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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신차 할부 일시적 주춤 “왜”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15-10-25 23:43

지난 6월 현대카드와 연계한 복합할부 판매 중단 영향
10월부터 변형된 복합할부 출시로 캡티브 물량 회복세
Non-Captive사들 경쟁 격화 등으로 수익율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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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신차 할부 일시적 주춤 “왜”
현대·기아차 계열의 현대캐피탈의 신차 할부금융 실적이 최근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사와 캐피탈사가 연계한 자동차 복합할부금융 시장 폐지와 현대·기아차의 무이자 행사 등 대주주의 절대적 지원 조치에 힘입어 지난 상반기에 가파른 실적 상승세를 보여 왔다는 점에서 관련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대해 현대캐피탈은 그동안 관계사(현대카드) 제휴 등을 통해 판매한 복합할부금융 상품을 지난 6월 중단하면서 나타난 일시적 현상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 10월부터 캡티브 마켓(Captive market)의 신차 할부금융 실적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시장 일각에선 이 회사가 하반기부터 캡티브 물량의 취급 실적이 하락하자, 관계사인 현대카드와 제휴를 통해 변형된 복합할부금융 상품을 내놓았기 때문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현대·기아차의 주도로 사라진 카드-캐피탈 연계 복합할부금융 상품이 자회사에 인해 다시 등장한 것이다.

◇ 상반기 동안 잘나가던 신차 할부금융 하반기 들어 부진

신차 금융시장에서 현대·기아차를 캡티브 마켓으로 둔 현대캐피탈이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 들어 신차 할부금융 실적이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 귀추가 주목된다. 본지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3/4분기 캡티브 마켓(현대·기아차)에서 이 회사가 취급한 신차 할부금융은 1조1829억 원으로 집계됐다. 올 1/4분기(1조5186억 원)와 2/4분기(2조5452억 원) 취급액과 비교하며 형편없이 낮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표 참조>

이처럼 잘나가던 신차 할부가 하반기 들어 갑자기 부진한 이유는 현대카드와 연계해 판매했던 자동차 복합할부금융 상품을 지난 6월 중단해서다.

이와 관련 캐피탈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지속된 현대자동차그룹과 카드업계간 복합할부금융 폐지 싸움이 현대·기아차의 승리로 끝나면서 국내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은 다시 현대캐피탈의 독무대로 재편됐다”고 말한 뒤 “다만 지난 6월 그동안 판매해왔던 복합할부금융 상품을 폐지하면서 3/4분기 실적이 일시적으로 하락한 것 같다”고 분석을 내놓았다.

현대캐피탈이 캡티브 마켓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3/4분기(누계) 시장 점유율도 지난 상반기 73.45%에서 70.72%로 떨어졌다. 사실 이 회사는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현대·기아차의 대대적인 무이자 이벤트 조치 덕분에 신차 할부금융 취급실적이 크게 늘어나면서 자동차금융 자산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의 자동차금융 자산은 2011년 16조3964억 원을 기점으로 2012년 16조2153억 원, 2013년 15조9696억 원, 2014년 15조7542억 원 등으로 매년 감소세를 보여 왔다.

하지만 올 들어 대주주의 무이자, 저리 할부 등 대규모 프로모션행사 조치에 6월말 자동차금융 자산이 16조1456억 원으로 다시 16조 원대로 회복하게 됐다. <표 참조> 권대정 한국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 FI2 파트장은 “지난 2009년부터 카드사와 캐피탈사가 연계한 복합할부상품을 개발, 시판하면서 현대캐피탈의 캡티브 물량 점유율이 하락했지만, 올해 초 중단되며 상반기 MS가 크게 상승했다”고 말했다.

◇ 변형된 복합할부금융 상품 출시 ‘논란’

캡티브 마켓에서 잘나가던 현대캐피탈이 하반기 들어 실적이 주춤거린 이유는 지난 6월 현대카드와 연계한 복합할부금융 상품을 폐지한데다, 신한카드의 자체 자동차 복합할부금융 상품이 인기를 끌면서다.

신한카드의 자체 복합할부금융(오토플러스)은 고객이 자동차 구매대금(선수금+대출금)을 신용카드로 결제하고 할부금융으로 전환하는 상품으로 고객에게 카드결제 금액에 따라 저리의 할부금융을 제공해 자동차 구매시 고객 부담이 경감돼 인기가 좋다.

