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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진 금감원장이 언급한 ‘유한책임대출’, 은행권 포용금융 구조 개편 요구 직면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기사입력 : 2026-02-09 17:05

포용금융, 구체적 지표 통해 사회공헌 넘어 ‘경영 성과’로 관리
“유한책임 대출, 대출금리로 전가될 수 있어…업권 부담 고려해 조율 중”

9일 금융감독원 업무보고 기자간담회 후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 답하고 있다. / 사진제공=금융감독

9일 금융감독원 업무보고 기자간담회 후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 답하고 있다. / 사진제공=금융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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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이찬진닫기이찬진기사 모아보기 금융감독원장이 9일 금융감독원 업무보고에서 은행권의 ‘유한책임대출’ 활성화를 거론하면서, 은행권은 포용금융과 가계부채 관리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이행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

금감원은 올해 업무계획에서 은행권의 포용금융 종합평가 체계를 마련함으로써 생산적·포용금융을 단순한 사회공헌이 아닌 ‘경영성과의 일부’로 관리하겠다는 방침을 공고히 했다. 포용금융을 정책 협조 차원을 넘어, 대출 구조와 리스크 관리 방식 자체를 바꾸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다만 이미 포용금융에 수 조원대를 지출하고 있는 은행권에 추가적인 출연 요구가 들어올 경우 은행 부담이 다소 커질 수 있다는 우려섞인 시선도 나오고 있다.

유한책임대출, ‘지원’에서 ‘리스크 분담’으로…새로운 포용금융 방식

이찬진 원장이 언급한 ‘유한책임대출 활성화’은 이재명정부의 국정과제에도 포함된 내용이기도 하다.

유한책임대출이란 주택담보대출 차주가 상환 불능 상태에 빠졌을 때, 담보로 잡힌 주택 가격이 대출 잔액보다 낮아져도 담보 주택으로만 상환 책임을 한정하는 제도를 말한다. 현재는 한국주택금융공사 등이 취급하는 유한책임 보금자리론 등 정책모기지 상품들에만 적용되고 있다.

금감원은 고정금리‧유한책임대출 활성화 등을 통해 가계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했다. 기존의 포용금융이 차주에게 저금리 대출을 공급하는 ‘지원’에 방점이 찍혔다면, 유한책임대출 활성화는 차주의 리스크를 ‘나누는’ 간접적인 포용금융에 해당하는 셈이다.

향후 금감원은 단순히 숫자만 늘리는 포용금융이 아니라, 금리·자산가격 리스크를 구조적으로 완화하는 변화를 지향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은행 입장에서는 신용공급 방식 변화가 필요한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다만 유한책임 대출은 차주의 자산가격 리스크를 금융권이 분담해서 지는 구조상 은행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고, 심지어는 제도를 악용하는 차주의 모럴 해저드 문제까지 유발할 수 있다는 약점이 있다.

이 날 업무보고 후 기자간담회에서도 은행권의 부담 가중을 우려하는 질문이 나왔다. 이에 이찬진 원장은 “대출금리 문제로 귀결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업권 부담을 고려해 금융위와 지속적인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고 답했다.

포용금융·가계부채 관리 ‘투트랙’ 요구받은 은행권…역대급 실적에도 부담감↑

9일 업무보고에서 금감원은 매년 은행별 포용금융(서민‧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 사회공헌 등) 이행체계·현황 등을 종합평가하고, 평가결과 등을 경영진‧이사회 등에 안내해 경영문화로 정착시키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 상생협력법상 은행-중소기업간 동반성장 촉진을 위해 도입하는 ‘상생금융지수’ 관련 평가체계 및 인센티브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관련해 이찬진 원장은 “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중금리대출이 줄어들거나, 중소기업 여신이 감소하는 흐름이 보이는 부분을 지속적으로 리포팅하고 있다”며 힌트를 남기는 한편, “이를 토대로 금융위와 제도적 보완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중·저신용자의 2금융권 대출금리가 급격히 높아지는 금리단층현상완화 등을 위해 중소금융회사의 중금리대출 활성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복안도 제시했다.

앞서 KB·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금융지주는 지난달 초 서민금융 확대와 취약계층의 고금리 부담 완화 등을 위해 향후 5년간 총 70조원을 포용금융에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은행들이 기업대출이나 모험자본에 투자를 확대하기 위해서 위험가중자산(RWA)을 낮추는 조정 작업이 아직 진행 중임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청구서’가 금융권에 거듭 날아드는 것은 금융사들 입장에서 달갑지만은 않다.

포용금융 관련 지출은 단일 계정이 아닌 이자이익 감소, 대손비용 증가, 위험가중자산 확대, 기타영업비용 증가 등으로 분산 반영되며, 은행 입장에서는 재무제표 전반에 걸쳐 누적 부담으로 작용한다. 올해 은행과 금융지주들이 사상 최대 수준의 역대급 실적을 거두는 와중에도 올해 실적에 압박감을 느끼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금융지주 한 관계자는 “포용금융은 일회성 요구라기보다는 금융지주 입장에서는 매년 의례적으로 실행해야 하는 의무에 가깝다”면서도, “만약 구체적인 지표를 통해 이를 경영평가에 반영한다면 지금보다 경직된 분위기로 포용금융이 진행될 수 있어 제도가 폭넓게 확산되는 데에는 불리할 것 같다”는 생각을 밝혔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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