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신청
  • My스크랩
  • 지면신문
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삼장 통합 경영’ 꿈꾸는 하림 김홍국 회장, ‘더미식’ 투자 속사정

손원태 기자

tellme@

기사입력 : 2025-08-18 05:00

1차 산업인 농장을 2·3차 농장·시장으로 확대
더미식은 ‘삼장 통합 경영' 완수할 ‘마지막 퍼즐'
최근 3년간 2천억 넘게 투입…부채비율 230%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 하림 김홍국 회장이 지난 2021년 10월 '더미식' 장인라면 론칭 기자간담회에서 직접 제품을 소개하는 모습 사진 = 하림지주

▲ 하림 김홍국 회장이 지난 2021년 10월 '더미식' 장인라면 론칭 기자간담회에서 직접 제품을 소개하는 모습 사진 = 하림지주

[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하림 김홍국 회장이 종합식품기업이라는 마지막 퍼즐을 완성하기 위해 ‘더미식’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이는 김 회장이 ‘삼장(三場) 통합 경영’이라는 원대한 꿈을 펼치기 위한 과정으로 해석된다.

‘농장-공장-시장’으로 연결되는 ‘삼장 통합 경영’은 생산부터 가공, 유통, 판매 등의 전 과정을 아우른다. 김 회장이 굵직한 인수합병(M&A)을 추진해 하림이라는 거대 그룹사를 세운 이유이기도 하다.

17일 하림지주에 따르면, 김홍국 회장의 ‘삼장 통합 경영’은 1차 산업에서 머물렀던 농업을 2·3차 산업으로 확대한 것이다. 하림만의 고부가가치 식품사업으로, 여기에는 김홍국 회장의 지론이 담겨있다.

1957년생 김 회장은 11살이 되던 해 외할머니가 준 병아리 10마리를 키우면서 기업인의 꿈을 키웠다. 그는 스무 살을 갓 넘긴 1978년, 전북 익산에 황등농장을 차렸다.

김 회장은 농장에서 닭 등의 가금류를 키우다가 1986년 하림식품을 만들었다. 2000년대 들어 제일사료를 계열사로 편입하면서 사료 사업에도 진출했다.

동시에 한국농수산방송(현 엔에스쇼핑)을 설립, 유통으로 사업을 넓혔다. 김 회장은 이후에도 축산기업 선진과 돈육업체 팜스코 등을 차례로 손에 넣었다. 급기야 2015년에는 국내 벌크 1위 해운사인 팬오션마저 확보했다. 김 회장의 공격적인 M&A로, 하림은 자산총액 17조에 이르렀다. 국내 재계 순위 30위권이다.

이 모두가 김 회장의 오랜 꿈인 ‘삼장 통합 경영’을 완수하기 위한 밑그림이다. 하림그룹은 현재 국내 43개와 해외 31개, 총 74개의 자회사를 뒀다. 하림그룹의 사업 부문은 5가지로 나뉜다. ‘곡물·해운’과 ‘사료·축산’, ‘가금·식품’, ‘양돈’ 그리고 ‘유통·물류’다.

5가지 사업은 하나의 선으로 이어진다. 해외에서 사료 원료를 해운으로 들여오고, 공장은 이 원료를 배합해 사료를 만든다. 사료는 농장으로 옮겨지고, 닭과 돼지의 먹이로 사용된다. 사료를 먹고 자란 가금류는 고기가 되고, 공장은 이를 가공해 식품으로 생산한다. 이후 식품은 홈쇼핑이나 이커머스 등 유통망을 통해 소비자에게 배송된다. 하림이 추구하는 ‘삼장 통합 경영’으로, 1차 산업인 농업이 2·3차 산업으로 확대된 모습이다.

‘더미식’은 김 회장의 ‘삼장 통합 경영’ 속 마지막 퍼즐이다. 더미식이 소비자들의 밥상을 파고들수록 하림의 ‘삼장 통합 경영’도 가까워지는 것이다.

하림산업은 하림그룹의 식품 계열사로, 지난 2012년 2월 설립됐다. 이후 창립 10주년을 앞둔 2021년 10월 식품 브랜드인 더미식을 내보였다.

더미식은 자연에서 온 식재료로 최고의 맛을 내겠다는 하림만의 식품 철학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김 회장은 더미식 행사 때마다 직접 찾아 힘을 실었다. 더미식 목표 매출액으로 1조5000억 원을 내걸 정도다.

더미식은 사업 초기 라면에서 시작해 즉석밥, 냉동식품, 국·탕·찌개 등으로 식품 영역을 꾸준히 확장했다. 현재까지 출시된 더미식 제품만 118개다. 그러나 더미식 자체가 식품 후발주자인 만큼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

최근 3년 하림산업 매출(연결 기준)은 2022년 461억 원, 2023년 705억 원, 2024년 802억 원을 기록했다. 올 1분기 매출도 전년 206억 원에서 15.0% 뛴 237억 원을 썼다. 매해 두 자릿수 성장률을 이어가며, 김 회장의 기대에 부응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투자 비용 등으로 인해 적자도 그만큼 불어났다. 이 기간 하림산업의 영업손실은 2022년 868억 원, 2023년 1096억 원, 2024년 1276억 원으로 매해 쌓였다.

이에 아랑곳없이 김 회장은 하림산업에 대한 투자를 이어갔다. 하림그룹은 더미식 사업 자체가 초기 단계로, 투자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먼저 하림그룹의 유통 계열사인 엔에스쇼핑이 나섰다. 엔에스쇼핑은 더미식 론칭 전후로 하림산업에 지난 2021년 4월과 2022년 3월, 두 차례에 걸쳐 총 600억 원의 유상증자를 집행했다. 이후 엔에스쇼핑의 투자사업 부문인 엔에스지주가 하림지주에 흡수합병됐고, 하림지주가 직접 챙겼다.

하림지주는 지난 2023년 2월과 7월, 10월 세 차례에 걸쳐 하림산업에 총 1000억 원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그러다 2024년 1월과 2025년 4월, 두 차례에 걸쳐 800억 원의 유상증자를 추가로 단행했다. 이 기간 하림그룹이 하림산업에 쏟아부은 돈만 2000억 원이 넘는다.

하림산업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지난해 10월 엔에스쇼핑에서 280억 원을 단기 차입했다. 부채비율이 2022년 110.6%에서 2023년 124.0%, 2024년 226.7%로 치솟았다. 하림지주는 지난해 7월에도 더미식 라면 생산설비 확장에 403억 원, 물류센터 증축에 286억 원 등 총 689억 원을 추가로 투입했다.

하림그룹의 지난해 매출(연결 기준)은 12조2730억 원이다.

그중 하림산업은 802억 원으로, 그룹사 전체 매출에서 0.07% 비중에 그친다.

그럼에도 김 회장은 더미식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하림산업 연 매출의 3배가 넘는 자금을 아낌없이 지원했다.

김홍국 하림 회장은 과거 인터뷰에서 “‘더미식’ 라면 반응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고, 판매량도 느는 추세”라며 “하림은 이를 희망으로 보고, 생산시설도 계속해서 증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KT&G ‘Global Jr. Committee’, 조직문화 혁신 방안 제언
대내외에서 ESG 경영 성과를 인정받은 KT&G
국어문화원연합회, 578돌 한글날 맞이 '재미있는 우리말 가게 이름 찾기' 공모전 열어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