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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대주주 파격적 지원에 웃는다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15-05-10 22:30

현대· 기아차, 무이자 및 금리 할인 이벤트 행사
올 들어 캡티브 차량 취급 실적 비중 70%대로 급등
非 현대카드· 캐피탈사들 “부당한 지원 행사”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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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캐피탈, 대주주 파격적 지원에 웃는다
현대자동차가 국내 소비자를 잡기 위해 대대적으로 무이자 할부 행사에 나선 것으로 전해지면서 현대캐피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대·기아차 전속 할부금융사이기 때문에 이번 특별 프로모션 진행으로 신차 할부 실적이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어 카드 복합할부금융 상품 중단이 잇따르면서 최근 대주주 관련 차량 취급 비중이 반등에 성공한 가운데 모회사의 직접적 지원까지 더해지면서 국내 신차 할부금융 시장에서 옛 아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그러나 非현대카드· 캐피탈사들은 현대·기아차가 시장지배력을 이용해 여신전문금융 계열사인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만 부당하게 지원하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지적하고 있다. 현대캐피탈 이용고객에게만 이벤트(무이자)를 적용해서다.

◇ 현대캐피탈 신차 할부금융 시장서 옛 명성 되찾나

지난 6일 현대차는 아반떼와 신형 쏘나타(LF), 쏘나타 하이브리드 등 3개 차종에 대해 5월 한 달간 36개월 무이자 할부를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지난 3월 모든 차종의 할부 금리를 평균 1%p 내리고 지난달엔 연 2.9%의 저금리 할부 상품을 선보인 데 이어 최초로 36개월 무이자 할부까지 들고 나왔다.〈표 참조〉

이와 관련 캐피탈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가 무이자 할부를 실시하는 건 1997년 12개월 이후 18년 만”이라고 말한 뒤 “금융비용 부담이 큰 36개월 무이자 할부는 사상 처음이다”고 강조했다.

기아차의 초저금리 할부 행사에 이어 현대차까지 무이자 할부금융 카드까지 꺼내든 것은 수입차업체들의 파격 할인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BMW와 아우디 등은 최근 일부 차종의 가격을 한시적으로 최대 20%까지 내렸다. 디젤차 배기가스 규제인 유로6가 시행되는 9월 이전에 유로5 기준의 차량을 모두 판매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올해 1분기 수입차의 승용시장 점유율이 17,3%에 달해 분기별 점유율로는 최고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13.9% 대비 3.4%p 증가한 기록이다. 반면 현대·기아차의 시장 점유율은 작년 6월 60%대로 떨어진 뒤 10개월째 70%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부터 전열을 가다듬어 현대차가 다시 점유율 40% 선을 넘기면서 11개월 만에 70%대 회복을 넘보고 있긴 하다.〈그래프 참조〉

현대차 계열 현대캐피탈 측 한 관계자는 “현대·기아차 시장 점유율이 사상 최저 수준인 65%까지 내려갔다가 조금씩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어 다시 70%대를 넘기 위해 공세적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 소비자를 잡기 위한 총력전 나서고 있지만 이번 특별 할인 행사에는 전속 할부금융회사인 현대캐피탈만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할부금융 정산약정’ 계약을 체결하고 무이자 이벤트를 진행하기 때문에 이에 따른 비용은 현대·기아차가 부담한다.

이와 관련 캐피탈업계 한 임원은 “무이자 할부에 따라 발생하는 손실분은 현대차에서 부담한다”며 “이번 상품 판매에 따른 현대캐피탈의 비용 부담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선 이번 거래를 놓고 사실상 현대·기아차가 계열사인 캡티브(현대캐피탈)사를 밀어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목적은 차량 판매 증대이지만, 이번 할부약정 거래에 따른 부수효과로 현대캐피탈이 할부금융 시장서 지배력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 전언에 따르면 올 들어 기아차의 전폭적인 금리할인 행사 덕분에 이 회사의 대주주 관련 신차 할부금융 취급 비중이 껑충 뛰어 그 동안의 실적 하향 기조에서 벗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자동차금융 실적 비중이 높은 8곳 캐피탈 사를 기준으로 실적을 비교한 결과, 지난달 17일 현재 이 회사의 기아차 할부금융 취급실적 비중은 73.79%로 전년 말 보다 무려 10.95%p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본지 4월 27일자 ‘현대캐피탈 캡티브 취급물량 비중 커졌다’ 기사 참조> 기아차의 금리할인에 이어 현대차의 파격적 지원까지 이어지면서 과거와 같은 (신차 할부금융 독과점 지위) 영광(?)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며 벌써부터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 캡티브 마켓(전속시장) 지원 형태 놓고 의견 엇갈려

현대캐피탈이 신차 할부금융 시장서 거침없는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캡티브 마켓(전속시장) 지원 형태를 놓고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현대차가 자동차 상품을 판매하면서 전속 캡티브(현대캐피탈)사를 통해서만 무이자 할부행사를 진행하고 있어서다.