예컨대 고객이 이 상품을 통해 현대·기아차를 구입할 경우 기준 금리(신차 할부금융 이자율 5.5%) 보다 최고 1% 포인트 정도 낮아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어 지난 3/4분기 현대·기아차 판매시장에서 1498억 원 어치의 할부를 기록했다. 당시 시장 여건 등을 감안할 때 선전했다는 평가다. 이 같은 실적 호조에 힘입어 이 카드사는 지난 3/4분기까지 현대·기아차 신차 할부금융 시장에서 6.89%의 점유율을 보였다. 지난 상반기(6.43%)에 비해 0.39% 포인트 확대된 것이다.

여기에 삼성카드도 올 6월부터 자체 복합할부금융 상품을 출시한 이후 매달 350~400억 원 정도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일부 카드사들이 현대·기아차 판매시장에서 선전하면서 현대캐피탈도 지난 6월에 폐지한 복합할부금융 상품을 최근 다시 복원했다.

이와 관련 시장 한 관계자는 “일부 카드사의 자체 복합할부 마케팅 노력에 힘입어 선수금을 자동차회사에 지불하지 않고 신용카드 결제를 통해 캐시백서비스 통해 되돌려 받으려는 구매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이 같은 시장 변화에 맞춰 현대캐피탈도 10월부터 현대카드와 연계한 복합할부금융 상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 상품은 폐지된 기존 상품과 달리 자동차 구매고객의 선입금만 현대카드로 결제하게 하고, 나머지는 현대캐피탈에서 할부 대출금으로 자동차를 구매한다. 이때 현대카드 결제로 발생한 가맹점수수료 수입은 양사 합의에 따라 일정비율로 나눠가진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주도로 폐지된 카드-캐피탈 연계 복합할부금융 상품을 자회사가 수정된 형태로 다시 시장 놓은 것이다.

이와 관련 캐피탈업계 한 관계자는 “자신들이 폐지한 상품을 다시 시장 내놓은 것은 과거 주장이 잘못됐다고 인정한 꼴”이라고 지적한 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상품이 Non-Captiv사에서 등장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왜냐하면 카드사들이 자체 복합할부금융 상품이 있거나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신한카드, 삼성카드, 롯데카드 등 자체 복합할부금융 상품을 출시해 운용하고 있고, 여기에 올 상반기 할부금융 자격을 취득한 우리카드, KB국민카드, 하나카드 등도 연내 자체 복합할부금융 상품 출시를 목표로 신상품을 개발 중이어서다.

◇ Non-Captive 캐피탈사들 수익성 악화에 울상

이처럼 현대·기아차 할부금융 시장이 캡티브 사인 현대캐피탈과 전업카드사들 시장으로 변모해가면서 이른바 논-캡티브(Non-Captive) 캐피탈사들은 그야말로 좌불안석이다. 이들은 포화된 시장과 낮은 영업이익률 등으로 사업안정성 저하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모(某) 캐피탈 한 관계자는 “자금시장에서 제대로 조달도 안 되는 상황에서 4%대 자동차 할부금융 상품 판매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설사가상으로 최근 쌍용차가 캡티브 금융사 설립을 추진되면서 이들의 영업기반이 축소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국내 자동차 금융시장 상황이 이처럼 급격하게 변화하자, 일부 캐피탈업계는 그 대안으로 수입차 할부금융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이 시장은 딜러사 계약으로도 제휴 취급이 가능해 벤츠, 아우디, 랜드로버, 혼다, 볼보, 재규어 등 거의 전 수입차종을 판매가 가능하다. 게다가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수입차 판매가 갈수록 좋아지고 있다는 점도 좋은 메리트가 됐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3분기까지 수입차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16.4%로 지난해 같은 기간 14.3% 보다 2.1%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입차 시장 확대에 대한 기대감으로 이들 캐피탈의 수입차 할부 판매 경쟁은 더욱 가속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 시장도 취급사간 경쟁 심화 등 열악한 영업 환경으로 수익성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이와 관련 여신금융협회 관계자는 “논-캡티브사는 캡티브사 및 완성차 회사의 무이자, 저리할부 등 프로모션, 금융판매 조건 등 영업 전략에 수동적 대응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결국 캡티브 마켓을 갖추지 못한 이들 캐피탈사 가운데 중소형 기업계열 캐피탈사의 등급하향 가능성은 높아졌다. 이들 논-캡티브 기업계열사가 금융지주 계열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금조달 능력이 취약한 부분이 약점으로 지적된다. 권대정 파트장은 “논-캐피탈사 간 영업력의 우열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자금조달 능력이 핵심 경쟁력으로 부각 될 것”이라며 “조달능력의 차이가 경쟁력, 나아가 사업 안정성의 차이로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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