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신탁이익 등의 영향으로 개선됐던 비이자이익이 다시 악화됐고, 비용효율성과 자기자본이익률 역시 나빠졌다. 특히 지방경기 침체 여파로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이 전년동기 대비 2배 가까이 불어난데다 연체율도 2배 넘게 늘어 1%대에 진입하는 등, 건전성 지표가 눈에 띄게 나빠진 모습이었다.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등 전분야 대출총량이 늘며 이자수익은 늘었지만, 기준금리 인하 여파로 예대금리차가 좁혀져 순이자마진은 떨어졌다.
김태한 행장은 지난 20일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지역상생·금융소비자보호·AI·디지털금융·건전성·우량자산’ 등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에 걸맞게 하반기 경남은행의 과제 역시 디지털 전환을 통한 경영 효율성 제고 및 우량자산 중심 건전성 관리가 될 전망이다.
상반기 경남은행의 총자산은 52조7680억원 규모로, 지난해 51조5470억원 대비 2.3%가량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827억원으로 직전해 2511억원보다 무려 27%나 감소했으며, 당기순이익은 1585억원으로 직전해 2043억원보다 22.4%가량 줄었다. 2분기 기준 당기순이익만 놓고 봐도 전년대비 13.6% 감소한 891억원에 그쳤다. 1분기에도 694억원으로 부진했던 흐름이 상반기 내내 이어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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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간 대출은 가계·기업을 가리지 않고 모두 늘었다. 가계대출은 12조7870억원에서 13조5110억원으로, 대기업대출은 2조310억원에서 2조5750억원으로, 중소기업대출은 24조6680억원에서 25조1920억원으로 모두 증가했다.
대출자산이 증가한 결과 경남은행의 핵심 수익인 이자이익의 경우 지난해 상반기 5148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5095억원으로 소폭 줄어드는 데 그쳤지만, 비이자이익이 지난해 상반기 651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363억원으로 눈에 띄게 줄었다. 특히 수수료부문 이익이 261억원에서 163억원으로 줄어든 것이 뼈아팠다. 순이자마진 역시 1.87%에서 1.80%까지 줄어들며 전반적인 수익이 나빠졌다.
기존에 경남은행은 유가증권 및 투자 실적에서 비이자이익을 확보해왔고, 지난해에는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내기도 했다. 그러나 지방경기 침체 여파로 PF를 비롯한 건설·부동산관련 기업들이 무너지면서, 이 여파가 경남은행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경남은행의 상반기 누적 대손율은 지난해 0.40%에서 올해 0.51%로 올랐다.
경남은행의 상반기 실적 중 가장 좋지 않았던 부문은 건전성이었다.
2분기 경남은행의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지난해 0.43%에서 올해 0.91%로 2배 가까이 급증했다. 은행의 손실흡수능력을 나타내는 NPL커버리지비율 역시 같은 기간 222.4%에서 108.8%로 반토막이 났으며, 연체율은 0.45%에서 1.02%로 두 배 넘게 뛰었다. 최근 3년 사이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역 경기침체의 장기화에 따른 지역 기업들의 부진이 원인으로 꼽혔다.
지난해 전국 종합건설업 폐업 건수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경남지역의 경우 폐업에 나선 건설업체 수가 지난해(13건)보다 2배 이상 늘어난 25건으로 집계됐다. 경남은행의 원화대출금 구성의 약 15%가량이 건설·부동산업에 쏠려있는데, 이 같은 구조가 경남은행의 건전성 악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해석된다.
자산의 매각·상각도 전분기 대비 크게 줄었다. 매·상각자산은 지난해 2분기 1623억원에서 올해 2분기 777억원으로 감소했다. 이 중 고정이하자산 매각이 392억원으로 전체의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다만 자본적정성은 소폭 개선됐다. BIS비율은 14.96%에서 15.04%로, CET1비율은 13.49%에서 13.97%로 늘었다.
최근 경남은행은 꾸준한 자금조달을 통해 자본적정성 개선에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달 초 BNK부산은행·한국주택금융공사와 함께 ‘커버드본드 지급보증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600억원 규모의 ‘ESG 한국형 녹색채권’을 발행하기도 했다.
김태한 은행장은 최근 경영전략회의에서 농구 전략인 ‘런앤건(Run and Gun, 상대편 수비 진영이 갖춰지기 전 상대진영으로 빨리 뛰어가며 공을 멀리 패스해서 골을 넣는 속공 전략)’을 예로 들었다. 김 행장은 “BNK경남은행 직원들의 마인드를 바꾸고 분위기를 전환하고 싶다면 주저 말고 여기 있는 부점장들이 공을 받기 전에 먼저 뛰어가라. 그런 노력 하나하나가 우리의 DNA가 되고 원팀을 만드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주문했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