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신청
  • My스크랩
  • 지면신문
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안현정 서평] 플랫폼의 영지에서 ‘미학적 주권’을 선포하라...'K가 죽어야 K가 산다' 장준환 著

안현정 미술평론가

기사입력 : 2026-05-27 12:15

안현정 미술평론가·성균관대학교박물관 학예실장. 안 평론가는 장준환 저서 『K가 죽어야 K가 산다』가 제기하는 ‘미학적 주권’과 문화 인프라의 문제의식을 서평을 통해 조명했다.

안현정 미술평론가·성균관대학교박물관 학예실장. 안 평론가는 장준환 저서 『K가 죽어야 K가 산다』가 제기하는 ‘미학적 주권’과 문화 인프라의 문제의식을 서평을 통해 조명했다.

빌보드 1위, 글로벌 OTT 차트 점령, 전 세계 박물관의 한국 현대전. 지금 K-컬처는 그 어느 때보다 화려한 수사로 둘러싸여 있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 장준환은 그 찬란한 성공 너머에 ‘디지털 소작농’ 이라는 서늘한 은유를 던진다. 뉴욕의 비즈니스 변호사이자 갤러리스트로 실제 문화 인프라를 설계해온 그는, K-컬처의 현재가 거대 플랫폼(유튜브, 넷플릭스, 스포티파이 등)이 설계한 알고리즘과 자본의 영지 위에서 벌어지는 위태로운 잔치라고 통찰한다.

저자가 가장 예리하게 짚어내는 지점은 ‘인정의 외주화’ 다. 우리는 해외 매체의 별점, 수상 여부, 팬덤의 폭발적 반응을 ‘성공의 증표’로 삼는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스스로의 감각을 외부 시선에 맞춰 조정하고, 해외의 평가를 통해서만 가치를 확인받으려는 태도가 무의식적으로 내면화된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한 마케팅 전략이 아니라, 미학적 종속을 심화시키는 구조다. 저자가 말하는 ‘K의 죽음’ 은 부정적 의미가 아니다. 외부의 기대에 박제된 스타일을 과감히 해체하고, 스스로 무엇이 좋은 것인지 정의할 수 있는 ‘안목의 주권’ 을 회복하라는 역설적인 선언이다.

이 책은 K-컬처의 다음 단계가 단순한 ‘유명세’나 ‘히트 상품’이 아니라 ‘구조’ 에 달려 있음을 반복해서 역설한다. 한 편의 영화나 음악이 우연히 세계적 흥행에 성공하는 것을 넘어, 그 성과를 지속적으로 생산하고 비평하며 축적할 수 있는 IP·플랫폼·비평 시스템이라는 인프라를 직접 설계할 때, 비로소 우리는 문화적 주체로 설 수 있다. 그렇지 않으면 플랫폼이 규칙을 바꿀 때마다 흔들리는 ‘영원한 소작인’으로 남을 것이다.

박수 소리가 멈춘 뒤를 걱정하는 모든 문화 창작자, 기획자, 그리고 정책 입안자들에게 이 책은 자본의 민낯을 직시하게 하는 동시에, 미학적 자생력을 구축하기 위한 전략적 지도를 제시한다. 화려한 성과 너머, 진짜 전쟁은 ‘인프라’의 영역에서 벌어지고 있음을 냉철하게 일깨워주기 때문이다.

사진: K-컬처의 성공 이후 필요한 ‘미학적 주권’과 문화경제 인프라를 다룬 장준환 저서 『K가 죽어야 K가 산다』.

사진: K-컬처의 성공 이후 필요한 ‘미학적 주권’과 문화경제 인프라를 다룬 장준환 저서 『K가 죽어야 K가 산다』.



안현정 미술평론가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기자의 기사 더보기 전체보기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오피니언 다른 기사

1 잘 팔리는 한식은 좋은 사업일까 손님이 다시 찾아오면 반갑다. 지난번의 식사가 좋았다는 뜻이고, 제공한 음식이 그 사람의 생활 속에 조금씩 자리를 잡아간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렇게 반복되는 선택이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분명하다.그런데 매장을 운영하는 입장에서는 한 가지 질문이 떠오르기 마련이다. 손님이 꾸준히 찾는 식사를, 앞으로도 같은 수준으로 계속 제공할 수 있을까. 잘 팔린다는 사실만으로는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같은 매출, 다른 비용어느 날 단체예약 문의가 두 건 들어왔다. 예약 인원과 예상 매출은 비슷했다. 나란히 두고 자세히 살펴보니 메뉴 구성이 달랐다. 한쪽은 BBQ 중심이었고, 다른 쪽은 주방에서 완성해 내는 한식 요리 중심이었다. BBQ 2 테슬라가 하늘을 날았다, 사고 나면 누구 책임일까 [장준환의 AI법 네비게이터⑩] 자동차가 달리더니 거꾸로 매달리고, 다음 순간 공중으로 뛰어올랐다. 지난 10월 15일 일론 머스크가 공개한 테슬라의 새로운 로드스터 이야기다. 로켓 추진 기술을 적용한 이 자동차는 공중에서 방향을 바꾸고 다시 땅에 내려앉았다. 영화에서나 보던 장면이었다. 물론 아직은 제한된 환경에서의 시연이며, 일반 도로를 달리는 상용차도 아니다. 테슬라가 제시한 양산 목표는 2028년이다.사람들은 자동차가 하늘을 날았다는 사실에 열광했다. 그러나 미국에서 법률 업무를 하는 필자에게는 조금 다른 질문이 떠올랐다. 저 자동차가 공중으로 뛰어올랐다가 다른 차와 충돌하면 자동차 사고일까, 항공 사고일까. 보험회사는 보상해줄까. 그리고 언 3 50대 직장인의 고민(10) 어떻게 떠날 것인가? [홍석환의 커리어 멘토링] 정년을 한두 달 앞둔 직장인은 어떤 마음일까?오랫동안 기다려 온 날이다. 매일 출근하고, 맡은 일을 해내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 온 시간에 마침표를 찍는다. 이제는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막상 그날이 다가오면 마음이 복잡하다. 홀가분하면서도 역할을 다했다는 안도감도 있지만, 아직 너무 젊고 살아갈 날이 많은데 새로운 삶에 대한 기대와 막연한 두려움이 크다. 자리를 정리하고, 얼마 되지 않는 개인 사물을 바라볼 때, 매일 만나던 동료들이 한 명씩 헤어짐의 아쉬움을 이야기할 때, 매일 차고 있던 출입증을 반납할 때, 이제 정말 회사를 떠난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돌아보면 열심히 살았다. 몸이 아파도 출근했고, 자신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그래픽 뉴스] ‘순대’가 경제용어라고? 순(純)대외자산, 한국의 진짜 해외자산은 얼마일까?
[그래픽 뉴스] ISA 대개편! 나에게 유리한 계좌는?
[그래픽 뉴스] 미국 증시 새로운 키워드 'MANGOS'
환전·로또·육아휴직까지 하반기부터 달라지는 제도 TOP11
[그래픽 뉴스] 은퇴후 30년 부모님 세대의 생존전략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