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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완기사 모아보기 우리은행장이 올해 초 강조한 ‘성과’가 퇴직연금 부문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우리은행의 올해 2분기 퇴직연금 적립금은 34조원을 넘어섰고, 전체 사업자 순위도 한 계단 상승했다. 원리금 비보장형 DC 수익률은 4대 은행 중 가장 높았으며 IRP도 2위를 차지했다.
단순히 증시가 오르면서 투자상품 수익률과 평가액이 함께 증가한 결과로만 보기는 어렵다. 우리은행은 연금사업본부를 WM그룹에 편입하고, 비대면 IRP 수수료 면제와 상품 라인업 확대, AI 일임서비스, 전문가 포트폴리오, 현장 상담을 연결해 ‘가입 이후 관리’ 체계를 구축해왔다.
적립금 증가 96.8%가 DC·IRP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따르면 우리은행의 2분기 퇴직연금 적립금은 34조 271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분기보다 2조 3150억원, 7.30% 증가했고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5조 6044억원, 19.72% 늘었다.전체 퇴직연금사업자 순위도 1분기 7위에서 2분기 6위로 상승했다. 1분기에는 IBK기업은행보다 적립금이 3960억원 적었지만, 2분기에는 5813억원 앞섰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 적립금 증가액이 2조 3150억원으로 IBK기업은행의 1조 3377억원보다 9773억원 많았던 결과다.
외형 성장보다 중요한 변화는 적립금의 구성이다.
2분기 DB 적립금은 11조 5018억원으로 전분기보다 751억원, 0.66%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DC는 8조 9955억원으로 7765억원, 9.45% 늘었고 IRP는 13조 5298억원으로 1조 4634억원, 12.13% 증가했다.
DC와 IRP를 합친 증가액은 2조 2399억원으로 전체 증가액의 96.8%에 달한다. 특히 IRP가 전체 증가액의 63.2%를 책임졌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DB는 오히려 3120억원, 2.64% 감소한 반면 DC는 8218억원, 10.05%, IRP는 2조 2198억원, 19.63% 증가했다.
우리은행은 기업금융 경쟁력을 기반으로 DB 적립금을 확보해왔지만, 가입자가 직접 상품을 선택하는 DC·IRP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뒤처져 있었다. 이번 성과는 DB가 전체 외형을 떠받치고 DC·IRP가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과거 구조에서 벗어나, 개인 자산관리 부문이 실질적인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는 의미가 있다.
상품 라인업 확대 ‘주효’
적립금 증가의 배경에는 국내외 증시 상승에 따른 평가액 확대가 있다. 원리금 비보장형 상품에 가입한 금융소비자라면 사업자와 관계없이 주식시장 상승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최근 수익률 개선을 우리은행의 관리 성과로만 해석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그럼에도 우리은행의 성과는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우리은행의 원리금 비보장형 DC 최근 1년 수익률은 57.10%로 KB국민·신한·하나은행을 제치고 4대 은행 중 1위를 차지했다. IRP 수익률은 51.71%로 KB국민은행에 이어 2위였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DC는 6.92%에서 57.10%로 50.18%p, IRP는 6.96%에서 51.71%로 44.75%p 상승했다.
단기 증시 효과만 반영된 것도 아니다. 원리금 비보장형 DC의 5년 수익률은 12.15%로 4대 은행 중 가장 높았고, IRP는 11.28%로 2위를 기록했다. 시장 상승이 공통 조건이었다면 은행별 격차는 가입자가 선택할 수 있는 상품군과 자산배분, 사후관리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 우리은행의 원리금 비보장형 적립금은 지난해 2분기 4조 5383억원에서 올해 2분기 10조 3523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전체 적립금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5.97%에서 30.42%로 14.45%p 확대됐다. DC의 원리금 비보장형 비중은 39.09%, IRP는 47.66%에 이른다.
수익률 개선이 실적배당형 상품에 대한 고객의 관심을 높이고, 고객 유입과 평가액 상승이 다시 적립금 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우리은행이 상품 라인업과 포트폴리오 관리에 공을 들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상품 판매’서 ‘운용 지원’으로
우리은행은 2021년 10월 비대면 IRP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퇴직금과 개인부담금의 운용·자산관리 수수료를 전액 면제했다. 수수료 면제는 장기 운용 과정에서 비용을 낮춰 최종 수익률을 높이는 동시에, 가격에 민감한 IRP 고객을 유치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 이후에는 낮은 비용만으로 고객을 확보하는 전략에서 상품 선택과 운용을 지원하는 전략으로 확장했다.2025년 11월에는 AI콴텍·퀀팃투자자문과 제휴해 AI 로보어드바이저 일임서비스를 출시했다. 고객이 직접 시장을 판단하고 상품을 교체해야 하는 부담을 줄이고, AI가 투자성향에 맞춰 포트폴리오 구성과 리밸런싱, 위험관리를 수행하도록 한 것이다.
