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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캐피탈 연내 매각 결국 무산 “왜”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14-12-25 22:14 최종수정 : 2014-12-26 14:48

J트러스트 인수 입찰액 10% 삭감 요구에 매도자 측 난감
노조 반발과 SC저축은행 인수 승인 지연도 간접적 영향
매각 이슈 불구 올해 예상 순이익 지난해 실적 상회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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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캐피탈 연내 매각 결국 무산 “왜”
일본계 금융기업 J트러스트가 아주캐피탈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구체적 매각조건 등을 놓고 양측 간의 의견 차이가 있어 최종 합의가 미뤄지면서 ‘연내 본계약 체결’이라는 당초 계획에 빨간불이 켜졌다.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가격. J트러스트는 자산 정밀실사 결과, 잠재적 부실위험 자산이 존재하다며 인수 입찰금액의 10% 정도를 삭감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아주그룹 등 매도자 측은 삭감 액이 지나치게 크다며 난감해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여기에 J트러스트의 SC저축은행ㆍ캐피탈 인수에 대한 금융당국 승인 지연과 아주캐피탈 노조의 반발도 간접적이지만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지적이다. 이처럼 매각 이슈에도 불구하고 아주캐피탈의 예상 순이익은 지난해 실적을 넘어설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 ‘연내 본계약 체결’ 사실상 무산 “왜”

아주캐피탈 매각주관사인 씨티글로벌마켓증권은 지난달 5일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J트러스트를 선정하고 이후 양측은 협의과정을 걸쳐 정밀 자산실사까지 모두 마쳤다. 하지만 1개월이 지나도록 본계약 체결 소식은 전해지지 않으면서 이와 관련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이와 관련 M&A시장 한 관계자는 “지난달 말까지 정밀 실사까지 모두 마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며 “다만 최종 가격 등 구체적인 매각조건 안을 놓고 양측 간의 의견 차이가 커 연내 본계약 체결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J트러스트의 정확한 인수 입찰금액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대략 4600억원 선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차순위 협상대상자인 러시앤캐시는 3800억원 선으로 전해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캐피탈업계 관계자는 “아주캐피탈 지분 74.16%(아주산업 및 특수 관계인 지분)을 총 인수금액 4600억여원에 인수하는 조건으로 우선협상대상자 자격을 얻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양측은 정밀실사 결과를 근거로 4600억여원의 실사조정한도(입찰액의 3% 이내)를 적용해 최종 금액을 확정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경우 J트러스트는 138억원까지 인수대금을 깎을 수 있으며 통상 입찰금액의 5% 이내에서 결정되는 우발채무 등 손해배상을 반영할 경우 인수가격 추가 삭감도 가능해 진다.

하지만 문제는 최종 가격을 두고 양측 간의 가격조정이 난항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차순위 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러시앤캐시와 제안 가격이 800억원 정도 차이가 난 것도 J트러스트의 입지를 강화시켜줬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와 관련 J트러스트의 한 관계자는 “무엇보다 가격협상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시장 관계자들의 전언에 따르면 매수자인 J트러스트 측은 향후 잠재적 부실위험 가능성과 우발채무 등 손해배상을 반영해 인수 입찰금액에서 10% 정도는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아주산업 등 매도자 측은 아주캐피탈의 시장지배력과 경쟁력, 수익성 등을 감안할 때 10%의 삭감은 부당하다면 불쾌해하고 있다고 알려지고 있다. 매도자측 한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인 J트러스트 쪽에서 가격을 너무 내리려고 하다 보니 최종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 금융당국의 SC캐피탈·저축은행 인수 승인 지연도 간접적 영향

아울러 J트러스트의 SC저축은행ㆍ캐피탈 인수에 대한 금융당국 승인이 지연되고 있는 것과 아주캐피탈 노조의 반발도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때문에 J트러스트측은 이런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기 전까지 인수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사실 J트러스트는 지난 6월 한국SC금융지주로부터 한국SC캐피탈ㆍ저축은행 지분 100%(1510억원)을 인수한 지 6개월이 지나도록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에 승인을 위한 서류절차를 밝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심사과정 등을 고려할 때 내년 초쯤 승인이 날 것”이라고 했다. 금감원의 심사를 통과하면 금융위원회 정례회의를 통해 최종 승인을 받게 된다. 이럴 경우 인수에서 승인까지 반년 넘게 걸리게 된다. 승인요청까지 오랜 기간이 소요되는 이유는 방대한 대부업 자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한국SC저축은행ㆍ캐피탈 인수 승인을, 앞서 승인한 대부업 자산의 친애저축은행으로의 양도 이행사항과 결부시켰기 때문이다. 이행사항은 대부업 고객의 고금리 이자를 20%대로 낮춰주라는 것이었다.

