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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천NCC, 위기 봉합했지만 불씨 여전...한화 김동관 vs DL 이해욱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기사입력 : 2025-08-18 15:52

50:50 합작사 15개 분기 연속 적자 부진
3000억 투입 부도 막았지만 책임 공방 지속

[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DL이 자회사 DL케미칼을 통해 여천NCC에 1500억원을 긴급 대여하며 부도 위기를 봉합했다. 하지만 지분을 50대50으로 나눈 DL과 한화 간 갈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석유화학 불황 속 15분기 연속 적자가 이어지며 근본적 회복은 요원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동관 한화 부회장(왼쪽)과 이해욱 DL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왼쪽)과 이해욱 DL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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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L은 자회사 DL케미칼을 통해 여천NCC에 운영자금 1500억원을 대여하기로 14일 결의했다. 여천NCC는 긴급 자금 수혈로 당장 부도 위기는 넘겼지만, 회사 지분을 반반씩 보유한 DL·한화그룹간 갈등의 불씨는 남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천NCC는 1999년 12월 DL케미칼과 한화케미칼이 석유화학 부문을 50대50으로 현물출자해 출범했다. LG화학, 롯데케미칼에 이은 국내 3위 에틸렌 생산업체다. 석유화학 호황기인 2017년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업스트림 범용제품에 편중된 사업 구조 탓에 2020년대 들어 중국발 공급과잉에 따른 악영향을 직격탄으로 맞았다. 2021년 4분기 이후 15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이 기간 누적손실이 1조원에 달한다.

상황이 이렇자 대주주인 DL케미칼과 한화솔루션은 여천NCC에 1000억원씩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그러나 6월에도 여천NCC가 1500억원씩 총 3000억원의 자금을 추가 요청하자 DL·한화간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났다.

한화는 7월말 여천NCC에 대한 자금 대여를 승인했지만, DL이 추가 자금 지원에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재계에 따르면 이해욱닫기이해욱기사 모아보기 DL 회장은 지난달말 한화 관계자 등이 참석한 여천NCC 주주단 긴급회의에서 "디폴트에 빠져도 답이 없는 회사에 돈을 넣을 수 없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DL이 비판 여론과 정부 차원 무언의 압박 등에 입장을 바꿔 추가 지원을 결정했다. 그러나 두 그룹간 갈등은 여전하다. DL은 입장문을 통해 "여천NCC에 대한 '묻지마 지원'은 무책임한 모럴 헤저드"라고 비판했다. 또 양측은 여천NCC 원료공급계약과 세무조사 등과 관련한 진실공방을 주고 받으며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

여천NCC 실적 추이. 단위=억원.

여천NCC 실적 추이. 단위=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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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그룹이 여천NCC 경영과 관련해 충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1년 여천NCC 노조가 파업을 단행하자 한화는 이를 무력화 하기 위해 공권력 투입 등을 추진했다. 그러자 당시 이준용 DL 회장(현 명예회장)이 이를 비난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데 이어 "김승연닫기김승연기사 모아보기 한화 회장과 꼭 만나고 싶다"는 신문 광고를 내며 한화와 감정 싸움으로 번졌다.

또 2007년에는 여천NCC 인사가 한화 주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불만을 품은 DL 출신 직원들이 항의하는 일도 발생했다.

시간이 흘러 경영권을 물려 받은 DL 이준용 명예회장의 장남 이해욱 회장과 한화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닫기김동관기사 모아보기 부회장이 '대를 이어 갈등을 지속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여천NCC, 위기 봉합했지만 불씨 여전...한화 김동관 vs DL 이해욱이미지 확대보기


문제의 본질은 여천NCC의 사업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여천NCC 신용등급(전망)은 2022년 6월 A+(안정적)에서 올해 6월 현재 A-(부정적)까지 강등됐다. 부채비율은 2021년말 181%에서 2024년말 331%로 치솟았다. 자금 투입 효과로 올 1분기말 기준 281%로 낮아졌지만, 불황 장기화로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한 상황을 반전시키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회사는 지난 2분기에만 106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중국 석화 설비 증설, 전방 수요 둔화 등이 지속되고 있는 비우호적인 수급환경으로 저하된 이익창출력과 재무안정성을 감안할 때 여천NCC 등급전망은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여천NCC는 위기 상황에서 책임 소재가 불분명해지는 합작회사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도 나온다. 회사 경영위기 원인 중 하나가 '거액의 배당'이라는 것이다. 여천NCC 배당금은 DL케미칼과 한화케미칼이 반반씩 수령한다.

여천NCC는 석유화학 호황기인 2017~2020년 벌어들인 당기순이익이 1조8103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92%인 1조6700억원이 배당금 지급에 사용됐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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