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한국벤처투자에 따르면, 2025년도 해외 VC 글로벌 펀드 출자사업 접수 결과, 총 79개 조합이 신청했으며 목표 결성금액은 135억달러(약 18조원)에 달한다.
전체 접수 조합은 79개로 세 가지 전략 트랙에만 19개 조합이 몰렸고, 약 6조원 규모의 자금이 움직였다. 단일 트랙 중심이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분야별로 출자 구조를 바꾼 첫 실험이 초반부터 효과를 낸 셈이다.
이전 해외 출자 사업으로 글로벌 VC들이 한국 벤처 생태계에 주목하고 있다는 점도 분명해졌다는 평가다. 특히 정책적으로 강조된 AI와 기후테크 분야에 자금이 몰린 것은, 단순한 제도 변화가 아니라 시장이 방향성에 응답한 결과로 해석된다.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벤처투자 시장 글로벌화 선진화 방안'의 후속 조치라는 게 한국벤처투자의 설명이다.
해당 대책은 2023년 10월 관계부처 합동으로 마련됐으며, 이후 ▲싱가포르 법인 VCC 설립, ▲홍대 글로벌 창업허브 개소 ▲미국 사무소의 법인화·확장 ▲벤처투자 외환신고 개편 등 다수의 글로벌 추진과제를 실행에 옮기고 있다.
특히 이번 출자에서는 특히 전략 테마형 트랙인 AI·세컨더리·기후테크 분야에는 19개 조합이 몰렸다. 이들만으로도 총 49억2000달러(약 6조7000억원)의 결성 목표가 제시됐다. 전체 조합 수에서는 24%에 그치지만, 금액 기준으로는 전체의 36%를 차지한다.
출자 비율은 펀드 결성 총액의 최대 40%까지 가능하며, 신청 펀드는 반드시 한국 기업에 최소 출자액의 1배 이상을 투자해야 한다.
기존에는 실리콘밸리 중심의 일반 펀드가 주를 이뤘다면, 이번에는 특정 전략 분야에 전문성을 가진 하우스들이 적극 움직였다는 점에서 출자사업 구조 전환이 실제 시장 참여 양상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 VC업계 관계자는 "이전까지는 한 트랙에서 경쟁하다보니 전략적 특화 하우스들이 구조적으로 소외되기도 했다"며 "올해는 출자 구조가 명확히 구분되면서, 진짜 실력자들이 자기 분야에서 실력을 보여줄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한국벤처투자는 이번 공모를 통해 자금을 공급하는 LP 역할을 넘어, 정책 방향과 글로벌 자본을 연결하게 됐다. 세컨더리 트랙으로 회수시장 활성화를, 기후테크 트랙은 탄소중립을, AI 트랙은 국가 전략기술 육성을 가능케 한다.
이 같은 구조 전환은 향후 출자사업 전반의 패러다임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시장의 전망이다.
김하랑 한국금융신문 기자 r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