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슐리퀸즈 구의 이스트폴점. /사진=이랜드이츠
20일 이랜드이츠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이 전년 2138억 원에서 29.3% 뛴 2764억 원을 기록했다. 이 기간 순이익은 112억 원에서 153억 원으로, 36.6% 올랐다.
호실적 일등공신은 단연 애슐리퀸즈다. 애슐리퀸즈는 이랜드이츠 매출의 약 70%를 차지한다. 경기 불황으로 내수 침체 현상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외식업종이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가운데, 애슐리퀸즈는 오히려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으면서 양호한 실적을 이어갔다.
앞서 이랜드이츠는 지난 2003년 3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애슐리퀸즈 전신인 ‘애슐리’ 첫 매장을 냈다. 당시 평일 점심 9900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을 제시하면서 독보적인 뷔페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애슐리는 애슐리와 애슐리W, 애슐리퀸즈로 나뉘어 20년 넘게 운영됐고, 그간 선보인 메뉴는 3200여 종을 넘겼다. 애슐리 누적 이용객만 3억 명을 돌파했을 정도다.
하지만, 애슐리는 지난 2020년 코로나19 여파로 보릿고개를 맞닥뜨렸다. 뷔페가 감염 취약시설로 알려지면서 개점휴업과 같은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이랜드이츠는 이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았다. 애슐리를 프리미엄 버전으로 탈바꿈시키면서 애슐리퀸즈로 일원화했다. 즉석 라이브 그릴바나 스시, 피자, 파스타, 한식 등 다양한 푸드존으로 꾸몄다. 토마호크 스테이크 등의 프리미엄 메뉴에도 힘을 썼다. 메뉴 가짓수는 기존 120여 종에서 200여 종으로 늘렸다.
이를 위해 이랜드이츠는 애슐리퀸즈를 300평 규모의 큰 매장에, 좌석 간격도 널찍하게 조성했다. 소비자들의 외식 트렌드를 기민하게 반영해 시즌별로 마케팅을 펼쳤다. 애슐리퀸즈는 올해에도 2월 딸기, 4월 치킨, 5월 치즈, 7월 전복 등 각양각색의 콘셉트를 접시에 담았다. 최근에는 ‘옴니보어(omnivore, 개성 있는 소비)’ 트렌드가 유행하면서 매장에 변화를 줬다. 옴니보어는 소비자가 자신의 취향이나 관심사에 따라 제품을 소비하는 것을 의미한다. 애슐리퀸즈는 소비자들이 자유롭게 음식을 조합해 먹을 수 있도록 한 가지 재료라도 다채롭게 구성했다. 이를테면 치즈 시즌 샐러드바에서 치즈 퐁듀와 치즈 딥소스 등 다양한 종류의 치즈를 올려놔 소비자들이 자유자재로 햄버거를 만들어 먹을 수 있도록 고안했다.
애슐리퀸즈는 평일 점심 1만9900원이라는 비교적 가성비 있는 뷔페 브랜드로 존재감을 알렸다. 특히 냉면 한 그릇이 2만 원을 넘나드는 상황에서 애슐리퀸즈의 가격대는 소비자들의 호응을 끌기에 충분했다. 애슐리퀸즈가 경기 불황 속에서 이랜드이츠의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하게 된 배경이다.
애슐리는 지난 2019년 95개에 달했던 매장이 코로나19 여파로 2022년 59개까지 줄어든 바 있다. 그러나 애슐리가 애슐리퀸즈로 진화, 이 점이 오히려 소비자들에 가성비 브랜드로 각인되면서 때아닌 전성기를 맞았다. 애슐리퀸즈 매장은 2023년 77개, 2024년 109개로 점차 늘더니 2025년 8월 현재 115개까지 몸집을 키웠다.
애슐리퀸즈 인기에 힘입어 이랜드이츠도 경기 불황을 비껴갔다. 최근 3년간 매출이 2022년 2536억 원에서 2023년 3553억 원, 2024년 4706억 원으로 매해 두 자릿수 성장률을 그렸다. 이랜드이츠는 올해 목표 매출로 6000억 원을 내걸었다. 이랜드이츠 매출의 70%가 애슐리퀸즈에서 오는 만큼 선택과 집중 전략을 펼 것으로 보인다.
이랜드이츠는 현재 뷔페·피자 브랜드 4곳, 다이닝 7곳, 카페·베이커리 4곳, 델리 1곳 등 16개의 브랜드를 뒀다. 이런 가운데 업계에서는 이랜드이츠가 다이닝 브랜드 6곳과 카페·베이커리 3곳 등 9개의 외식 브랜드를 매각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애슐리퀸즈와 자연별곡 등과 같은 뷔페 브랜드에 더욱 집중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랜드이츠 측은 “아직 초기 단계로 구체적인 매각 규모나 조건 등은 정해진 바 없다”면서도 “애슐리퀸즈를 비롯해 뷔페 브랜드가 고도의 성장세를 이어가는 만큼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검토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