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바탕으로 4월 공모 회사채 대표주관 딜을 분석한 결과, 주관사별 민평 대비 가중평균 스프레드(딜별 대표주관 실적을 가중치로 적용) 격차는 최대 19bp(1bp=0.01%포인트)에 달했다. 이번 분석은 단순 발행 규모 중심의 주관실적 순위가 담아내지 못하는 실질 프라이싱 역량과 수요 집결 역량 비교에 초점을 맞췄다.
수요는 한투, 가격은 NH…경쟁률과 스프레드 '디커플링' 뚜렷
민평 대비 스프레드는 발행사가 민간채권평가사가 산정한 시장 기준금리(민평금리) 대비 얼마나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마이너스(-) 폭이 클수록 시장 적정가보다 유리한 조건(언더 발행)으로 조달했음을 의미하며, 플러스(+)는 반대로 시장 기준보다 비싼 비용을 지불했다는 뜻이다.절대 발행금리는 발행사의 신용등급·만기 구조가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주관사 역량을 가늠하는 잣대로는 한계가 있는 반면, 민평 스프레드는 이 변수를 일정 부분 걷어낸 지표라는 점에서 더 유효한 비교 기준으로 활용된다.
4월은 이 지표의 중요성이 더 부각된 시장이었다. WGBI 편입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입이 국고채 강세를 이끌었으나, 1분기 경제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1.7%, 전년 대비 3.6%라는 '깜짝 성장'을 기록하며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통화 긴축 우려가 상존하는 환경에서는 스프레드를 얼마나 낮추느냐가 발행사의 실질 조달비용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된다.
대표주관사별 성적을 보면 NH투자증권이 -7.79bp로 민평 대비 스프레드 전체 1위에 올랐다. 이어 ▲한국투자증권(-4.05bp) ▲KB증권(-2.94bp) ▲신한투자증권(-2.91bp) ▲미래에셋증권(-2.18bp) ▲삼성증권(-0.32bp) 순이었다. 반면 키움증권(+1.66bp)과 대신증권(+2.32bp)이 주관한 발행사들의 조달금리는 민평금리를 웃돌았다. 4월 시장 전체 가중평균 스프레드는 -2.20bp, 가중평균 발행금리는 4.111%였다.
주관사 역량에 따른 실질 실익 차이는 상당하다. NH투자증권과 대신증권의 격차는 10.11bp이며, 수임 건수가 적어 단일 딜 특성이 강하게 반영된 하나증권(+11.27bp)까지 포함하면 최대 격차는 19.06bp까지 벌어진다. 이를 단순 계산하면 회사채 1000억 원 발행 시 연간 약 1억 9000만 원, 3000억 원 규모라면 약 5억 7000만 원의 이자비용 차이가 발생하는 셈이다.
대형 언더 발행’으로 갈린 NH와 키움의 성적표
이 격차가 만들어진 구조를 들여다보면, 오버 발행 비중보다 언더 발행 딜의 규모가 결정적이었다. 키움증권은 10개 딜 중 오버 발행 2건(20%)에 그쳤지만, 롯데케미칼(63회·700억 원·+33bp)이라는 고(高)스프레드 대형 딜 하나가 전체 가중평균을 끌어올렸다. 대신증권은 5개 딜 중 2건이 오버 발행(40%)으로 비율 자체가 높았고, 롯데하이마트(13-2회·200억 원·+20bp)는 양사가 공통으로 주관한 딜이었다.반면 NH투자증권의 오버 발행 비중도 20%(20건 중 4건)로 키움증권과 다르지 않았으나 차이점은 언더 발행 딜의 가중치였다. 한온시스템 2건(합산 2200억 원·-31bp, -22bp)이 압도적인 규모로 전체 스프레드를 끌어내렸고, 하나증권(15-2회·1050억 원)의 민평 수준(0bp) 발행이 이를 뒷받침했다. 결국 오버 발행 여부보다, 언더 발행 딜에서 얼마나 큰 물량을 확보했느냐가 주관사별 가중평균 스프레드 성적을 가른 셈이다.
절대 발행금리와 민평 스프레드 사이의 괴리도 주목할 대목이다. 실제로 4월 가중평균 발행금리가 4.477%로 가장 높았던 신한투자증권은 민평 대비 스프레드에서 -2.91bp를 기록하며 프라이싱 역량 면에서 중상위권의 양호한 성적을 냈다. 반면 평균 발행금리가 3.873%로 가장 낮았던 미래에셋증권의 스프레드는 -2.18bp에 머물렀다. 이는 절대 발행금리만 봐서는 주관사의 프라이싱 역량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수요예측 경쟁률에서는 또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 통상 수요가 몰리면 스프레드가 낮게 형성(언더 발행)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4월 시장은 이 상관관계가 항상 일치하지 않음을 보여줬다. 한국투자증권이 8.42대 1로 경쟁률 전체 1위를 차지한 가운데 대신증권(8.05대 1), 삼성증권(6.96대 1), 미래에셋증권(6.11대 1) 등이 뒤를 이었다.
평균 경쟁률 2위인 대신증권의 스프레드가 오히려 민평을 웃돈(+2.32bp)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단순히 많은 수요를 모으는 '영업 역량'과 이를 실제 낮은 가격으로 연결하는 '프라이싱 역량'은 별개의 영역이라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다만 하나증권(3건)과 SK증권(3건)처럼 수임 건수가 적은 경우 단일 딜의 결과가 전체 성적에 과도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은 고려해야 한다.
금리 상승 국면, 주관사 프라이싱 역량 시험대
4월 분석에서 나타난 경쟁률과 스프레드의 괴리는 금리 방향성이 바뀔수록 발행사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시장에서는 이미 금리 인상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iM증권 김명실 연구원은 "5월 금통위에서 성장률과 물가 전망이 상향될 경우 사실상 하반기 금리 인상을 정당화하는 수준의 전망 수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키움증권 안예하 책임연구원 역시 "긴축 공포가 높아진 만큼 채권 금리가 과거보다 높은 수준에서 형성될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결국 금리 상승기에는 단순히 물량을 채우는 흥행보다, 확보한 수요를 얼마나 낮은 스프레드로 확정짓느냐가 발행사의 조달 실익을 결정한다. 4월 데이터가 증명한 최대 19bp의 격차는 주관사의 '프라이싱 실력'이 곧 발행사의 비용 절감으로 직결된다는 사실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다.
두경우 한국금융신문 전문위원 kwd122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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