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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세지는 금융사 지배구조 개선 요구···찬반 논리 '팽팽' [금융사 지배구조 점검]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4-02 07:00

금융지주회장 3연임 금지·6년 제한 골자
대통령까지 나선 정치권 “이너서클 구조 깨야”
금융업계 단기실적 쏠림·경영전략 단절 우려 반복

지난달 31일 열린 '금융지주회장 3연임 금지법' 발의 기자회견에서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 사진=신장식 의원실

지난달 31일 열린 '금융지주회장 3연임 금지법' 발의 기자회견에서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 사진=신장식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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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금융권 지배구조를 둘러싼 압박이 제도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금융지주 회장의 장기집권을 제한하는 ‘6년 임기 제한 법안’이 발의되면서, 감독당국의 규제 기조가 입법으로까지 확장되는 흐름이다.

금융지주 회장을 중심으로 하는 ‘이너서클’ 형태의 권한 집중과 폐쇄적 의사결정 구조를 차단하겠다는 취지지만, 금융권에서는 경영 연속성과 중장기 전략 수행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제기된다.

폐기됐던 지배구조법 재발의…신한·하나 등 사정권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은 지난달 31일, 금융지주회사 회장의 장기집권 구조를 차단하고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한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번 개정안은 금융지주회사 대표이사의 연임을 1회로 제한하고 총 임기를 6년으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앞서 지난 2022년 1월에도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13명은 금융지주 대표이사의 연임 횟수를 1회로 제한하고 총 재임 기간도 6년을 초과할 수 없도록 하는 지배구조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러나 이 법안은 국회에서 계류되다 결국 폐기 수순을 밟았다.

신장식 의원은 “금융지주회장의 장기집권과 이해상충 구조를 그대로 둔 채 내부통제와 건전성을 말할수 없으며, 이번 법안은 금융지배구조 개혁의 최소한의 출발점”이라고 주장했다.

주요 금융지주 회장 및 임기, 연임여부

주요 금융지주 회장 및 임기, 연임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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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주요 금융지주 회장 상당수가 이미 2연임 이상 체제를 유지하고 있어, 법안 통과 시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진옥동닫기진옥동기사 모아보기 신한금융 회장, 함영주닫기함영주기사 모아보기 하나금융 회장, 임종룡닫기임종룡기사 모아보기 우리금융 회장, 빈대인닫기빈대인기사 모아보기 BNK금융 회장 등은 2연임째를, 김기홍닫기김기홍기사 모아보기 JB금융 회장은 3연임째를 보내고 있다. 다만 양종희닫기양종희기사 모아보기 KB금융 회장과 황병우닫기황병우기사 모아보기 iM금융 회장 등은 첫 임기 막바지를 보내고 있어 2연임 자체에는 직접적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또 발의된 법안에는 ‘시행 이후 선임되는 대표이사부터 적용’된다는 경과 규정이 포함돼 있어, 현직 회장들의 임기에는 일정 부분 유예가 적용될 가능성도 있다.

대통령까지 직격…지배구조 개편 압박 고조

정치권에서는 일부 금융지주에서 회장–행장–계열사 대표를 거치는 ‘이너서클’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채용비리, 부당대출 등 반복적인 내부통제 실패가 발생해 왔다고 보고 있다. 금융을 공공재적 성격이 강한 산업으로 보는 만큼, 일반 기업보다 더 강한 지배구조 규율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이찬진닫기이찬진기사 모아보기 금융감독원장은 앞서 지배구조 개선TF 등을 통해 단순히 회장 연임 제한이나 주주들의 이사회 감시기능 강화 등 일회성인 방안이 아닌 '구조적 문제'를 고치겠다고 공언했다. 사고 이후 제재에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닌, 사고를 가능하게 한 구조를 바꿈으로써 금융당국이 지향하는 '사전예방적 금융감독'을 명확히 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정부와 금융위 등의 협의를 거쳐 이르면 이달 중 지배구조 개선 TF의 논의 결과가 발표될 것이라는 계획도 나왔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소위 관치금융의 문제 때문에 정부에서는 직접 개입, 관여하지 말라 안하는데, 또 한편으로 가만 놔두니까 부패한 이너서클이 생겨서 자신들 멋대로 소수가 돌아가고 있다”는 직접적인 비판을 가한 바 있다.

단기실적 쏠림·글로벌 스탠더드 역주행 우려

금융권은 글로벌 금융사와 경쟁해야 하는 환경에서 과도한 규제가 오히려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디지털 플랫폼 구축이나 해외 진출은 최소 한 사이클이 7~8년인데, 6년 제한은 구조적으로 완결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지주는 대형 인프라 투자, 글로벌 진출, 디지털 전환 등 장기 프로젝트 비중이 높은 산업 구조를 갖고 있다. 당장 당국 주도로 진행되고 있는 ‘생산적금융 대전환’ 요구 역시 각 지주들이 최소 5년 이상의 중장기 목표를 설정한 상태인데, 이런 상황에서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경영진이 교체되는 것이 능사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또 임기 내 성과와 책임이 명확해질수록, 경영진은 대규모 투자나 구조개혁보다는 안정적인 수익 확보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단기적으로 건전성을 높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신사업 발굴 지연 ▲혁신 투자 축소 ▲성장동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최근 금융당국이 내부통제, 자본비율, 가계부채 관리 등을 동시에 압박하는 상황에서, 임기 제한까지 더해질 경우 경영진이 ‘리스크를 지지 않는 선택’만 하게 되는 구조가 고착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내 지주들이 경쟁해야 할 글로벌 대형 금융사들의 경우 CEO 장기 재임을 통해 전략 일관성과 브랜드 신뢰를 구축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를테면 JP모건 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은 2005년 취임 이후 20년이 넘게 회장 자리를 지키고 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 브라이언 모이니헌 역시 2010년부터 꾸준히 CEO 및 이사회 의장직을 유지 중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금융지주만 6년의 임기 제한을 적용받을 경우, 해외 사업 확장이나 대형 M&A 추진 과정에서 협상력과 신뢰도가 약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지주 한 관계자는 “지배구조 개선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일률적인 임기 제한은 오히려 경쟁력 약화를 야기할 수 있다”며, “이너서클을 없애겠다는 취지도 오히려 후계자들간의 정치싸움을 불러일으켜 조직을 건강하지 못하게 만들 수도 있지 않겠나”라는 우려를 전했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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