올해 1월에는 적립기와 인출기를 구분하고 투자성향별 모델 포트폴리오를 제시하는 ‘전문가 Pick 포트폴리오’도 출시했다. 디폴트옵션도 적극투자형과 중립투자형을 추가해 기존 8종에서 10종으로 확대했다.
지난 22일에는 네이버페이와 제휴해 개인형IRP 상담 서비스를 시작했다. 상담 후 우리WON뱅킹 링크가 전송되면 우리WON뱅킹 앱으로 이동해 개인형IRP 신규 가입이 가능하도록 연계했다. 향후에는 우리은행 연금 상담 후 별도로 우리WON뱅킹 앱에 접속하지 않고 우리은행 모바일 웹사이트에서 가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편의성을 높일 계획이다.
박의정 우리은행 연금마케팅지원팀장은 “앞으로도 플랫폼 기업과의 협업을 확대해 연금 가입자의 접점을 넓히고, 편의성 높은 디지털 연금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오프라인 서비스도 강화했다. ‘찾아가는 연금서비스’는 디지털 서비스의 한계를 현장에서 보완한다. 본부 연금 전문가와 영업점 직원이 기업을 방문해 가입자의 DC·IRP 계좌를 점검하고 투자성향과 은퇴 시기에 맞는 운용전략을 제안한다. 카카오톡 연금레터를 통해 운용 현황을 정기적으로 알리는 방식도 병행하고 있다.
이처럼 상품 선택지를 늘리고 가입자가 포트폴리오를 점검할 접점을 확대하면 방치된 원리금보장형 자금이 실적배당형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진다. 실제 원리금 비보장형 비중과 DC·IRP 적립금이 동시에 상승했다는 점은 우리은행의 관리 중심 전략과 성과 사이의 연관성을 뒷받침한다.
경력 채용·연금리더로 역량↑
상품과 서비스뿐만 아니라 경력 채용과 조직 개편을 통해 내부 역량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우리은행은 2024년 말 연금사업본부를 기존 영업부문에서 WM그룹으로 편입했다. 퇴직연금을 기업 거래에 부수되는 상품이 아니라 고객의 생애주기를 관리하는 자산관리 사업으로 재정의한 조치다.
2025년 6월 말에는 세무 컨설팅 기능을 연금사업부로 이관해 제도 설계와 자산운용, 노무, 세무를 연계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기업에는 퇴직연금제도 도입과 재정 관리, 가입자에게는 상품 선택과 연금 수령까지 지원할 수 있도록 기능을 모은 것이다.
경력 채용 역시 퇴직연금 사업의 기능을 세분화하는 방향으로 진행됐다. 우리은행은 2025년 9월과 2026년 4월 기업·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제도 컨설팅과 적립금 유치, 제안서 작성, 거래기업 사후관리를 담당할 퇴직연금 컨설턴트를 모집했다. 단순 상품 판매 경험이 아니라 기업영업을 통한 적립금 유치와 가입자 교육, DC·IRP 상담 경력을 요구했다는 점에서 기업 계약부터 임직원 관리까지 연결하려는 채용으로 풀이된다.
2025년 11월에는 DC·IRP 상담부스와 가입자 교육·설명회, 신규 유치를 담당할 다이렉트마케팅 전문인력 채용에 나섰다. 기업 컨설턴트가 퇴직연금 계약의 의사결정권자를 공략한다면 다이렉트마케팅 인력은 실제 상품을 선택하는 근로자와 개인 고객의 운용 참여를 높이는 역할을 맡는다. DC·IRP가 2분기 적립금 증가액의 96.8%를 차지한 점을 고려하면 성장 부문에 현장 인력을 집중한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6월에는 계리평가와 재정검증, ALM, 시스템 개선 경험을 갖춘 퇴직연금 계리사도 모집했다. DC·IRP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면서도 전체 적립금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하는 DB의 제도 운영과 리스크 관리 역량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기업 적립금을 유치하는 컨설턴트, 가입자의 운용을 지원하는 다이렉트마케팅 인력, DB의 재정 안정성을 점검하는 계리사를 각각 확보해 영업·관리·제도 전문성을 동시에 강화하려는 구조다.
본부 중심의 전문성을 영업 현장으로 확산하기 위해 2025년 11월에는 전 영업점에 ‘연금리더’를 배치했다. 연금리더는 신규 유치뿐 아니라 고객의 상품 변경과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지원하고, 영업점 직원 교육과 기업 설명회 현장 지원도 맡는다.
연금리더의 성과 기준에 상품 전환과 리밸런싱 상담·실행, 직원 교육 등이 포함된 점도 주목된다. 적립금 유치 규모만 평가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고객 수익률 관리와 내부 전문성 확산을 평가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본부에서 설계한 상품과 서비스를 영업점의 실제 상담으로 연결하는 마지막 고리를 마련한 셈이다.
이에 더해 6월 말 하반기 영업점 KPI를 개편하고 7월부터 퇴직연금·PB 신규 고객 유치 관련 항목의 배점을 확대했다. 수익률에서 개선세를 보였지만 은행권 적립금 순위는 여전히 4위인 만큼, 하반기 신규 고객 유치 확대를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김성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voice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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