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이마트에 따르면 SSG닷컴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4% 줄어든 3505억 원이다. 이 기간 영업손실은 141억 원 확대된 310억 원으로 집계됐다. G마켓은 매출이 181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3%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222억 원 확대된 298억 원을 기록했다. SSG닷컴과 G마켓 모두 수익성을 개선한 다른 이마트 계열사들과는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양 사의 매출 감소는 고물가와 소비심리 둔화 등이 공통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SSG닷컴은 직매입 상품의 판매가 줄었고, G마켓은 가격 민감도가 높은 상품의 거래가 감소했다.
손실이 늘어난 데는 비슷한 듯 다소 다른 배경이 작용했다. SSG닷컴은 올해 공격적으로 확장해 나간 배송 서비스와 프로모션 전개가 원인으로 나타났다. G마켓은 경쟁이 심화하는 유통환경 대응 차원에서 진행한 마케팅 활동 등 제반 비용이 증가한 점이 손실 확대의 주요인으로 꼽혔다. 미래를 위한 투자에 집중한 SSG닷컴과 안정적으로 운영 효율화 작업에 집중한 G마켓이지만, 손실은 피할 수 없었다.
올해 SSG닷컴은 CJ대한통운과의 협업을 통해 배송권역 확장에 적극 나섰다. 대전과 세종 등 충청권을 시작으로 부산, 대구, 광주, 울산 등 전국 6개 광역시를 아우르는 새벽배송망을 완성했다. 동시에 상품 구색도 확대했다. 프리미엄 식품 전문관 ‘미식관’의 식료품과 건강식품, 일상, 리빙용품, 뷰티, 반려, 소형가전 등을 중심으로 품목을 늘리고, 신선식품 선도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무조건 환불해주는 ‘신선보장제도’ 운영에도 나섰다.
SSG닷컴의 경우 매출과 영업적자는 확대됐지만 GMV(총거래액)가 늘어난 점은 고무적이다. 올해 2분기 GMV는 1조5450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4.2% 신장했다. 이는 배송 권역 확대와 위수탁 상품 매출 호조에 힘입은 결과다.
G마켓은 올해 2분기 소비 심리 위축 등 외부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운영 효율화에 골몰했다. 동시에 중장기적 고객 확보를 위한 트래픽 활성화에 주력했다. 실제 외부 마케팅 채널을 통한 트래픽은 전년 동기보다 30% 이상, 구매자는 50% 이상 증가했다.
이커머스 업계 경쟁은 올해도 여전히 치열한 모습이다. 특히 강자 중심의 시장으로 재편되면서 중소 주자들이 두각을 나타내기란 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 2분기 이커머스 성적표를 놓고 보면 쿠팡과 컬리만이 흑자를 냈다. 긴 시간 물류 등에 투자를 해온 두 기업만이 성과를 나타냈고, 나머지 이커머스 업체들은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커머스 사업 특성상 수익성을 내기 쉽지 않은 점을 증명한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SSG닷컴과 G마켓의 하반기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SSG닷컴은 올해 상반기 공격적으로 확장해 온 배송서비스와 미식관, 뷰티관 등 핵심 카테고리 버티컬 전문관을 바탕으로 플랫폼 경쟁력을 키우는 데 주력한다. G마켓은 그동안 주력해왔던 셀러 발굴과 함께 알리익스프레스와의 합작법인을 통한 글로벌 판로 확대 등이 주요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SSG닷컴은 올해 하반기 이마트 통합매입을 통해 대형 행사를 동시에 운영하는 한편, 단독 상품을 지속 개발할 계획이다. 뷰티 프리미엄 브랜드와의 전략적 협업으로 차별화 상품을 늘리고, 패션은 신규 브랜드를 확대한다. 리빙은 백화점·프리미엄 브랜드 구색 다양화에 집중한다. 쉽게 말해 돈이 되고 단가가 높은 카테고리에 집중해 수익성 강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SSG닷컴 관계자는 “상품 경쟁력을 높이고 배송 서비스를 강화해 경쟁이 격화하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차별화된 영역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G마켓은 셀러 지원 프로그램을 통한 우수셀러 확보에 집중한다. 그 일환으로 지난 6월 말부터 ‘판매자 상생교육’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중소상공인과 지역 생산자들의 온라인 판로 확대를 위해 매년 진행하는 온라인 판매 박람회 ‘상생페스티벌’에 참여하는 셀러 중 사전 신청을 한 셀러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온라인 판로 확대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및 지역생산자 셀러와 직접 만나 성장을 지원한다.
또 이에 앞선 5월부터 진행하고 있는 기획전 ‘신인의 한 수’도 키워나가고 있다. ‘신인의 한 수’는 G마켓 상품기획자(MD)가 상품 경쟁력을 갖춘 신규 셀러를 발굴해 할인을 집중하는 기획전이다. 핵심 카테고리의 우수한 상품을 발굴해 오픈마켓으로서의 본업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G마켓 관계자는 “오픈마켓 플랫폼의 본질인 상품과 가격 중심의 플랫폼 경쟁력 회복에 주력할 것”이라며 “인공지능(AI) 기술 적용 범위를 확장해 구매자 쇼핑 편의 개선에도 힘쓸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