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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 퍼즐 난항’ 홈플러스, 7000억 조달 가능할까

박슬기 기자

seulgi@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2-04 11:42

홈플러스 일반노조·납품업체 DIP 촉구 한목소리
6000억 원 공백…DIP와 익스프레스 매각 관건

홈플러스가 DIP 실행이 어려워지면서 채권단의 적극 지원을 촉구하고 나섰다. /사진=홈플러스

홈플러스가 DIP 실행이 어려워지면서 채권단의 적극 지원을 촉구하고 나섰다. /사진=홈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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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를 밟은 지 어느덧 1년이 돼간다. 이제는 자금줄이 말라 직원들 월급까지 밀리며 벼랑 끝에 섰다. 정상영업을 위해선 긴급운영자금대출(DIP) 확보가 시급하지만 현재까지 뚜렷한 진전은 없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자금 조달이 지연될 경우 파산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온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일반노조와 납품업체 등이 정부와 국회 등에 신속한 개입과 긴금운영자금 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일부는 단식투쟁에 돌입하는 등 벼랑 끝에 선 현장 구성원들의 위기감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DIP 실행 지연…점포 폐점 가속화

지난해 3월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홈플러스는 회생계획안에 ▲3000억의 DIP 금융 확보 ▲인력·점포 조정 등을 담았다. 이 중 DIP와 관련해선 주주사인 MBK파트너스와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 정책금융기관인 산업은행에게 각각 1000억 원씩 참여토록 요청했다.

현 상황에서 주주사인 MBK파트너스는 1000억 원을 지원했으나 나머지 2000억 원 조달은 답보 상태다. 홈플러스는 채권단이 회생계획안 초안에 반대의사를 표하지 않음에 따라 회생계획안 제출이 이뤄졌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채권단들은 추가 자금 지원에 대해 신중한 모습이다.

특히 최대 채권자이자 메리츠 측은 홈플러스가 제출한 회생계획안에 대해 “수행 가능성을 충분히 검토해야 한다”는 취지의 입장을 법원에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DIP 대출의 구체적인 조달 여건과 익스프레스 사업 분리매각이 회생계획에 미치는 영향 등을 면밀히 들여봐달라는 요청이다. 청산가치(3조6816억 원)가 계속기업가치(2조5059억 원)보다 높은 만큼 향후 채권자들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산업은행 입장에선 정책금융기관인 만큼 법정관리 중인 민간 기업 지원에 대한 형평성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을 감안해야 한다.

홈플러스는 이에 대해 “DIP는 기업회생을 위한 마중물 성격의 자금으로, 회생절차상 공익채권으로 분류돼 우선변제권이 인정된다”며 “산업은행이 참여할 경우 구조혁신 계획에 아직 동의하지 않은 마트노조는 물론 납품 거래처들의 불안감을 완화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DIP 실행 지연으로 운영자금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폐점 속도도 빨라지고 있다. 홈플러스 점포 16곳이 문을 닫았고 올 하반기에는 대표 점포 중 하나인 잠실점 폐점도 예정돼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총 123곳을 운영하던 홈플러스는 오는 2027년까지 점포를 102개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본사 차장 이상 및 부서장 이상 직책자를 대상으로 한 희망퇴직도 단행했다. 점포 및 인력에 대한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상황이다.

“더 버틸 여력 없다”…노조·납품업체 집단행동

홈플러스일반노동조합은(일반노조)와 납품업체들은 청와대에 DIP 대출을 촉구하는 청원서를 제출하는 등 집단행동에 나섰다.

일반노조 측은 “매장 운영에 필수적인 물품 대금 지급이 지연되고 있고, 공과금마저 체납돼 정상적인 영업활동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며 “1월 임금, 2월 임금마저 체불되는 상황은 홈플러스 임직원들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스스로 생계를 위해 일터를 떠나게 만들고 있으며, 이는 곧 소비심리 위축과 지역경제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절차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정상적인 운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과 산업은행을 통한 ‘긴급 운영자금 지원’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납품업체들 역시 청와대와 금융위원회에 탄원서를 제출하고, 공생을 위한 긴급운영자금대출 실행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했다. 지난 3일 제출한 탄원서에는 약 900개의 업체가 서명에 참여해 홈플러스 정상화에 대한 납품업체들의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총 4600개에 달하는 납품업체 중 45%에 해당하는 2071개 업체는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홈플러스에 의존하고 있다. 이 업체들의 연간 거래액은 총 1조8283억 원에 달하는 규모로, 홈플러스의 영업 중단은 곧 기업 존속의 위기로 직결될 수 있는 상태다.

납품업체 측은 “홈플러스의 정상화는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수천 개 중소 납품업체의 생존과 국내 유통 생태계의 건전성 유지를 위한 사안”이라며 긴급운영자금대출에 대한 긍정적인 검토와 정부의 지원을 요청했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장 내부 모습. /사진=박슬기 기자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장 내부 모습. /사진=박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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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한 자금 규모 7000억…분리매각도 관건

홈플러스 운영 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자금 규모는 7000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DIP 조달로 3000억 원,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각으로 3000억 원, 전국 10개점 매각으로 1000억 원 가량을 조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현재 DIP 3000억 원 중 1000억 원을 MBK파트너스가 지원한 것을 제외하면, 아직 6000억 원의 자금이 더 필요하다.

DIP 조달과 함께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분리매각 성사 여부도 중요하다. 그간 통매각을 고수해왔던 홈플러스는 최근 회생계획안에서 익스프레스 사업부 분리매각을 제시했다. 기업형 슈퍼마켓(SSM)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전국 290여 개 점포를 운영 중으로, 그나마 경쟁력이 있는 사업부로 꼽힌다. 현재 홈플러스는 인수 의향을 보인 업체들과 접촉에 나선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DIP와 익스프레스 매각이 동시에 가시화되지 않으면 회생동력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남은 자산 매각만으로는 유동성 공백을 메우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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