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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 분쟁·日 꼬리표…신동빈 ‘뉴롯데’ 결국 제자리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

기사입력 : 2018-02-21 19:08 최종수정 : 2018-02-21 19:14

일본 롯데홀딩스 신동빈 대표 사임안 수용
지배구조 핵심 롯데홀딩스, 日 경영진 손에
경영권 분쟁 재촉발 조짐‧‘일본 기업’ 꼬리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한국금융신문 신미진 기자] 뇌물공여 혐의로 법정 구속된 신동빈닫기신동빈기사 모아보기 롯데그룹 회장이 한‧일 롯데 연결고리 핵심인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50여년을 넘게 이어온 ‘원롯데’ 기조가 흔들리고 있다.

이는 곧 일본 경영진의 한국 롯데 간섭으로 직결될 전망이다. 그동안 신 회장은 한‧일을 오가며 ‘셔틀경영’을 펼쳐왔으나 대표직에서 물러나면서 일본 전문경영인이 양국 롯데의 핵심을 거머쥐게 됐다.

또 신 회장의 빈자리를 틈타 경영권 분쟁을 겪어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반격도 예상돼 롯데그룹 안팎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형제 분쟁·日 꼬리표…신동빈 ‘뉴롯데’ 결국 제자리

◇‘일본 기업’ 꼬리표 떼기 무산

일본 롯데홀딩스는 21일 오후 이사회를 개최하고 신 회장의 공동대표 사임 건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본 롯데홀딩스는 전문 경영인인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사장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된다.

이번 사임은 신 회장의 의지에서 비롯됐다는 게 롯데 측의 설명이다. 일본의 경우 대표이사가 기소될 경우 해임하는 것이 관행이기 때문이다. 다만 신 회장의 롯데홀딩스 부회장직은 유지된다.

롯데홀딩스는 일본 롯데의 지주사다. 광윤사가 지분 28.1%를 보유해 최대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으며 △종업원지주회(27.8%) △관계사(20.1%) 등이 지분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호텔롯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신 회장은 4%의 롯데홀딩스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동안 신 회장은 미미한 지분율에도 불구하고 종업원지주회 등 우호세력의 지지에 힘입어 한‧일 롯데 ‘원톱’을 맡아왔다.

문제는 롯데홀딩스의 막강한 입김이다. 롯데홀딩스와 그 자회사인 투자회사들은 한국 롯데의 중간 지주사격인 호텔롯데의 지분 약 99%를 보유하고 있다. 호텔롯데는 △롯데건설(41.42%) △롯데지주(6.5%) △롯데케미칼(12.68%) △롯데캐피탈(26.6%) 등 주요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만일 일본 전문경영인들이 독단적인 행보에 나설 경우 한국 롯데는 일본 롯데에 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동안 롯데그룹이 ‘일본 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달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앞서 신 회장은 일본 롯데의 간섭을 배제하기 위해 롯데지주를 출범하고 호텔롯데 상장을 추진해왔다. 롯데 측은 호텔롯데 상장 시 99%에 달하는 일본계 지분을 약 40%대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왔지만 신 회장의 구속 이후 모든 계획이 멈춘 상태다.

재계에서는 이번 신 회장의 사임으로 한국 롯데 계열사들의 인수합병(M&A)이나 대규모 투자계획 등에 일본 롯데의 간섭이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대주주의 지위를 활용한 것이기 때문에 이를 막을 수 없는 방법은 사실상 없다.

단독 대표를 맡은 쓰쿠다 사장은 그동안 신 회장의 측근으로 알려져있으나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의 사임으로 한일 양국 롯데의 협력관계는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을 중심으로 일본 롯데 경영진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상황을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 신동주 경영권 탈환 나서나

사실상 경영권 분쟁에서 패배했던 형 신동주 전 부회장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신 전 부회장은 2015년 롯데홀딩스 부회장에서 해임된 뒤 그해 8월과 2016년 3월과 6월, 그리고 지난해 6월 이른바 ‘무한주총’ 전략으로 신 회장의 해임을 시도해왔지만 번번이 표대결에서 고배를 마셨다.

롯데홀딩스의 단일 최대주주는 광윤사다. 광윤사의 최대주주는 지분 50%+1주를 보유한 신 전 부회장이다. 결국 ‘신 전 부회장→광윤사→일본 롯데홀딩스→호텔롯데’로 지배구조가 이어지는 셈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신 전 부회장이 그동안 신 회장의 우호세력이었던 종업원지주회와 관계사 경영진들의 신임을 얻게될 경우 롯데가(家) ‘형제의 난’ 재발은 피할 수 없게 될 전망이다.

실제 신 전 부회장은 신 회장이 법정구속된 직후 광윤사 명의로 입장문을 발표하고 신 회장의 사임과 해임을 촉구한 바 있다. 신 전 부회장은 “(신 회장의 구속은) 롯데그룹 70년 역사상 전대 미문의 사건”이라며 “현재 위기를 수습하고 조기 경영 정상화를 실현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신 전 부회장의 경영권 탈환 기회는 오는 6월 열릴 롯데홀딩스의 정기 주주총회다. 신 전 부회장의 경영권 재도전 의지가 강할 경우 그 전에라도 임시 주주총회를 소집해 자신의 복귀를 시도할 수 있다.

다만 신 전 부회장 역시 2015년 당시 해임된 사유가 컴플라이언스(규범 준수) 위반이었던 점 등을 미뤄봤을 때 경영권 탈환은 시도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또 그동안 쓰쿠다 사장에게도 해임을 요구해 일본 전문경영진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재계 관계자는 “그동안 신동주 전 부회장은 사업 역량 평가에서도 신동빈 회장에게 밀려왔기 때문에 재도전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일본 전문경영진들이 향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형제 분쟁·日 꼬리표…신동빈 ‘뉴롯데’ 결국 제자리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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