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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아사(餓死) 위기서 SK 만났고,단기실적 대신 AI시대 봤다

곽호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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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5-11-10 05:00

“프로바이더에서 크리에이터로”
AI 생태계와 협력해 미래 설계

내년 차세대 HBM 경쟁도 앞서
증권사 목표주가 100만원도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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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5년생 / 고려대 재료공학 박사 / 현대전자(SK하이닉스 전신) 입사 / SK하이닉스 D램 공정3 팀장 / 미래기술연구원(상무) / 청주FAB 담당(전무) / 제조·기술담당(부사장) / 안전개발제조총괄(사장) / SK하이닉스 대표이사(현재)

△1965년생 / 고려대 재료공학 박사 / 현대전자(SK하이닉스 전신) 입사 / SK하이닉스 D램 공정3 팀장 / 미래기술연구원(상무) / 청주FAB 담당(전무) / 제조·기술담당(부사장) / 안전개발제조총괄(사장) / SK하이닉스 대표이사(현재)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곽노정닫기곽노정기사 모아보기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최근 열린 ‘SK AI 서밋’ 기조연설에서 “풀 스택 AI 메모리 크리에이터로 거듭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고객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생태계와 협력해 더 큰 가치를 만들 것”이라며 “공동 설계자이자 파트너, 그리고 생태계 기여자로서 AI 인프라 미래를 함께 설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곽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적시에 공급할 것”이라고 했는데,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새로운 경영 비전을 선포한 셈이다. 이는 급변하는 AI 시대 변화를 잘 보여준다.

SK하이닉스가 보다 주도적 제품 개발을 통해 AI 핵심 인프라로 꼽히는 메모리 반도체 산업을 이끌겠다는 포부다. “파트너와 경쟁하지 않고, 빅테크와 정부, 스타트업 등 여러 파트너들과 AI 사업 기회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한 최태원닫기최태원기사 모아보기 SK 회장 발언과 맥을 같이 한다.

엔지니어 출신 CEO
곽노정 사장은 2022년 3월 SK하이닉스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1964년생으로 고려대 재료공학과에서 학사·석사·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4년 SK하이닉스 전신인 현대전자에 입사했다. 이후 30여 년간 SK하이닉스에서만 근무했다.

D램 공정 3팀장, 미래기술연구원, 청주 팹 담당, 제조·기술 담당, 안전·개발·제조 총괄 등 기술 분야를 두루 맡아온 정통 엔지니어 출신 CEO다. 곽 사장 전임자인 박성욱닫기박성욱기사 모아보기 전 부회장, 이석희닫기이석희기사 모아보기 사장 역시 현대전자 출신 엔지니어로 CEO 자리까지 오른 바 있다. 회사 문화를 잘 아는 기술자들이 최고 자리까지 오르는 전통이 13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곽 사장은 지난 8월 열린 SK 이천포럼에서 “아사 직전 위기에서 SK를 만나 도약을 이뤘다”며 “경쟁사들이 단기 실적에 집착할 때 HBM 차세대 메모리 개발에 전략적으로 집중해 업계 선두주자에 오를 수 있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글로벌 D램 1위 도전
SK하이닉스는 올해 3분기에만 영업이익으로 11조 4,000억원을 벌어들였다. 지난 2023년 영업손실 7조 7,000억원과 비교하면 극적인 반전이다. 곽 사장이 언급한 대로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HBM 개발과 생산에 집중한 전략이 폭발하는 AI 수요에 대응하는 핵심 원동력이 됐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사상 처음으로 세계 D램 1위 자리를 노리고 있다. 1992년부터 이 분야 1위를 지켜온 삼성전자와의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는 평가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 2분기 D램 매출 122억 3000달러로 시장 점유율 38.7%를 달성하며, 33.7%인 삼성전자를 5.0%포인트 차이로 제쳤다. 지난 1분기에도 SK하이닉스는 점유율 38.7%로 삼성전자(32.7%)를 앞섰다.

SK하이닉스가 AI 시장을 주도하는 엔비디아 GPU에 HBM을 공급하고 있다는 점이 이러한 격차를 만든 요인으로 분석된다. 다만 3분기 들어 메모리 반도체 시장 판도는 급변하고 있다. 메모리 업체들이 HBM 생산에 집중하면서 공급이 부족해진 일반 D램 가격이 폭등했다.

