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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덮친 ‘약가 인하’…실적 악화·R&D 위축 ‘비상’

양현우 기자

yhw@

기사입력 : 2026-02-06 08:22 최종수정 : 2026-02-06 08:28

오리지널 대비 53.55% 수준 제네릭 가격 40%대로 인하
업계 “수익 급락에 신약 개발 불가능…성장 막는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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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양현우 기자

/표=양현우 기자

[한국금융신문 양현우 기자] 정부의 약가 인하 기조가 확실시되자 국내 제약업계가 실적 감소와 연구개발(R&D) 위축이라는 이중 압박에 직면했다. 국내 대형 및 중소 제약사 할 것 없이 모두 경영 부담이 확대되면서 산업 전반의 성장동력 약화 우려마저 커지는 모습이다.

약가 인하에 실적·투자·고용 줄어든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약가 인하 방침에 제약사들의 실적, 투자 감소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국내 상위 제약사 중 전체매출에서 제네릭(복제약) 비중이 50%가 넘는 곳은 삼진제약(83.0%), 종근당(80%), HK이노엔(65.8%), 대웅제약(65.7%), 보령(57.2%), 동아에스티(50.5%) 등이 있다. 이 밖에 유한양행(48.2%)과 일동제약(42.9%) 등도 매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계뿐만 아니라 노동계도 약가 인하 반대에 나섰다. 지난달 27일 산업 발전을 위한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와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은 약가 인하 정책의 심각성에 대해 인식을 함께하며 공동 대처하기로 뜻을 모았다.

산업·노동계의 반발 속에도 정부는 약가 인하 정책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세부안이 확정돼야 정확한 판단이 서겠지만, 현시점에서 정부가 제시한 정책은 방향성 자체에 오류가 있고 내용상의 빈틈도 너무 많아 우려가 크다”며 “이로 인해 당장 내년도 사업계획조차 확정 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약가 인하는 제약사 성장 막는 정책”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지난해 말 제약바이오기업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국내 제조시설을 갖춘 59개 기업의 연간 예상 매출 손실액이 총 1조2144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기업당 평균 매출 손실액은 233억 원이다.

기업 규모별로는 중소기업의 매출 손실률이 10.5%로 가장 컸다. 이어 중견기업 6.8%, 대형기업 4.5% 순으로 나타나 중소·중견기업일수록 타격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약가 인하가 예상되는 품목은 4866개로, 중견기업이 3653개사(75.1%)로 가장 많다. 이어 대형기업 793개사(16.3%), 중소기업 420개사(8.6%) 순으로 집계됐다.

또, 이들 제약사 CEO들은 약가 인하로 인해 연평균 51.8%의 영업이익이 감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 규모별로는 중견기업의 예상 영업이익 감소율이 55.6%로 가장 높았다. 이어 대형기업 54.5%, 중소기업 23.9% 순이다.

R&D와 설비투자 위축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설문에 의하면 2024년 1조6880억 원 수준인 R&D 비용은 올해 그중 4270억 원을 줄여 평균 25.3% 축소될 것으로 관측됐다. 기업당 평균 축소액은 366억 원이다. 설비투자는 2024년 6345억 원에서 올해 2030억 원을 줄여 평균 32.0% 감소할 것으로 조사됐다.

이뿐만 아니라 고용 안정성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59개 기업의 종사자는 현재 3만9170명이다. 이 중 응답한 기업들은 약가 개편안이 원안대로 진행될 경우 1691명을 감축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는 종전 인원 대비 9.1%의 감축률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신약 개발 활성화는 수익성이 기반이 돼야 하는데 주 수입원인 제네릭 가격을 내리면 신약 개발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글로벌 빅파마가 되기 위해선 그만한 정부 투자나 수익성이 바탕이 돼야 하는데 약가 인하는 오히려 성장을 막는 정책”이라고 했다.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이 지난해 12월 22일 비대위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제약바이오협회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이 지난해 12월 22일 비대위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제약바이오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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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릭 약가 40%대로 인하…제약사 타격 불가피

정부는 지난해 11월 ‘약가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개선방안에는 신약 개발 생태계 조성, 필수의약품 안정적 공급체계 마련, 약가 관리 합리화 등이 있다. 가장 눈에 띄는 내용은 제네릭(복제약) 의약품 가격을 기존 53.55%에서 40%대로 낮춘다는 내용이다.

구체적으로 정부는 3000~4500개 품목을 대상으로 2029년까지 단계적 인하를 추진한다. 현재 오리지널 대비 53.55~50% 구간에 있는 제네릭 가격을 2026년부터 조정에 착수해 2028년까지 40%대까지 낮춘다. 50~45% 구간 약제는 2027년 조정을 시작해 2029년까지 40%대에 도달하도록 설계됐다.

정부는 제네릭 비중을 줄여 신약 개발 중심으로 산업 구조를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또 약가 인하로 연간 2500억 원, 4년간 최대 1조 원의 건강보험 재정 절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업계는 약가 인하로 제약사들이 경영 악화에 직면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비대위 측은 “제약바이오산업은 보건안보와 국가 경쟁력의 핵심 기반”이라며 “단순한 재정 절감의 수단이 아닌 산업 경쟁력을 지속, 발전시킬 수 있는 약가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양현우 한국금융신문 기자 yhw@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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