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 /사진제공=토스뱅크

토스뱅크는 후발주자라는 리스크를 안았음에도 이은미 대표 체제 이후 빠르게 실적을 쌓아간 결과 7분기 연속 흑자는 물론 건전성 관리까지 성공하며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모습을 보였다.
올해 1분기 토스뱅크의 당기순이익은 187억원으로 전년동기(148억원) 대비 26.15% 증가했다. 출범 이후 최대 실적인 것은 물론 7개 분기 연속 흑자 행진이다.
총자산이익률(ROA)는 0.24%로 전년동기 0.21%보다 0.03%p 개선됐다. 예대금리차는 4.17%에서 3.70%로 줄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1분기 토스뱅크의 순이자이익은 2045억원으로 전년(1759억원) 대비 16.30% 증가했다. 명목 순이자마진(NIM)은 2.60%로 안정적으로 수익성을 유지했다.
비이자이익은 -152억원으로 적자 기조를 유지했으나, 전년동기(-167억원) 대비 적자 폭이 줄었다. 이 같은 비이자이익은 토스뱅크의 수수료가 대부분 무료라는 특성 때문인 것에서 기인했다고 토스뱅크는 설명했다.
다만 토스뱅크는 “WM (목돈굴리기), 체크카드 및 PLCC, 함께대출 등 수익원의 다양화와 빠른 성장으로 비이자부문의 손익구조가 점차 개선되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하는 한편, “이제 설립 3년차인 만큼 서비스 다양화에 나서고 있고, 전체 고객에 가해지는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이 부문을 개선할 수 있는 균형점을 찾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비이자이익은 적자를 유지하고 있지만, 무료 서비스에서 오는 고객들의 높은 이용률은 토스뱅크의 강력한 자산이다. 토스뱅크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와 플랫폼 기능 강화 결과 비이자이수익은 지난해 247억원에서 올해 372억원으로 51%가량 늘어난 상태다.
1분기 기준 토스뱅크의 고객 수는 1245만명으로 전년동기(986만명) 대비 26.33% 증가했으며, MAU는 865만명으로 업권 내 최상위권에 진입했다. 같은 기간 KB금융의 모바일 앱인 KB스타뱅킹의 MAU는 1303만명, 신한금융의 신한SOL뱅크는 1000만명,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의 전용 앱도 700만명대 MAU가 나타나고 있는 바, 토스뱅크의 MAU는 시중은행들과 견주어도 부족하지 않은 모습이다.
토스뱅크는 “고객 수 성장이 활성고객 증대로 이어지며 플랫폼 파워가 더욱 강화, 외환 송금, 액티브 시니어 특화 서비스, 금융상품 직접 판매 등 출시를 예정 중인 서비스의 탄탄한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여기에 내년 주택담보대출이 취급되기 시작하면 토스뱅크의 수익성은 더욱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은미 대표는 올해 미디어데이에서 “전월세대출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서비스를 결합하는 식으로 주담대 분야 차별성을 검토 중”이라며, “주담대는 한 번 나가면 30년, 그 이상도 가기 때문에 훨씬 더 꼼꼼하고 치밀한 준비를 통해 관련 상품 출시를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토스뱅크의 ‘25년 1분기 기준 여신잔액은 14조8500억원, 수신잔액은 30조300억원을 기록하며 각각 7.2%, 6.08%씩 늘어난 실적을 거뒀다. 총자산은 32조5300억원 규모를 기록하며 직전해 30조6176억원보다 늘었다. 같은 기간 평잔 예대율은 57.50%로 전년동기(56.42%) 대비 1.08%p 가량 상승했다.
주목할만한 부분은 총여신이 늘어나는 와중에도 고정이하여신 및 무수익여신의 규모가 줄어들며 건전성이 개선됐다는 점이다. 인터넷은행들은 당국으로부터 중저신용자 대출비중을 일정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권고받고 있고, 토스뱅크의 1분기 중저신용자 대출비중이 34.3%로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관리가 이뤄진 것이다.
토스뱅크의 고정이하여신은 지난해 1분기 1651억원에서 올해 1분기 1450억원 규모로 줄었다. 기업대출이 457억원에서 381억원으로, 가계대출이 1194억원에서 1069억원으로 감소했다. 무수익 여신의 감소폭은 더 컸는데, 지난해 1분기 1389억원에서 올해 856억원으로 크게 감소하며 전체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1.00%에 달하던 토스뱅크의 무수익여신 비중은 1년만에 0.58%까지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은행의 손실흡수능력을 나타내는 NPL커버리지비율은 285.62%로 전년도보다 79.27%p 상승했고, 연체율은 같은 기간 0.08%p 감소한 1.26%를 기록했다.
토스뱅크는 “위험가중자산(RWA) 비중이 낮은 전월세자금대출이 지속 성장하고, 흑자 전환으로 자기자본 감소 요인들이 제거되며 견조한 자본적정성 속에서 지속적인 성장 여력이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미디어데이에서 이은미 대표는 “재무건전성도 기하면서 우리가 지금까지 해온 혁신을 지속하는 것은 물론, 이자·비이자이익 동반 성장과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모두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미 광주은행과 함께대출 서비스를 선보였듯, 다른 은행과도 기회가 있으면 계속해서 협업을 확대할 계획이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은미 대표는 “다른 은행들이 성숙기에 진입했다면 토스뱅크는 이제 3년 반 된만큼 성장하고 있는 단계라고 생각한다”며, “수익을 가지고 계속해서 성장하는 것에 재투자할 것이고, 당장의 수익 크기보다는 투자와 혁신에 초점을 맞춘 성장엔진 점화에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이 대표가 제시한 두 가지 방안이 바로 ’시니어‘와 ’해외‘다.
먼저 토스뱅크는 가까운 시일 중 중장년 및 시니어 고객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관련 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40~50대의 ’영 시니어‘, ’액티브 시니어‘ 등이 타깃으로 제시됐다. 현재 40대 이상이 토스뱅크 고객의 2명 중 1명(48%)에 가까운 만큼, 금융 외에도 헬스케어, 자산관리 등과 연계된 라이프케어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것이다.
이은미 대표는 “2차 베이비부머 퇴직하면서 이들의 금융 니즈가 활발해질 것”이라며, ’시니어 분들은 대출보다는 자산관리, 수신쪽을 보고 계실 것이고 우리도 그렇게 본다. 특히 액티브 시니어는 어플리케이션도 능숙하게 활용할 수 있어 영업점이 없는 토스뱅크 특성에도 빠르게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글로벌 확장 가능성도 검토하고 있다. 동남아 등 개발도상국과 더불어 선진국 시장도 대상으로 보고 있다. 현지 규제 환경과 고객 특성을 분석해 해외에서도 의미 있는 금융 모델을 만들어 가겠다는 포부다.
이은미 대표는 “신흥시장은 성장 측면에서 기회가 있다고 보고, 선진시장은 금융 시스템이 선진화됐어도 고객경험 측면에서 추가적인 선진화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며, “특정 국가를 한정짓지는 않고 여러 나라를 같이 보고 있고, 우리에게 먼저 연락이 오는 곳도 있어 여러 옵션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해외 모델은 처음에는 지분투자 등의 형태로 생각하고 있고, 일정 부분은 뱅킹 서비스 기술력으로 제휴를 맺는 전략 등을 고려 중”이라고 언급하는 한편 “해외 여러 기관 등의 러브콜이 들어오기도 해 적극적인 검토 중에 있다”고 부연했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