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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로 또 같이' 디지털자산 동맹···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선택은 [디지털자산 지형도]

김성훈 기자

voicer@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2-03 07:40

KB '테더'·신한 '이더퓨즈'·하나 '써클'···글로벌 진출도 준비
우리, 디지털자산 MOU '잠잠'··동맹 ·주도 vs 협력 '기로'

'따로 또 같이' 디지털자산 동맹···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선택은 [디지털자산 지형도]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김성훈 기자] "스테이블코인은 새로운 성장의 기회다. 다양한 파트너사들과 협업해 활용처 확보하고 발행부터 유통, 사용 및 환류까지의 완결 생태계 구축이 목표"

함영주닫기함영주기사 모아보기 하나금융 회장이 스테이블코인과 디지털자산 생태계 조성에 대한 계획을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디지털자산 관련 주체들의 상호 협력 등 동향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KB금융은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1위 기업 테더 와의 협력을 논의했고,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삼성을 중심으로 연대를 구축했다.

남은 것은 우리금융이다. 현재까지는 조용하고 독자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임종룡닫기임종룡기사 모아보기 회장이 앞으로도 우리금융만의 디지털자산 경쟁력 강화를 추구할지, 타 금융지주 혹은 국내외 대형사와의 협업을 통한 확장을 선택할지 주목된다.

삼성-신한-하나 디지털자산 동맹 구축

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최근 삼성과 함께 디지털자산 생태계 관련 협업 논의를 시작했다.

삼성은 글로벌 브랜드 인지도와 플랫폼, 네트워크로 디지털자산 '유통' 부문에서 국내 최고의 파트너사로 꼽힌다.

글로벌 IT리서치 기업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의 글로벌 스마트폰 점유율은 19%로 2위를 기록했다. 1위인 애플과의 차이는 단 1%p다.

삼성이 갤럭시 스마트폰 등을 통해 제공하는 디지털 지갑 서비스 '삼성월렛' 가입자 수는 1866만명을 넘어섰다.

디지털자산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진옥동닫기진옥동기사 모아보기 회장과 함영주 회장이 삼성을 찾은 이유다.

신한금융, 씨티 손잡고 해외 진출까지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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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을 중심으로 합종연횡을 보이는 신한지주와 하나금융이지만, 양 사는 각자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외부 기업과의 별도 MOU 체결에도 힘을 쏟고 있다.

먼저 진옥동 회장은 최근 씨티그룹 경영진과 만났다.

글로벌 인수금융·PF에 대한 협력 논의와 함께 디지털자산 분야에서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신한금융과 씨티그룹은 앞으로 예금토큰 등 디지털자산을 기반으로 하는 국제 결제 인프라를 함께 구축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씨티그룹 외에도 신한금융은 신한은행, 신한투자증권 등 주요 계열사를 통해 외부 기업과의 디지털 자산 관련 협력을 진행해왔다.

신한은행의 경우 2020년 LG CNS와 디지털화폐 플랫폼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2021년에는 'KDAC'·'비트고'와 디지털자산 커스터디(수탁) 솔루션 공동 개발 MOU를 맺었다.

KDAC은 코빗·블로코·페어스퀘어랩 등 블록체인 분야 전문 기업들이 컨소시엄을 이뤄 설립한 디지털자산 커스터디 기업으로, 신한은행이 2021년 전략적 투자를 진행했다. 비트고는 하나금융이 투자한 커스터디 전문 회사다.

지난 2018년부터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과 실명확인 입출금계정 계약을 맺고 있어, 코인 발행 후 거래 경로도 이미 확보한 상태다

신한투자증권 역시 2022년 가상자산 커스터디 관련 핀테크 기업 '델리오'와 업무협약을 맺었고, 올해 1월에는 이더퓨즈(Etherfuse)와 MOU를 체결해 채권기반 스테이블본드의 글로벌 유통 기반을 마련했다.

이더퓨즈는 미국과 멕시코를 기반으로 하는 RWA(실물연계자산) 플랫폼 기업으로, 2024년부터 멕시코·브라질 국채를 기초자산으로 한 스테이블 본드를 성공적으로 발행하며 이름을 알렸다.

