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좌)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19일 재계에 따르면 롯데지주는 이달 27일 임시주주총회를 연다. 지난해 10월 그룹의 복잡한 순환출자고리를 끊어내겠다는 목표로 롯데지주가 출범한 뒤 열리는 첫 주총이다. 지주사 전환의 밑그림을 그린 신동빈닫기

주총 안건에는 합병 및 분할합병계약서 승인의 건이 올랐다. 이날 롯데는 롯데지알에스와 롯데상사 등 6개 비상장 계열사를 롯데지주와 흡수‧합병하는 안건을 통과시킬 예정이다. 롯데 관계자는 “지주회사 체제의 안정화와 상호출자‧순환출자 해소, 기업지배구조 투명성 제고가 이번 안건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안건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의결권이 있는 주주의 3분의2 이상의 출석과 발행 주식의 3분의1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현재 롯데지주의 최대주주는 지분 10.41%를 가진 신 회장이다. 신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 지분은 43.88%로 이 중 신격호닫기

재계는 신 회장의 우호지분이 큰 만큼 주총에서 분할‧합병 안건이 큰 무리없이 통과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롯데 측은 주총이 성립되기 위해 필요한 나머지 지분 약 23%를 확보하기 위해 주주 설득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롯데의 표단속은 일본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한‧일 롯데그룹의 핵심인 일본 롯데홀딩스는 오는 6월 정기 주주총회를 열 예정이다. 만일 신 회장의 법정구속이 계속되면,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신 전 부회장은 주총에서 신 회장에 대한 이사직 해임안을 건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신 전 부회장은 신 회장이 법정구속되자 “한국 롯데그룹의 대표인 신동빈 씨가 뇌물공여 혐의로 징역 6개월의 유죄판결을 받고 교도소에 수감됐다”며 “이는 롯데그룹 70년 역사상 전대 미문의 사건으로 신동빈 씨를 즉각 해임 및 사임해야 한다”고 입장문을 통해 주장한 바 있다.
롯데홀딩스의 지분은 광윤사(28.1%), 종업원지주회(27.8%), 관계사(20.1%) 등이 보유하고 있다. 신 회장은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분은 1%대에 불과하지만 그동안 종업원지주회 등의 지지를 바탕으로 일본 경영권을 장악해왔다.
반면 광윤사는 신 전 부회장이 최대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만일 종업원지주회가 투명성 결여 등을 배경으로 신 회장에 대해 등을 돌릴 시 이사직 해임건이 통과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본은 기업문화 특성상 경영자의 도덕적해이에 엄격한 잣대를 적용한다. 만일 신 회장이 6월 정기주총까지 구속돼있는 상태라면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비상경영위원장) 등 핵심 인물들이 일본을 오가며 주주 설득에 나설 것으로 예측된다. 이재용닫기

재계 관계자는 “향후 한일 롯데 안팎에서 표대결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돼 황각규 부회장의 역할이 더욱 커졌다”며 “현재 신동빈 회장에게 확실한 지지를 보내고 있는 일본 경영진 표가 이동할 지가 변수”라고 말했다.
한편 신 회장은 2016년 3월 롯데월드타워면세점 특허 재승인 대가로 ‘비선실세’ 최순실 씨가 사실상 소유한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출연한 ‘제3자 뇌물죄’로 징역 2년6개월을 선고받고 지난 13일 법정구속됐다.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