일반 D램 시장이 커질 경우 절대적 생산량 우위에 있는 삼성전자가 유리하다. 일반 D램 가격이 HBM 가격 수준까지 오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삼성전자도 최근 엔비디아에 HBM3E 공급에 성공하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앞서 나가는 HBM4
곽노정 사장 관심은 올해 실적보다 내년 이후 사업 전략에 쏠린 것으로 보인다. HBM 사업은 고객사와 정해진 물량을 공급한 이후 생산에 들어가는 ‘선주문’ 방식 특성이 있어, 올해 매출은 이미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내년 차세대 HBM4 경쟁에서도 SK하이닉스가 한발 앞서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곽 사장은 지난달 “HBM4는 고객이 원하는 성능·속도·기능 등을 모두 충족해 양산 체계까지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어 열린 실적발표 설명회에서 회사는 내년도 HBM4 물량을 이미 ‘완판’했으며, 추가 물량 확보를 위한 증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세대 제품인 HBM3E에서 마이크론과 양대 경쟁 관계를 구축했으나, 일부 해외 투자은행 리포트는 마이크론이 엔비디아 요구를 맞추지 못해 “HBM4 출시가 최소 2027년까지 미뤄질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고객사 HBM4 스펙 상향 요구에 맞춘 제품을 샘플링하고 대량 공급을 위한 생산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SK하이닉스가 HBM4부터 TSMC에 베이스다이 제작 공정을 외주한 탓에 수익성 훼손 우려를 제기하고 있지만, 회사는 “내년에도 올해와 비슷한 수익률을 유지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SK하이닉스 영업이익률은 33%에 이른다.

곽 사장은 경쟁보다는 생태계 협업을 통한 시장 확대를 더욱 중요하게 보고 있다. 지난 4월 대만에서 규모 7.2 지진으로 TSMC 일부 생산라인이 멈추자, 곽 사장 명의로 위로 성명을 내며 “깊은 위로를 전하고 저희도 최대한 돕겠다”고 했다.

풀 스택 AI 크리에이터 비전
이러한 고객 중심의 파트너십을 차세대 제품에도 잇겠다는 의지가 바로 '풀 스택 AI 메모리 크리에이터' 비전이다.

이 비전의 핵심은 메모리 반도체라는 하드웨어(장치)만을 단순하게 공급하는 기존의 '프로바이더(공급자)' 방식을 탈피해, 고객이 쓰는 시스템의 소프트웨어(프로그램) 환경까지 고려한 통합 해결책을 제공하는 '크리에이터(창조자)'가 되겠다는 선언이다. 즉 일반 D램, 낸드 등 모든 메모리 반도체 영역을 HBM처럼 AI에 최적화된 맞춤형 해결책으로 시장을 혁신하겠다는 의미다.

구체적으로 SK하이닉스는 기존에 모든 곳에 두루 쓰이던 D램의 역할을 세분화해 각 영역에 가장 적합한 AI-D(AI D램) 해결책을 준비 중이다.

특히 데이터 처리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병목 현상(데이터 정체 문제)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AI-D B(돌파)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이 솔루션은 PIM(메모리 안에서 연산 처리)이나 CMM(메모리 연결 모듈) 같은 혁신적인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컴퓨터 시스템의 데이터 전송 효율을 극대화해 AI 연산의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대용량 저장 장치인 낸드플래시 역시 AI-N(AI 낸드)이라는 이름으로 차세대 혁신을 준비하고 있다. 낸드는 통상 많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지만, 데이터에 접근하는 속도 면에서 D램에 비해 뒤처지는 한계가 있었다.

SK하이닉스는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AI-N B(대역폭) 솔루션을 통해 낸드를 수직으로 쌓아 HBM과 유사한 구조를 결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대용량과 저비용이라는 낸드의 장점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데이터가 이동하는 통로인 대역폭을 대폭 확대해 AI 데이터센터에서 요구하는 초고속 성능을 구현하겠다는 전략이다.

시가총액 400조 돌파 ‘천정부지’ 주가
SK하이닉스는 주식 시장에서도 단연 주목받는 종목이다. 올해 코스피 수익률 상승을 이끈 기업 중 하나로 평가된다.

곽 사장은 지난해 1월 CES 2024에서 “3년 안에 시가총액 200조 원을 보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당시 회사 시가총액은 약 98조 원이었다.

그런데 올해 SK하이닉스 주가는 연초 대비 약 3.4배 폭등했다. 이달 시가총액은 400조 원을 돌파했다.

최근 상승세로 보면 향후 시가총액 적정 수준을 가늠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 증권사들은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100만 원까지 제시하기도 했다.

SK하이닉스 주가가 100만 원에 도달하면 시가총액은 약 730조 원으로 계산된다.

곽노정 사장은 지난달 시가총액 목표와 관련한 기자들 질문에 “지금 주가를 이야기하기에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고객들과 더 밀접하게 협력해 진정한 파트너로 거듭나는지를 목표로 삼겠다”고 답했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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