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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S4 금융당국 우왕좌왕…업계 부작용 호소

박경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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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6-06-13 01:54

시행시기·자본확충 혼선만 초래
당국·업계 사전 정책조율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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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S4  금융당국 우왕좌왕…업계 부작용 호소
[한국금융신문 박경린 기자] 오는 2020년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 제도의 도입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외형 위주인 보험사의 경영 기조가 수익성 중심으로 바뀌는 전환점이 될 것이란 기대와 자본 확충이 불가피 하다는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IFRS4 2단계의 핵심 내용은 보험부채를 계약시점의 ‘원가’가 아닌 매 결산시점의 ‘시가(공정가치)’로 평가하는 것이다. 보험부채의 시가평가는, 원칙적으로 보험회사가 보험가입자들에게 약속한 보험금 지급 의무를 제대로 이행할 수 있는지를 명확히 나타내준다는 측면에서 바람직한 방향으로 평가받는다.

국내의 경우 IFRS4 2단계의 도입 시기 및 세부 도입방법 등에 대한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의 최종발표가 수차례 연기됨에 따라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국제회계기준이사회(ISAB)는 상반기 중 각국 합의를 통한 국제 기준을 만들어 오는 2020년 본격 시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유럽을 중심으로 난색을 표하면서 기준서 발표가 내년으로 늦춰졌다. 업계에서는 각국 보험업계의 의견을 모아 2020년 도입하기로 한 것을 1~2년 가량 미루는 방안을 더욱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유럽 외에 미국과 일본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 도입을 주도하지 않는 상태에서 선뜻 나서기 어렵기 때문이다.

◇ 보험사 경영방침 EV위주로 전환 기대

IFRS4 2단계 도입이 보험산업의 패러다임을 질적 성장 중심으로 변화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란 점에선 긍정적이다. 상품개발, 지급여력, 자산운용 등 보험사 경영 전반에 걸친 시스템 개혁을 촉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IFRS4 2단계 도입은 만기가 장기인 보험 상품의 특성상 ‘회사가치 극대화’보다는 ‘단기수익 극대화’에 치중해 있던 고질적인 문제를 해소할 수 있는 실마리다.

국내 보험사는 수입보험료 납입 초기에 이익이 집중돼 있는 구조다. 수입보험료는 계약자로부터 받은 보험료 총액으로, 보험사의 매출에 해당한다. 이를 기준으로 시장규모와 점유율 등 외형지표를 산출해 외형적 규모를 가늠한다. 대형사와 중소형사를 나누는 기준도 수입보험료다. 주로 일시납 형태인 저축성보험은 몸집 불리기에 좋은 상품이라 업계에선 양적경쟁의 주요수단으로 사용된다. 외형적 덩치를 키워야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는 대부분의 인식 탓이었다.

하지만 IFRS4 2단계가 실시되면 이런 방식이 무의미해진다. 이 때문에 당국은 보험사들이 수입보험료 등 외형중심 경영에서 이익중심 경영으로 변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IFRS4 2단계 도입 시 실제 제공된 보험서비스 규모에 따라 전 보험기간에 걸쳐 안정적으로 인식하게 된다.

이로 인해 기존 외형 경쟁 위주이던 데서 보험사의 경영 방침이 리스크 위주와 내재가치(EV) 중심으로 무게를 옮길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또 기존 외형 중심의 경영 기조는 수익성 중심으로 전환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자본 확충 근거 아닌 공시 위한 회계기준 주장도

하지만 우려도 적지 않다. 장기적으로 운영되는 보험상품의 부채를 일시에 전면적으로 시가 평가할 경우 금리변화에 따른 누적 영향이 일시에 과도하게 발생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IFRS4 2단계를 도입하면 보험 계약의 미래 이익과 미래 손실을 각각 인식해 부채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 특히 과거 8~9%대 고금리 확정형 상품을 많이 판 대형 생보사들을 중심으로 보험사의 미래 손실이 우려되고 있다.

또, IFRS4 2단계의 도입 시기나 세부 도입방법 등에 대한 IASB의 최종발표가 수차례 연기되면서 불확실성도 확대된 상황이다. 이 가운데 당국은 올해 연말부터 기존 부채적 정성평가(LAT) 제도의 할인율(현재가치를 평가하는 이자율)을 낮추는 방식을 적용해 IFRS 2단계 연착륙을 유도하겠다고 서두르고 있다.

이렇다보니 IFRS4 2단계가 공시를 위한 회계기준이지만 자본 확충의 근거는 아니라는 점에 도입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높다. 상장사의 경우 회계상 자본 잠식이 되면 상장 폐지까지 되는 등 타격이 크지만 비상장사의 경우 회계기준의 변화로 부채가 급증한다고 해서 당장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것이다. 현재 보험사에게는 새 회계기준 도입에 따라 금융당국이 준비하고 있는 신지급여력제도라는 건전성 규제다.

일각에서는 제도 도입에 따른 충격을 완충할 수 있도록 솔벤시Ⅱ(SolvencyII)가 선행돼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솔벤시Ⅱ는 보험사가 보유 자산을 시가로 평가하고 재무적 위험 요인을 위험 수준에 따른 시나리오별 분석을 통해 자체 평가하도록 하는 체계다. 자산과 부채를 시가로 평가한다는 점이 IFRS4 2단계와 같지만 보유계약의 장래 이익을 가용자본으로 인정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조재린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새 회계기준을 적용하면 업계의 충격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돼 유럽에서 올해 적용한 새 자본규제제도 솔벤시Ⅱ를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서두르는 금감원-속도조절하는 금융위

IFRS4 2단계 도입을 두고 금융감독당국인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도 서로 상반된 입장을 내놓고 있다. 오는 2020년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점은 같지만 보험사들이 서둘러 대비해야 한다는 금감원과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금융위가 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진웅섭 원장은 지난달 10일과 17일 각각 생명보험사, 손해보험사 최고경영자(CEO)를 불러 ‘IFRS4 도입을 철저히 준비할 것을 요구했다. 이어 지난 2일 보험사 리스크 및 계리 담당 임직원을 소집, 2020년 도입 예정인 IFRS4를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준비하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반면 금융위는 금감원의 압박으로 인해 보험업계 전반이 위기에 빠진 것처럼 비춰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임종룡닫기임종룡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은 지난 10일 ‘보험업 IFRS4 2단계 도입 영향 간담회’에서 “IFRS4 2단계의 도입 시기 및 방법 등에 대한 불필요한 시장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제기준이 공식적으로 확정·발표되면 제도개선을 본격 추진하겠다”며 “급격한 충격이 없도록 차분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새 회계기준 도입과 재무건전성 제고 방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민간전문가와 보험업계 등을 모두 참여시켜 시장과 충분히 소통하면서 그 방안을 구체화하겠다”면서 “제도개선 과정에서 보험사들이 단기적 충격으로 회사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특히 유념하겠다”고 덧붙였다.



박경린 기자 puddi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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