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만 햇살론이나 일부 신용대출 영업에만 제한적으로 쓰며 수수료도 과거에 비해 5분의 1가량으로 떨어졌다.
업계 1위 SBI저축은행은 지난 1월 대출모집법인 2개사와 계약을 맺고 영업을 재개했다. 작년 카드사 정보유출사태의 파장으로 위험부담이 커진 모집인을 쓰지 않다가 올해 초부터 다시 시작한 것이다. 텔레마케팅을 주로 하는 대출모집인은 고객 DB(데이터베이스)를 영업기반으로 삼는 탓에 개인정보수집 및 유출에서 위험이 크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카드사태로 정보관리 위험부담이 커진 모집인을 쓰지 않았으나 영업점만으로 한계가 있어 올 초에 재개했다”며 “주로 햇살론이나 신용대출 일부에만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친애저축은행은 13개 모집법인과 계약해 영업에 활용하고 있다. 기존보다 제휴된 법인 수는 줄었지만 자산 1조 이상의 중대형 저축은행 중에서는 모집인 활용도가 높은 편이다.
이들 뿐만 아니라 광고를 통한 다이렉트 영업이 주특기인 대부계 저축은행도 모집인을 일부 쓰기 시작했다. 웰컴저축은행은 햇살론을 전담할 2개 대출모집법인 채용을 위해 지난달 공고를 냈으며 OK저축은행도 햇살론을 전담하는 1개 모집법인과 제휴돼 있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제휴된 모집법인은 햇살론에만 영업이 국한돼 있다”며 “햇살론이 여신영업에 차지하는 비중은 10% 정도”라고 말했다.
금융지주계 저축은행 중에서는 대표적으로 NH저축은행이 2개 모집법인을 햇살론 영업에 활용하고 있다. 모회사의 평판 때문에 운신의 폭이 좁은 금융지주계 저축은행이지만 햇살론 같은 정책성 서민금융상품은 판촉에 힘을 들여도 이미지 훼손이나 건전성 우려가 적다.
이처럼 대형사뿐 아니라 대부계와 금융지주계 저축은행도 모집인을 활용하기 시작한 것은 대출영업이 힘든 시장환경에서 기인한다. 저축은행업계에선 ‘여신영업 잘 안되면 모집인을 쓴다’는 게 통념이 될 만큼 대출영업에서 모집인은 유용성이 높은 채널이다.
대부계 저축은행 관계자는 “대부업에서 했던 것처럼 광고를 통한 다이렉트 영업에 주력하고 싶지만 현실적 여건을 무시할 수는 없다”며 “한정된 영업구역과 점포수, 인력으로는 대출영업 확대를 목표한 만큼 늘리기 어려워 모집인을 최소한으로 사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이유로는 비용이 예전에 비해 많이 낮아져 부담이 한결 덜해졌다. 예전에 모집인들은 대출건 성사 때마다 상한(최대 5%)에 근접할 정도로 수수료를 받았으나 요즘은 거의 1%대로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금리하락으로 이자수익에서 떼주는 수수료도 낮아져 시장에서는 현재 1%대에 가격이 형성돼 있다”며 “5%를 줘야했던 과거에 비하면 크게 낮아진 셈”이라고 말했다.
반면에 모집인 없이 직접영업을 고수하는 저축은행도 제법 있다. 업계 2위인 HK저축은행을 비롯해 자산 1조 이상 중대형 저축은행 중에서는 일본계인 OSB저축은행, 기업계인 동부저축은행이 대표적이다. 금융지주계에서는 KB저축은행이 모집인을 쓰지 않고 있다.
동부저축은행의 경우는 기업대출 위주의 영업특성에 따라 모집인의 필요성이 적으며 OSB는 경영방침상 직원 위주의 직접영업을 고수하고 있다. OSB저축은행 관계자는 “예전부터 모집인을 지양하고 직원들을 활용한 직접영업만 해왔다”며 “그 방식이 영업목적에 더 부합하고 위험부담도 적다는 게 본사의 방침”이라고 밝혔다.
원충희 기자 wc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