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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 김동명 vs 삼성SDI 최주선 ‘로봇 싸움'

김재훈 기자

rlqm93@

기사입력 : 2026-02-09 05:00

5조달러 휴머노이드 시장 겨냥
차세대 기술력·고객확보 사활
테슬라·현대차 우군 확보전
전고체 상용화가 성패 가를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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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로봇 배터리 경쟁을 본격화한다. 사진은 LG에너지솔루션 김동명 대표(왼)와 최주선 삼성SDI 대표. 사진 = 챗GPT

▲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로봇 배터리 경쟁을 본격화한다. 사진은 LG에너지솔루션 김동명 대표(왼)와 최주선 삼성SDI 대표. 사진 = 챗GPT

[한국금융신문 김재훈 기자]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가 로봇용 배터리 분야 경쟁을 본격화했다. 로봇 상용화 시대에 대비해 기술력 제고와 고객사 확보를 통해 새로운 먹거리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자동차용 배터리에서 중국 업체들에 주도권을 내준 것과 달리, 로봇용 배터리 분야에서는 국내 기술력이 상대적으로 앞선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만큼, 두 회사가 글로벌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실제 일부 상용화한 로봇에 적용된 배터리는 국내 기업들이 강점을 가진 NCM(니켈·코발트·망간) 삼원계 배터리다.

이미 든든한 우군도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각각 테슬라·현대자동차그룹 등과 굳건한 협력 관계를 맺어왔다. 두 회사는 테슬라 ‘옵티머스’, 현대차그룹 ‘아틀라스’ 등 휴머노이드뿐 아니라 다양한 로봇 제품과 고객사를 확대해 간다는 방침이다.

‘원통형 강자’ LG엔솔, 테슬라 ‘옵티머스’ 심장 노린다

현재 로봇용 배터리는 NCM 계열 원통형 배터리가 널리 쓰이고 있다. 중국 업체들이 강점을 갖고 있는 LFP(인산철) 배터리보다 무게가 가볍고 고출력 수요에 대응하면서 장시간 사용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원통형 배터리 기술력을 앞세워 글로벌 로보틱스 업체들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회사는 2025년 연간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원통형 배터리 기술력을 인정받아 글로벌 선도 기술 보유 업체 6곳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차세대 모델향 스펙 및 양산 시점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현재 테슬라 휴머노이드 옵티머스(2세대)와 일부 현대차 로봇개 ‘스팟2’에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같은 그룹사 LG전자가 CES 2026에서 공개한 가정용 로봇 ‘LG클로이드’에도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가 적용됐다.

LG에너지솔루션 최대 고객사는 역시 테슬라다. 테슬라는 장기적으로 전기차 생산 비중을 조정하고 휴머노이드와 같은 차세대 제품을 신성장동력으로 키우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테슬라는 올해 2분기 옵티머스 3세대를 출시하며 휴머노이드 본격 상용화에 나설 방침이다.

특히 테슬라는 옵티머스 3세대에 자체 배터리 적용을 시도했으나, 대규모 양산에는 차질을 빚으면서 글로벌 배터리 기업들에 기회가 열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옵티머스 2세대에는 LG에너지솔루션 NCM 2170 원통형 배터리가 탑재돼 있다. 해당 배터리는 옵티머스 외에도 다양한 로봇에 활용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부터 2170보다 에너지밀도가 약 5배 높은 4680 원통형 배터리 대규모 양산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현대차와 동맹’ 삼성SDI, ‘아틀라스’에 거는 기대

LG에너지솔루션이 테슬라를 우군으로 두고 있다면, 삼성SDI는 현대차그룹과의 동맹을 통해 로봇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해 2월 현대차·기아와 로봇 전용 배터리 공동 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이 때문인지 지난 1월 CES 2026에서 현대차그룹이 공개한 휴머노이드 ‘아틀라스’ 발표 이후 현대차그룹 계열사와 배터리 동맹인 삼성SDI 주가가 동반 상승세를 보이기도 했다. 특히 삼성SDI 주가는 지난달 22~23일 사이 40만 원을 돌파하며 52주 신고가를 달성하기도 했다.

CES에서 시연된 아틀라스에 적용된 배터리 구체적 제품명과 제조사는 공식 공개되지 않았으나, 아틀라스 요구 사양을 토대로 삼성SDI NCM 삼원계 배터리가 적용됐을 가능성에 시장이 반응한 것이다.
삼성SDI 경쟁력은 경쟁사 대비 우수한 NCM 배터리 기술력이다.

삼성SDI는 이를 바탕으로 현대차그룹 자율주행 모빌리티 플랫폼 ‘모베드’와 서비스 로봇 ‘달이’ 등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두 로봇 모두 비교적 최근 공개된 모델들이다.

삼성SDI는 2025년 결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자동차 제조사들의 전동화 계획은 지연되는 분위기이나, 피지컬 AI 적용에 따라 로봇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여러 글로벌 로봇 업체들과 활용 방안을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전고체 등 기술 초격차가 관건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모두 전치차 캐즘으로 잃어버린 영토를 로봇용 배터리 사업 본격화로 만회하려고 하는 모습이다.

모건스탠리 등 일부 기관은 글로벌 휴머노이드 시장이 오는 2050년경 약 5조 달러(약 7,200조 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두 회사는 로봇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빠른 고객사 확보와 기술력 제고로 초기 선점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무엇보다 안전성 확보가 중요하다. 휴머노이드와 같은 로봇은 산업 현장을 시작으로 점차 일상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우선 기존 NCM 배터리 안전성 향상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아울러 로봇용 배터리 궁극적 해법으로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다. 휴머노이드는 수십 개 관절을 실시간 제어해야 하므로 높은 에너지 밀도와 순간적 고출력, 그리고 안전성까지 동시에 만족시켜야 한다. 전고체 배터리는 이러한 요구를 충족할 잠재력이 있다.

업계에서는 최대 경쟁국인 중국 배터리 기업들도 전고체 분야에서 한국 기업과의 기술 격차가 1~2년 수준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전고체 상용화 시점이 향후 경쟁 판도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 기술적으로 앞서 있는 곳으로는 삼성SDI가 거론된다. 삼성SDI는 국내 배터리 기업 최초로 2023년 3월 전고체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고 현대차그룹 등 고객사에 샘플을 공급하며 테스트를 진행해왔다. 상용화 시점도 2027년을 목표로 가장 빠른 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삼성SDI는 2025년 결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당초 계획대로 2027년에 진행하겠다”며 “올해 내로 전고체 배터리 라인에 대한 생산능력(CAPA) 투자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삼성SDI보다 다소 늦은 2030년 전고체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도 파일럿 라인을 가동 중이며 2028년에 800Wh/L급의 고분자계 전고체 배터리를 먼저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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