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마트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238.2% 증가한 1593억 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12일 공시했다. 순매출액은 7조2189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2%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 연결 기준으로 이마트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배가 훌쩍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은 2017년 이후 8년 만이다. 회사 측은 “지속 혁신으로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내실 경영을 통한 수익성 중심 전략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성과의 배경에는 정 회장의 ‘절치부심’이 크게 작용했다. 이마트는 2023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적자 전환했다. 정 회장은 이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그간 즐겨하던 SNS와 골프도 끊었다.
그룹과 계열사 현안을 직접 챙기고, 각 계열사 CEO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했다. 계열사 CEO 대상으로 성과주의에 기반한 ‘신상필벌’ 인사도 뒤따랐다. 지난해 4월 신세계건설 대표이사를 경질한 데 이어 그해 6월 SSG닷컴과 G마켓 대표이사를 잇달아 교체했다.
엄격한 잣대는 정 회장 본인에게도 예외일 수 없었다. ‘책임경영’을 강조하며 지난해 연봉으로 전년보다 2.4% 줄어든 약 36억 원을 수령했다. 신세계그룹은 이와 관련해 “어려운 경영환경을 헤쳐나가기 위해 솔선수범한다는 자세로 연봉을 줄였다”고 했다. 정 회장은 또 모친 이명희닫기

독한 체질개선도 진행했다. 지난해에만 두 번의 희망퇴직을 진행하며 인력 효율화에 나섰다. 또 SSM(기업형 슈퍼마켓) 이마트에브리데이를 흡수합병, 통합매입과 통합물류로 수익성 개선 효과를 이뤄냈다. 본업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는 ‘스타필드 마켓’과 ‘이마트 푸드마켓’ 등 새로운 콘셉트의 점포를 선보이고, 고객의 니즈가 높은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를 신규 출점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덕분에 오프라인의 성적표가 대폭 개선됐다. 별도 기준(이마트·트레이더스·노브랜드·이마트에브리데이) 총 매출액은 4조6258억 원, 영업이익은 1333억 원으로 각각 전년 같은 기간보다 10.1%, 43.1% 증가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1분기 기준 2018년 이후 7년 만의 최대치다.
다만, SSG닷컴과 G마켓만큼은 여전히 정 회장의 ‘아픈 손가락’으로 남아있다. 양사는 지난해 정 회장이 수시인사를 통해 대표이사를 교체한 곳이기도 하다. 현재 SSG닷컴은 신세계그룹 내 마케팅 전문가로 통하는 최훈학 대표가, G마켓은 알리바바 출신의 이커머스 전문가 정형권 대표가 맡고 있다.
올해 1분기 SSG닷컴의 매출액은 3568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3.7% 줄었고, 영업손실은 181억 원으로 42억 원 확대됐다. G마켓 역시 매출이 2006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1.4%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121억 원으로 36억 원 불어났다.
매출 감소는 고물가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탓이다. 특히 SSG닷컴의 경우 직매입 중심의 그로서리 영역이 특히 영향을 받았고, G마켓은 가격 민감도가 높은 고관여 상품의 거래액이 감소하면서 매출에 영향을 미쳤다.
SSG닷컴은 올해 주 7일 배송과 당일배송, 도착보장 등 배송 서비스 강화에 주력하는 동시에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과 충청권, 부산권, 대구권 등 광역시를 중심으로 배송권역을 확대하면하면서 적자폭이 커졌다.
G마켓도 마찬가지다. 스타배송 등 신규 서비스 론칭을 위한 마케팅 활동 등으로 제반 투자 비용이 증가하면서 영업손실이 늘어났다.
양사 모두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이는 치열한 시장 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선제적 투자라는 설명이다. SSG닷컴 측은 “차별화된 상품 경쟁력과 배송, 전문관을 아우르는 특화 서비스를 바탕으로 세대를 아우르는 신뢰도 높은 플랫폼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G마켓 측은 “2분기에는 핵심 브랜드사 및 셀러와의 협력을 가속화하고, 일반상품(3P)에 도착보장을 적용하는 ‘판매자 스타배송’ 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오픈마켓 플랫폼으로서의 경쟁력 제고에 주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슬기 한국금융신문 기자 seulg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