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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창재 교보 회장 M&A 왜 꼬이나

박경린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6-06-07 01:42

외형확장 의지 이사회 반대 등으로 무산

신창재 교보 회장 M&A 왜 꼬이나
[한국금융신문 박경린 기자] 신창재닫기신창재기사 모아보기 교보생명 회장(사진)이 기업 인수·합병(M&A)시장에서 신중한 모습에 보이고 있지만 외형확대를 위한 의지는 분명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가운데 오너의 독단을 견제할 수 있는 교보생명의 선진적 의사결정 구조가 주목받고 있다.

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2조원 이하 매각가를 제시하다 ING생명 인수전에서 제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교보생명은 ING생명 매각 주관사인 MBK파트너스(이하 MBK)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으나 예비입찰 과정 중 부적격 판단을 받고 후보군에서 빠졌다. 교보생명이 예비입찰 단계에서 제외된 표면적인 이유는 제시한 매각가(2조원 이하)가 MBK의 희망 매각가(3조~4조원)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는 교보생명의 투자여력이 2조원대를 넘지 못하기 때문이다. 총자산(86조5889억원, 2015년 말)의 3%(2조5976억6800만원) 미만을 자회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에 투자한 상태다. 이 규모가 9000억원 정도로, 라이프플래닛 출자금을 제외하면 약 1조6000억원이 투자여력으로 남는다. 보험업법상 국내 보험사는 자회사가 발행한 채권과 주식을 소유할 때 ‘자기자본의 60%’ 또는 ‘총자산의 3%’ 조건 중 적은 금액으로 투자한도를 정하도록 하고 있다.

◇ 외형확대 위한 실사 기회 필요했나

교보생명이 국내 보험사 중 유일하게 예비입찰에 참여한 것은 향후 외형확대를 위한 의지가 컸기 때문이라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사가 이뤄지면 재무제표상 수치로는 가늠할 수 없는 실질적인 성장 가능성이나 내실, 상품 관리 등을 직접 파악할 수 있다. 3년 전 2013년 매각 때는 예비입찰 없이 희망집단 실사 후 바로 본 입찰 참여가 이뤄졌으나 예비입찰을 해야 실사 기회가 주어지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난 2013년 ING생명이 MBK에 넘어간 후로 외형상 수익이나 규모가 크게 늘었다”면서 “하지만 과연 내실이라든지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 현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지, 내부적인 상품 관리 등 관리 부분은 포함되지 않아 실사에 목적을 두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삼성·한화·교보 빅3 생명보험사 중 3위인 교보생명과 점차 차이가 벌어지고 있는 한화생명을 따라 잡기 위한 외형확대 방안이 필요했을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실제로 근소한 차이로 2, 3위를 유지해 온 교보생명과 한화생명은 총자산 기준 차이가 매년 커지고 있다.

생보사 관계자는 “앞서 우리은행에 이은 인터넷은행 참여 등의 시도에 비춰볼 때 외형확대에 대한 의지는 분명히 있으나 마땅한 곳을 찾지 못한 것 같다”며 “가시적인 성과는 없지만 그동안의 여러 시도만으로도 외형확대에 대한 의지는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과거 교보가 한화와 엎치락뒤치락하며 근소한 차이를 보였던 데서 자산 갭이나 차이가 점점 더 커지고 있어, 한화를 딛고 2위로 올라선 후 앞으로 10년, 20년 장기적인 관점에서 입지를 다져야 하는 것도 이유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무리한 사업 확대 자제...이사회 판단 수용

신 회장은 지난 2013년 ING생명 본 입찰 참여를 시작으로 2014년 우리은행 인수, 지난해 인터넷전문은행 참여를 시도한데 이어 ING생명 인수에 재도전했다. 결과적으로 실패로 돌아갔지만 외형확대에 대한 신 회장의 의지는 분명하다.

주목할 점은 신 회장이 우리은행 인수전과 인터넷전문은행 참여했을 때 무리한 사업 확장과 규제기반을 고려한 이사회의 의견을 수렴해 참여를 철회한 것이다. 2014년 우리은행 인수전에 예비입찰 당시 정기이사회를 열고, 참여를 위한 가격범위 등 가이드라인을 정해 구체적인 계획을 이사회 내 경영위원회가 결정토록 위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지난해 신 회장의 오랜 숙원사업인 인터넷 은행에 진출하기 위해 일본 SBI 계열 인터넷 은행을 방문하는 등 적극적인 모습도 보였다. 그러나 당시의 규제사항이라든지 제도적 기반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이라는 이사회의 판단과 외부적 요소를 고려해 참여하지 않았다.

이 같은 사례는 교보생명은 생보사 중 유일한 오너기업임에도 사주의 독단이 통하지 않는 의사결정 구조를 갖췄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창업 2세인 신 회장은 33.78%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지배력 강화를 위한 지분율을 늘리기보다 윤리경영, 투명경명을 강조해오고 있다. 오너가 높은 지분율을 확보하고 지배구조 개편과정에서 힘을 싣는 여타 오너 그룹과는 다른 점이다.

교보생명을 중심으로 자회사 13곳으로 구성해 있으며, 지분 구조도 깔끔한 편이다. 순환 출자 형식이 아닌 교보생명이 지배 구조의 정점에서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는 방식이다. 교보생명은 라이프플래닛의 지분 91.32%, 교보증권 51.63%, 교보문고 100%, 합작사인 교보악사자산운용 50.00%, 생보부동산신탁 50.00% 등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박경린 기자 puddi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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