하나금융, 국내 첫 금융권 디지털자산 컨소시엄 구성

하나금융 역시 디지털자산 생태계 조성을 위한 외부 네트워크 확장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2024년 글로벌 가상자산 커스터디 기업 비트고에 지분 투자를 진행했고, 작년 8월에는 하나은행이 '테더'와 함께 미국의 스테이블코인 양대 기업으로 불리는 '서클'과 포괄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같은 해 12월에는 두나무와의 블록체인 기반 신기술 개발·고도화 MOU를 통해 국내 1위 가상자산 거래소 사업자 업비트와 인연을 맺었다.

국내 4대 금융지주 중 처음으로 '금융권 컨소시엄'을 구성한 것도 하나금융이다.

BNK금융·iM금융·JB금융·SC제일은행·OK저축은행이 함께 참여한 해당 컨소시엄은 향후 공동 출자로 SPC(특수목적회사)를 설립, 스테이블코인 발행과 생태계 구축에 긴밀하게 협력할 방침이다.

KB금융은 미국 스테이블코인 1위 사업자 '테더'와 협력을 타진하고 있고, 작년 3월 국민은행이 빗썸과 실명계좌 제휴 계약을 맺으며 디지털 자산 관련 외부 인프라를 다졌다.

지난 2020년에는 커스터디 전문 기업 '코다(KODA, 한국디지털에셋)'를 설립해 수탁·운용 부문에서의 경쟁력도 확보한 상태다.

우리금융 디지털 자산 동맹 행보 주목

금융지주들이 이처럼 적극적으로 우군 확보에 나서는 것은 발행부터 유통, 수탁, 운용, 거래까지 모두 가능한 플랫폼을 만들기 위해서다.

국내 빅테크 3사가 그래했듯, 유용한 플랫폼을 먼저 구축하는 것이 고객을 선점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이유는 정부의 스테이블코인 발행 관련 규정이다.

현재 업계에서는 은행이 스테이블코인 발행에서 지분 50% 이상(50% + 1주)을 보유하도록 하는 규정이 디지털자산 입법안에 포함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를 위해서는 은행이 타 회사 지분을 15% 이상 보유할 수 없도록 하는 현행 법상 최소 5개 은행이 모여 컨소시엄을 구성해야 발행사 기준을 충족할 수 있는 것이다.

디지털 자산 발행에 한해 지분을 추가로 보유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패키지로 통과된다고 해도, 다수의 은행과 미리 협력 관계를 맺어두는 것이 향후 플랫폼 구축과 고객 유입에 훨씬 유리하다.

관건은 우리금융이다.

우리금융은 지난 2022년 이미 우리은행 혁신기술사업부에서 디지털 자산의 결제·인증·자산 관리 등이 모두 가능한 수준의 블록체인 플랫폼을 구축, 자체 스테이블코인 발행 계획까지 세웠었다.

수탁·운용 부문도 2024년 비댁스(BDACS)와의 MOU를 통해 해결했지만, 아직 제휴를 맺은 가상자산 거래소가 없고 외부 금융사와의 적극적인 MOU 활동도 보이지 않고 있다.

삼성의 주거래 은행이 우리은행이고, 지난해 삼성월렛의 머니 충전·포인트 연동 관련 단독 사업자로 선정됐지만 디지털자산 관련 직접적인 협력 관계에 대한 언급은 없는 상황이다.

신한과 하나금융이 삼성과의 파트너십을 논의하기 이전이었다면 개별 사업을 논의할 수도 있었겠지만, 이제 삼성과 코인 사업을 함께하기 위해서는 신한·하나와도 손을 잡아야 한다.

최근 우리은행이 한화그룹과 금융 지원 협약을 체결했지만, 한화의 경우 B2C보다 B2B에 특화된 자회사가 많고 계열 생명보험사 시장 점유율도 업계 3위 수준이어서 디지털 자산 파트너로서는 적합하지 않다는 의견이 많다.

디지털 자산으로 국내 사업을 진행하든, 글로벌 결제망에 도전하든 주력이 될 파트너가 필요한 상황인 것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정부로부터 디지털자산 사업자 인가를 받기 위해서도, 향후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글로벌 진출 측면에서도 결국 탄탄한 컨소시엄이 중요할 것"이라며 "우리금융의 경우 새로운 컨소시엄을 주도할지, 기존 동맹과 손을 잡을지 결정해야 할 기로에 서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성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voice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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