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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 회계기준 변경 시 가용자본 46조원 감소

박경린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16-06-06 14:57

생보사 67조원→22조원…손보사 22조원→20조원

[한국금융신문 박경린 기자] 올해부터 자본금을 추가로 쌓아야 하는 생명·손해보험업계에 국제회계기준(IFRS4) 2단계가 적용되면 가용자본이 46조원 감소한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IFRS4는 총 43개 국제회계 기준서 가운데 보험계약에 적용되는 기준이다.

6일 조재린·황인창·이경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가용자본 산출 방식에 따른 국내 보험회사 지급여력 비교’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새 회계기준을 적용할 경우 생명보험업계의 가용자본은 2014년 말 67조원에서 22조원으로, 손해보험업계의 가용자본은 22조원에서 20조원으로 감소한다는 분석이다.

오는 2020년 시행될 예정인 IFRS4 2단계는 보험부채를 평가하는 방식을 원가에서 시가평가로 전환하는 것이 주 내용이다. 이때 IFRS4 2단계에서는 장래의 이익에 해당하는 계약서비스마진을 보험부채로 평가, 지급여력비율(RBC)을 평가할 때 가용자본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과거 고금리 확정형 상품을 많이 판매해 상당한 규모의 손실계약(시가방식의 보험부채가 원가방식의 보험부채보다 큰 계약)을 보유한 국내 생명보험사에는 충격이 더 크다.

손실계약은 보험부채를 증가시켜 자본 감소를 초래하는 반면, 이익계약에서 예상되는 장래의 이익은 가용자본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여전히 보험부채로 남기 때문이다.

조재린 연구위원이 2014년 말 기준 국내 보험업계의 가용자본을 산출한 결과 생명보험 산업 전체의 가용자본은 67조원에서 23조원으로 급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래손실(41조원)과 손실계약의 위험조정(2조원) 등이 반영된 결과다.

국내 RBC 강화 로드맵에 따라 요구자본이 2014년말 22조원에서 30% 증가한 28조원으로 늘어난다고 가정하면, 생명보험업계의 RBC 비율은 311%에서 83%로 급락한는 분석이다.

새 회계기준을 적용하면 13개 생보사가 RBC 비율 150% 미만이 되고, 9개사는 100% 미만이 되는 것으로 예측됐다. RBC 비율은 보험사사의 재무건전성을 측정하는 지표로 보험업법은 이 비율을 100% 이상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손해보험업계도 생명보험업계만큼은 아니지만 타격이 불가피하다. 같은 방식으로 산출할 때 손보업계의 가용자본은 22조원에서 20조원으로 하락하고, 요구자본이 9조에서 11조로 늘어남에 따라 RBC 비율은 243%에서 182%로 떨어졌다.

사별로는 6개 손보사가 RBC비율 150% 미만이 되고, 3개사는 100% 미만으로 떨어져 마찬가지로 상당한 충격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게다가 이 분석은 2014년 말의 부채적정성평가(LAT) 평가액을 적용했기 때문에 실제로는 보험부채가 더 커질 수 있다.

금융감독당국은 연말부터 LAT 제도를 현실화, 현재 사별로 3.5~4%를 적용하는 할인율을 2018년까지 단계적으로 연 2.5% 수준까지 낮춘다는 방침이다.

적용 할인율이 낮아지면 보험 가입자에게 돌려줘야 할 보험금의 현재가치가 커져 보험부채가 늘어나고 보험사는 책임준비금을 더 쌓아야 한다.

조 연구위원은 “결과의 해석에 있어서 새 회계기준의 포트폴리오 기준과 할인율 산출 등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실제 보험부채는 이 분석보다 상당히 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새 회계기준 도입이 업계에 미칠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유럽에서 올해 적용한 새 자본규제제도(솔벤시Ⅱ·Solvency II)를 도입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솔벤시Ⅱ는 원칙적으로 IFRS4 2단계와 마찬가지로 자산과 부채를 시가로 평가하지만, 보유계약의 장래 이익을 가용자본으로 인정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같은 2014년을 기준으로 국내 보험사에 솔벤시Ⅱ를 적용할 경우, 생보업계의 가용자본은 80조원으로 늘어나고 RBC 비율은 311%에서 283%로 소폭 하락한다.

손보업계의 가용자본 역시 40조원으로 증가하고 RBC비율도 243%에서 374%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조 연구위원은 “장래이익을 자본으로 인정하지 않는 IFRS4 2단계는 감독자 관점이 아닌 투자자 관점의 회계라는 점에서 감독목적의 지급여력 평가에 적합한 방식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지급여력 평가의 목적이 예상 외 손실에 대한 보험사의 흡수능력을 평가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감독 목적과 부합하는 솔벤시Ⅱ 등의 방식을 준용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박경린 기자 puddi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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