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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원, 창립 121년 ‘한국형 가스터빈’ 개발 박차

서효문 기자

shm@

기사입력 : 2017-07-31 01:09

2019년 효율 40% 국산화 제품 출시
가스터빈 수입 3조6천억원 대체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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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원, 창립 121년 ‘한국형 가스터빈’ 개발 박차
[한국금융신문 서효문 기자] 다음달 1일 창립 121년을 맞는 두산그룹이 ‘한국형 가스터빈’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정원닫기박정원기사 모아보기 두산그룹 회장(사진)은 지난달 미국 가스터빈 서비스업체 인수하는 등 오는 2019년 한국형 가스터빈 원천기술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 두산중공업, 올해 ‘ACT’인수·BW 발행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오는 2019년까지 출력 270MW, 효율 40% 이상의 성능을 가지 한국형 발전용 대형 가스터빈 제품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가스터빈은 액화천연가스(LNG)를 전기 에너지로 바꾸는 핵심 기계장치다.

박 회장은 취임 2년차인 올해 두산그룹의 한국형 가스터빈 개발 전면에 나서고 있다. 박 회장은 최근 미국 가스터빈 정비 서비스 업체를 인수했다. 두산중공업 미국 법인 ‘DHIA’는 지난 27일 미국 가스터빈 정비 서비스 업체 ‘ACT Independent Turbo Services (이하 ACT)’ 인수를 마무리했다. ACT는 연소기, 터빈, 로터 등 가스터빈 핵심 부품 정비서비스를 제공한다. 박 회장은 지난달 말 열린 한미 정상회담 방미 경제사절단에 참가해 ACT 인수 MOU를 체결한바 있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ACT 인수로 가스터빈 서비스에 특화된 전문 인력과 설비는 물론 수주실적과 노하우를 확보해 연간 16GW 규모의 미국 가스터빈 서비스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됐다”며 “2030년까지 약 210GW 로 예상되는 글로벌 가스터빈 서비스 시장 공략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ACT 인수는 한국형 가스터빈 제품 개발 외 정비 서비스 등 사후 관리 분야도 구축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말했다.

2019년 국산 가스터빈 제품 출시를 위한 자금 확보도 성공했다. 두산중공업은 지난 4월 BW(신주인수권부사채) 발행이 성황리에 끝났다. 두산중공업이 지난 4월 24~25일에 실시한 BW 구주주 청약률은 31.3%(1566억원)에 불과했지만, 같은달 27~28일 실시한 일반 청약에 4조1161억원이 몰리며 청약 경쟁률이 11.99 대 1에 달했다. 두산중공업은 확보한 5000억원 중 3200억원을 가스터빈 연구개발에 사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BW 발행을 통해 3200억원의 가스터빈 연구 개발 자금을 확보했다”며 “아직 가스터빈 용량 등이 나오지 않았지만, 두산중공업 입장에서 한국형 가스터빈 개발에 탄력을 받았다”고 말했다.

박 회장이 한국형 가스터빈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친환경 에너지 시대를 맞았기 때문이다. 발전업계에 따르면 전세계 발전용 가스터빈 시장 규모는 연 18조원이다. 지난해 11월 발효된 파리기후협약으로 가스터빈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을 선언해 가스터빈에 대한 관심이 높다.

국내 가스터빈 산업의 성과가 미미한 것도 이유다. 국내에서 사용되고 있는 발전용 가스터빈은 모두 외국산이다. 전량 수입하는 상황이다. 가스터빈 원천기술도 미국 GE, 독일 지멘스, 일본 미쓰비시히타치 등 몇몇 기업만 보유, 사실상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두산 관계자는 “박 회장의 계획대로 2019년 말까지 국산 기술로 개발한 가스터빈 제품이 상용화된다면 향후 10년간 3조6000억원대의 수입 대체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며 “수출 증대 효과도 5조원이 예상되며, 파리기후협약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량이 제한될 경우 가스터빈 시장은 더 빠르게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지난해 3월 회장 취임 후 실적 상승 견인

박정원 회장은 지난해 3월 두산그룹 회장에 취임했다. 취임 후 선제적 구조조정을 실시하며 두산그룹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 박 회장은 지난해 두산인프라코어 공작 기계 사업부, 한국항공우주(KIA) 지분을 매각했다. 방위산업부문인 두산 DST 지분도 한화에 넘겼다.

두산밥캣도 상장에 성공했다. 두산그룹은 두산밥캣 상장으로 지난해 11월 말 3000억원 규모의 현금을 확보했다. 두산 관계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내 토목사업 확대를 외치면서 두산밥캣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며 “그 결과 두산밥캣에 상장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구조조정 결과 지난해 두산그룹의 주요 계열사들의 실적은 눈에 띄게 호전됐다. (주)두산, 두산중공업의 영업이익은 증가했고, 두산인프라코어, 두산건설 등이 흑자 전환됐다.

(주)두산은 지난해 영업이익 917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706억원) 대비 1199.2% 급증했다. 두산중공업도 지난해 영업이익 2874억원을 달성하며 전년(2638억원) 보다 8.95%(236억원) 늘어났다.