이에 대해 캐피탈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캐피탈이 조달금리(2.5~3%대)보다 낮은 금리로 할부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은 모회사가 손실을 보전해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사실 과거 이 같은 주장이 제기돼 공정위가 금리정산 약정을 통해 이 회사 고객에만 낮은 금리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할부금융 시장점유율을 확대해온 현대차와 기아차에 시정명령과 함께 각각 49억 원, 26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었다. 그러나 현대·기아차는 공정위의 결정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했고 2004년 법원은 현대캐피탈을 이용하지 않는 현대차 구입자가 현대캐피탈 이용자보다 불리하나 소비자의 선택에 따른 것이라며 이들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대해 모(某) 캐피탈사 사장은 “자동차시장의 지배적 지위를 이용해 금융 계열사를 지원하고, 현대캐피탈은 이를 통해 할부금융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가 됐는데 차별적 취급 내지는 부당지원이 아니라는 그 당시 법원의 판결은 아직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꼬집혔다.

또 다른 관계자도 “과거 대법원에서 과징금 부과를 취소한 사례가 있었지만 당시에는 계열사 간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개념이 부족했다”면서 “지금처럼 전사적으로 지원에 나설 경우 제조사의 캡티브 영업(전속 시장)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정도를 벗어나기 때문에 공정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시장 일각에서는 현대캐피탈이 현대차의 ‘캡티브 마켓(전속시장)’ 형태로 운영된다는 측면에서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캡티브 마켓이란 계열사 간 내부시장을 뜻하는 것으로 자동차 제조사는 구매 고객에게 필요한 할부금융 상품을 제공하기 위해 전속 할부금융사를 설립해서다. 외국계 자동차 제조사들도 대부분 캡티브 마켓을 갖고 있다. 캡티브 마켓으로 지정되면 전속할부약정 등이 맺어져 자연스럽게 소비자 할부 금리는 더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 카드사 등 여타 금융권과의 비교우위 점하기 위해서 주장도

이런 가운데 금융시장 일각에서는 현대·기아차의 계열사의 지원이 은행 ,카드사 등 여타 금융권과의 경쟁에서 비교우위를 확보 위해서란 지적도 나왔다.

지금과 같은 저금리 시대에 은행과 카드사의 대출 금리가 현대캐피탈보다 낮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대표적 예로 2010년 오토론 시장에 진출한 이후 꾸준히 존재감을 높여가고 있는 신한은행의 자동차금융 상품인 마이카대출은 차량을 담보로 잡지 않고, 대출자에 별도의 한도 부여하는 형식으로 통상 캐피탈사보다 금리가 낮아 인기다. 신한은행의 마이카대출 취급 누계액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1조 6104억 원이다. 2013년에는 1조 2297억 원, 2012년 8408억 원을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3년 만에 취급액이 두 배가량 늘어났다.

카드업계 역시 기존 상품보다 금리 경쟁력을 갖춘 자체 카드복합할부 영업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자체 오토 할부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카드사는 신한카드, 삼성카드, 롯데카드 등 3곳이다. 이들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금리를 인하했거나 할부 기간에 관계없이 금리를 일괄 적용하고 있다.

최근 삼성카드는 자사 할부상품 ‘수퍼오토플러스’의 금리를 한시적으로 0.4%p 내렸다. 이에 따라 이달 말까지 새 수퍼오토할부로 신차 구매시 2~24개월(연 5.3%→연 4.9%), 25~36개월(연 5.5%→연 .4.9%), 37~60개월(연 5.9%→연 5.5%) 금리가 모두 변경됐다.

롯데카드는 2~3개월 할부에 대해 무이자를 적용 중이다. 5월 말까지 오토할부 이용 신청 후 롯데카드로 자동차를 할부 결제한 고객에 한해 이 같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또 4~24개월과 25~36개월에 대해서는 각각 5.3%와 5.4%의 금리를 적용하고 있으며, 또 오토할부로 신차 구매 후 30일 이내 보험 가입 시(롯데카드 결제에 한함) 3만p를 적립해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카드도 ‘카드연계할부’라는 자체 카드복합할부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신한카드는 월평균 600억 원 안팎의 자체 카드복합할부 실적을 올리며 무주공산이 된 복합할부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 KB국민카드 등 일부 카드사도 이 시장 진입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KB국민카드는 내달 중에 할부금융업 라이선스를 신청한 뒤 카드복합할부 상품 취급을 위한 영업망 정비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KB캐피탈의 기존 할부금융 노하우를 활용하면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다. KB캐피탈의 카드복합할부 연간 취급액은 5500억 원, 7000억 원 안팎인 JB우리캐피탈 다음으로 많다.

우리카드도 할부금융업 라이선스를 신청할 계획이다. 냉장고 세탁기 등 내구재 할부 사업 타당성 검토부터 하고 있는데, 이는 할부금융업이 궤도에 올라서면 자체 카드복합할부 영업에도 나설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연간 4조5000억 원에 달하는 자동차 복합할부 시장이 사실상 사라지면서 오토할부 시장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며 “조금이라도 더 유리한 조건을 내걸어 고객을 유치하려는 금융회사간의 경쟁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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