지난 2011년 네오라인크레디트대부를 인수하며 국내 금융시장에 발을 들인 J트러스트는 2012년 친애저축은행을 품에 안으며 제도권으로 들어왔다. 그러다 올해 초 또 대부업체인 KJI대부, 하이캐피탈대부를 인수했다. 대부업체가 저축은행을 인수하면 대부 자산을 40% 줄이도록 돼 있지만 반대의 규정은 없다는 점을 이용해 ‘꿩 먹고 알 먹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총 3000억원의 대부업 고객 대출을 친애저축은행으로 넘기고 금리도 낮추는 작업은 방대한 대부업 자산만큼이나 시간도 오래 걸렸다.

J트러스트 관계자는 “준비할 부분이 많아 승인 요청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설사가상으로 아주캐피탈 노조마저 J트러스트 인수를 반대하면서 상황이 복잡하게 꼬였다. 이들 노조는 J트러스트가 일본 대부업 자본이라는 이유로 매각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서민경제에 악영향은 물론 기업이미지 훼손과 직원들의 생존권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와 관련 회사 관계자는 “아주캐피탈 노조의 반대는 완전히 사라지진 않았지만 본계약이 파기될 만큼 파장이 크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이들 노조는 고용연계 보장과 매각위로금 지급을 조건으로 내민 상태다. 노조의 완강한 반대는 일부 수그러들기는 했지만 불씨는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 내년 1분기 본계약 체결 등 매각 마무리 전망

아주캐피탈 노조의 반발과 인수대상자인 J트러스트의 무리한 삭감 요구로 매각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자, 아주그룹 등 매도자 측은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아주그룹 고위 관계자는 “J트러스트와 원만하게 매각을 진행할 것”이라며 “노조와도 협상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매각주관사는 J트러스트와 본계약 체결 및 금융당국의 승인을 거쳐 내년 1분기 안에 아주캐피탈 매각을 완료할 계획이다. 매각주관사 측 한 관계자는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협상이 지연되고 있지만 내년 3월말까지 매각과 관련된 모든 작업을 마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아주캐피탈의 매각이 지연과는 관계없이 최근 한국기업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 3사는 일제히 보도 자료를 내고 경영권 변화가 영업·재무 안정성, 경영전략과 시장지위 등에 미치는 영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단 최대주주 변경이 신용등급에 미칠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신용평가사 관점에서는 최대주주 변경이 발생할 경우 지원가능성과 지원능력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올해 상반기 제이트러스트의 총 자산은 3조 3000억원으로 아주캐피탈의 자산 규모 5조5000억원에 미치지 못한다. 신용평가 업계에서는 J트러스트와 아주산업의 지원능력에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평가한다.

김봉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소매금융을 영위하는 J트러스트가 아주캐피탈을 인수할 경우 영업상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며 “다만 영업과 재무 항목이 이전과 동일한 가운데 지원능력에 차이가 없다면 등급 변동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밝혔다.

◇ 하반기 매각이슈 불구하고 올 예상순이익 200여억원

한편 아주캐피탈은 매각 여파를 비웃기라도 하듯 올해 알토란같은 경영성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주캐피탈은 지난 3분기까지 178억6300만원의 순이익을 기록, 지난해 전체 실적(157억2900만원)을 웃돌았다.<표 참조> 지금과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올해 예상순이익은 200억원을 조금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아주캐피탈 관계자는 “지난해까지는 신용대출과 중고차 등 리스크가 있는 상품에 대한 대손충당금 규모가 컸다”며 “1년 전부터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고 그 효과가 발현되는데 1년여가 걸려 올해 비교적 괜찮은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의 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241억1200만원으로 지난해 전체 실적(204억100만원)을 이미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만약 지난 20년 가까운 자동차 할부 경험으로 영업력과 네트워크 등 충분한 인프라를 가지고 있는 아주캐피탈이 만약 이번 매각을 통해 한 단계 도약을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여부도 주목된다.

아주캐피탈의 재무를 책임지고 있는 한 관계자는 “자금조달능력에서 대출 금리가 지난 2008년 경쟁사와 1%p 정도 차이가 났지만 이를 따라잡아 현재는 0.5%p 미만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면 “매각을 통해 이 부분에서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아주캐피탈의 잠재력을 더욱 배가시킬 수 있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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