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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M] 아시아나항공, 에어부산 살리려 주주가치 희생했나

두경우 전문위원

kwd1227@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6-18 04:00

자회사 재무구조 개선 명분 속 평가손실·이자수익 포기 논란

[DCM] 아시아나항공, 에어부산 살리려 주주가치 희생했나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두경우 전문위원] 아시아나항공(대표이사 송보영)이 시세를 웃도는 가격에 자회사 에어부산의 사모 영구 전환사채(CB)를 주식으로 전환해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1000억 원 규모의 에어부산 영구 전환사채에 대한 전환청구권을 행사해 신주 4627만 4872주를 취득했다. 이에 따라 에어부산 지분율은 기존 41.92%에서 58.40%로 높아졌다.

아시아나항공은 이번 주식 취득 목적을 '계열회사 재무구조 개선'이라고 밝혔지만, 거래 내용을 들여다보면 모회사와 일반 주주가 경제적 손실을 떠안는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시장가보다 16% 높은 가격에 주식 전환

전환 시점의 가격 괴리는 이번 거래가 대주주 중심의 이해관계와 맞물려 있다는 의구심을 키운다.

전환가액은 주당 2161원이었으나 전환청구 당일 에어부산의 종가는 1863원이었다. 아시아나항공은 종가보다 주당 298원, 약 16% 높은 가격에 주식을 취득했다. 이를 1000억 원 전환 물량 전체에 적용하면 현 시세 기준 평가손실은 약 138억 원에 달한다. 아시아나항공이 상당한 경제적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전환권 행사를 강행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기업가치 상승을 기대한 선제적 투자라는 해석도 내놓지만, 에어부산의 최근 실적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한다. 에어부산의 2025년 말 별도재무 기준 당기순손실은 221억 원으로 전년 24억 원 순이익에서 적자로 돌아섰다.

최근 5년간 주주 배당도 실시하지 않았다. 주가마저 전환가액을 밑도는 상황에서 확정적인 자산가치 손실을 감수하며 적자 기업의 보통주로 전환한 결정이 과연 타당했는지 의문이다.

자료 출처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입니다.

자료 출처 =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 /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로 제작한 이미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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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55억 이자수익·스텝업 권리도 포기

이번 결정의 또 다른 쟁점은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확정 이자수익과 '스텝업(Step-up·단계적 금리 인상)' 수취권을 스스로 포기했다는 점이다.

해당 영구 전환사채는 지난해 5월 에어부산이 기존 사모 영구채 상환(500억 원)과 운영자금(500억 원) 마련을 위해 발행한 것으로 전량 아시아나항공이 인수했다. 표면금리가 연 5.53%로 매년 약 55억 원의 안정적인 이자수익을 기대할 수 있고, 향후 에어부산 주가가 전환가를 웃돌 경우 주식 전환을 통해 추가적인 시세차익을 실현할 수 있는 구조였다.

특히 이 영구 전환사채에는 2027년 5월부터 금리가 8.53% 이상으로 상승하는 스텝업 조항이 포함돼 있었다. 에어부산은 고금리 이자 부담이나 원금 상환 압박에 직면할 수 있었지만, 이번 주식 전환으로 해당 부담은 사실상 해소됐다.

반면 아시아나항공은 연 55억 원 규모의 확정 이자수익과 향후 금리 인상에 따른 추가 수익 기회를 포기했다. 지난해 221억 원 규모의 순손실을 기록한 자회사의 재무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모회사가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희생한 셈이다. 실제로 아시아나항공은 타법인 주식 취득 목적을 '계열회사 재무구조 개선'이라고 명시했다. 결과적으로 자회사 지원을 위해 모회사가 경제적 부담을 떠안은 거래라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문제는 정작 지원 주체인 아시아나항공 자체의 자금 사정도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회사는 에어부산 영구 전환사채 전환을 결정한 당일,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농협·하나·신한은행으로부터 총 1500억 원 규모의 단기차입을 늘리기로 의결했다. 이에 따라 금융기관 차입금은 1조 500억 원에서 1조 2000억 원으로 증가하게 됐다.

당장 외부 차입으로 운영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회사가 자회사로부터 받을 수 있는 연 55억 원 이상의 이자수익은 포기하고, 오히려 시장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주식을 떠안는 모순적인 행보를 보였다.

자료 출처 = KRX, 네이버증권

자료 출처 = KRX, 네이버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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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 LCC 정비 포석인가…최종 수혜자 논란

이 같은 결정의 수혜가 궁극적으로 대한항공에 귀속되는 구조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계열 저비용항공사(LCC)들은 2027년 1분기 진에어를 중심으로 한 통합 LCC 출범을 추진하고 있다. 에어부산이 스텝업 리스크와 적자 부담을 안은 채 통합 법인에 편입될 경우 이는 향후 통합 LCC의 재무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에어부산의 재무적 불확실성을 사전에 덜어내기 위해 아시아나항공의 자본이 동원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동시에 이번 주식 전환으로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 지분을 과반으로 끌어올려 향후 합병 비율 산정 등에서 소액주주의 반발을 잠재우고 통합을 주도할 의결권까지 확보했다. 결국 아시아나항공 일반 주주가 부담한 비용을 바탕으로 재무 리스크를 덜어낸 에어부산이 통합 법인에 합류한다면, 그 수혜는 최종적으로 대한항공에 돌아가게 된다.

이에 대해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 재무구조 개선과 통합 LCC의 장기 기업가치 제고를 고려한 결정이라는 입장이다. 또한 최대주주가 시장가격을 웃도는 조건으로 전환권을 행사한 것은 에어부산의 성장 가능성에 대한 신뢰와 책임경영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러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지배구조 정점인 한진칼의 주요 주주이자 채권단인 한국산업은행의 견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했는지도 도마에 올랐다. 공시 내용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조원태닫기조원태기사 모아보기 회장의 지분에 대한 담보권 및 주식처분 권한을 보유하고 있으나 의결권 공동행사 의무가 없는 독립적 위치에 있다. 그럼에도 아시아나항공 일반 주주의 이익이 훼손될 수 있는 이번 거래를 사실상 방관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용우 경제더하기연구소 대표는 "자체 운영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당일 1500억 원을 차입하면서까지 적자 자회사의 재무 부담을 덜어준 것은 경영진의 주주 충실의무 위반 및 배임 소지가 짙다"며 "특정 지배주주의 통합 일정과 지배구조 개편을 위해 아시아나항공 일반 주주의 이익을 희생시킨 셈"이라고 지적했다.

두경우 한국금융신문 전문위원 kwd122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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