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체거래소 넥스트레이드(NXT)가 거래량 제한 규정을 피하기 위해 79개 종목의 거래를 전격 중단하면서, 금융 시장이 단순한 '운영상 해프닝'을 넘어선 제도와 현실의 충돌을 마주하고 있다. 사진=넥스트레이드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3월 출범한 넥스트레이드는 불과 반년 만에 전체 주식 시장 거래량의 15%에 육박했다. ‘상상 이상의 속도’로 몸집을 키운 것이다. 혁신적인 거래 구조, 낮은 수수료, 그리고 빠른 주문 체결 시스템으로 유입된 유동성은 곧바로 기존 시장 질서와의 마찰로 이어졌다.
●15% 룰, 과연, 누구를 위한 규제일까?
현행 자본시장법 시행령은 대체거래소의 시장 점유율이 전체 거래량의 15%를 넘지 못하게 제한한다. 이유는 간단하다. 인프라를 직접 구축하지 않은 상태에서 지나치게 점유율을 늘릴 경우, 한국거래소(KRX) 인프라에 '무임승차'할 수 있다는 우려 탓이다.
하지만 넥스트레이드의 이번 거래중단 조치는 시장의 요구와 제도의 틀 사이에 뚜렷한 간극이 존재함을 보여줬다. 증권업계에선 “예상보다 빠르게 성공한 사례에 기존 제도가 발목을 잡았다”는 반응과 “제도가 무너지면 질서도 무너진다”는 반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투자자 불편은 제한적…그러나 '신뢰'의 균열?
실제, 일반 투자자들은 SOR(최선 주문 집행 시스템)을 통해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 중 유리한 가격을 자동으로 선택해 주문이 체결된다. 당장 체감하는 불편이 크지 않다. 거래중단 대상도 시가총액 하위 종목에 집중돼 있어 거래대금이나 수익에서 큰 타격은 없다.
하지만 ‘사전 예고 없이 특정 종목의 거래를 갑자기 중단’하는 방식은 투자자 신뢰에 균열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특히 넥스트레이드가 앞으로 더 성장시 이같은 ‘거래중지 사태’가 반복될 수 있다는 점에서 제도적 리스크가 부각된다.
●성장을 막을 것인가, 제도를 바꿀 것인가
시장에선 15% 룰 자체에 대한 재검토 요구가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처음엔 넥스트레이드가 이렇게 잘 될 줄 몰랐다는 것이 증권가의 솔직한 반응이었다. 하지만 지금이야말로 제도의 유연성을 시험할 시점이란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반면, 규제 완화는 시기상조란 반론도 있다. 넥스트레이드는 상장심사, 공시 관리 등 ‘시장 인프라’ 기능을 수행하지 않는 한정적 라이선스를 부여받은 기관이다. 본격적인 경쟁체제로 넘어가기 전에 최소 1~2년은 현 체제를 지켜보며 시장의 안정성을 확인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넥스트레이드, 변곡점에 선 스타트업
한 가지는 분명하다. 넥스트레이드가 지금 한국 자본시장에서 가장 빠르고 가장 논쟁적인 실험대상이란 것이다. 전통과 혁신이 충돌하는 지점에서, 넥스트레이드의 빠른 성장세는 제도 개선에 대한 '압박'으로도 작용한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의 관건은 혁신을 얼마나 용인할 것인가라는 점이다” 며 “이번 거래중단이 단순한 기술 문제도, 영업 전략도 아닌 제도적 문제란 점에서, 향후 한국 자본시장 정책의 방향성까지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희일 한국금융신문 기자 heuyil@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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