두산인프라코어, 두산건설은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해 490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2015년 951억원 영업적자에서 벗어났다. 두산건설도 지난해 영업이익 128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두산건설은 2015년 1279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두산그룹 계열사들은 올해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두산, 두산중공업, 두산인프라코어, 두산건설은 올해 1분기 각각 2658억원, 694억원, 1484억원, 112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2분기에도 두산중공업과 두산인프라코어는 2000억원 중후반대의 영업이익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문재인 정부 맞춘 상생·협력사 지원

박 회장은 ‘상생 경영’도 최근 선언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일자리 창출,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2~3차 협력업체 지원에 나서는 것. 두산그룹은 지난 24일 ‘비정규직 정규직화와 협력·용역·도급 업체 근로자 임금 및 복리후생 증진방안’을 발표했다. 발표의 골자는 2~3차 협력업체, 영세 사내하도급 근로자 임금지원과 450명의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이다.

우선 (주)두산과 두산인프라코어를 시작으로 2~3차 협력업체와 영세 사내하도급 근로자 1인당 월 10만원씩 지원한다. 양 사는 협력업체들과의 계약 시기에 따라 순차적으로 지원을 실시할 계획이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2~3차 협력사에 근무하는 근로자들에게 직접적인 지원을 위해 연 120만원 규모의 임금을 지원하게 됐다”며 “지원 대상은 (주)두산과 두산인프라코어에 대한 거래 의존도(35~50%)가 높은 2~3차 협력사 소속 근로자, 영세 사내 하도급 업체 근로자”라고 말했다.

비정규직 근로자의 정규직 전환도 실시한다. 두산그룹은 상시·지속적 업무를 수행하는 계약직과 외부 파견업체 파견직 근로자 약 450명을 정규직 전환한다고 밝혔다. 계약직은 준비가 끝나는 대로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사무 지원 종사자를 포함한 파견직은 계약 만료일 별로 신규 채용 형식을 통해 실시한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비정규직의 고용 안정이라는 시대적 요청에 발 맞춰 이같은 결정을 했다”고 설명했다.

◇ 종로4가 ‘박승직 상점’서 시작된 121년

박정원 회장은 재계에서 드문 오너가 4세 총수다. 정의선닫기정의선기사 모아보기 현대자동차 부회장, 정용진닫기정용진기사 모아보기 신세계 부회장, 조현준닫기조현준기사 모아보기 효성그룹 회장, 정지선닫기정지선기사 모아보기 현대백화점 부회장 등 여타 재계 3세 보다도 빨리 그룹 총수에 올랐다.

이는 국내 재계에서 가장 오래된 기업 역사에 기인한다. 두산은 1896년 서울 종로 4가 배오개에서 시작된 ‘박승직 상점’이 시원이다. 창업주인 매헌 박승직은 조선 말기 육의전이 폐지되자 일반 상인에게도 기회가 올 것으로 확신, 1986년 8월 ‘박승직 상점’을 개업했다.

박승직 상점은 1925년에 ‘주식회사 박승직 상점’으로 상호를 변경하고 회계처리를 근대화했다. 1946년 ‘박승직상점’은 ‘두산상회’로 이름을 바꾸고 매헌 박승직의 아들인 박두병 초대회장이 본격적으로 두산의 여명기를 열었다. 박두병 초대 회장은 1953년 두산산업으로 상호를 변경하며 현재 두산의 기틀을 갖췄다.

두산은 1950~1960년대에 무역업과 함께 건설, 식음료, 기계산업, 언론, 문화 등 다양한 사업에 진출한다. 기업의 현대화, 전문 경영인 제도 도입, 경영 다각화를 통해 두산그룹 기틀을 다졌다. 이를 바탕으로 1970~1980년대에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나 두산은 1990년대에 흔들리기 시작했다. 내수 중심이었던 사업 구조가 한계에 직면했다. 주력사업이었던 OB맥주는 시장점유율이 급격히 하락했고, 부채비율이 600%가 넘었다. 이에 따라 두산은 1995년 자체 구조조정을 결정하고 소비재 사업을 매각하기 시작했다. 1996년 그룹 회장에 취임한 박용오 회장은 1997년 코카콜라에 이어 1998년 그룹의 상징 사업이었던 OB맥주를 매각하며 경영위기를 벗어났다. 경영이 안정화된 2000년대. 두산은 중공업·건설·기계산업 인수를 시작했다. 시작은 한국중공업(현 두산중공업)이었다. 당시 중공업 분야에 경험이 전무했던 두산이 한국중공업 인수에 나선다는 것에 반대 의견이 많았다. 겨우 경영위기에 벗어난 상태에서 대형 M&A는 무리라는 우려였다.

이 때 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당시 (주)두산 전략기획본부 사장)이 반대 의견 설득에 나섰다. 박 회장은 “중공업 분야에 대한 사업운영과 인력 등에 대한 리스크는 다소 있겠지만, 이미 결정은 내렸다”며 “인수 이후 어떻게 사업을 운영할지 자문해달라”며 결국 인수에 성공한다.

이후 박용만 회장은 2003년 고려산업개발(현 두산건설), 2005년 대우종합기계(현 두산인프라코어) 등을 인수하며 중공업 그룹의 기틀을 세웠다. 박용만 전 회장은 지난해 3월 조카인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에 경영권을 승계하고, 현재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역임하고 있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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