과세 요건을 고려해 배당 규모를 결정했다. 남양유업은 향후에도 고배당 기조를 이어가며 주주환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앞서 홍원식 전 남양유업 회장 일가는 횡령·배임 등 혐의로 재판받는 과정에서 회사 측에 피해 변제 공탁금으로 약 82억 원을 맡긴 바 있다. 회사는 이 금액 전체를 주주에게 환원하기 위해 특별배당을 실시할 계획이다.

남양유업 측은 “주주에게 환원하는 것이 과거 ‘오너 리스크’로 훼손된 기업가치를 회복하고 주주 신뢰를 되찾는 길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자사주 취득도 진행한다. 남양유업은 지난 12일 200억 원 규모의 자기주식 취득 신탁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취득 대상은 보통주 32만2476주, 우선주 11만7312주다. 각 주식의 발행주식 총수 대비 동일한 비율의 수량이다. 취득한 자사주는 원칙적으로 전량 소각할 계획이다.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 차원이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앞으로도 주주와 함께 기업가치를 높여갈 수 있도록 안정적인 이익 환원과 합리적인 자본 운용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양현우 한국금융신문 기자 yhw@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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