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 대표가 새로운 미래 동력으로 모바일 캐주얼 게임을 점찍었다. / 사진=엔씨소프트
14일 엔씨소프트(공동 대표 김택진닫기

엔씨는 지난해부터 박병무 대표 주도로 MMORPG 외 장르 확장과 글로벌 시장 진출을 목표로 슈팅과 서브컬처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았다. 엔씨는 내년 1분기 출시를 목표로 첫 자체 개발 슈팅게임 ‘LLL’을 개발 중이다. 또 지난해 빅게임스튜디오와 서브컬처 ‘브레이커스’에 대한 판권 계약을 체결했다. 이 밖에 미스틸게임즈, 문로버게임즈 등 국내외 유망 개발사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박병무 대표는 지난 12일 진행된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모바일 캐주얼 센터 신설 등 캐주얼 게임 확장은 작년부터 밝힌 슈팅, 서브컬처와 같은 새로운 동력 마련으로 봐주시면 좋겠다”며 “일부 IP는 투자 및 퍼블리싱을 하거나 크고 작은 M&A도 동시에 진행하는 등 모바일 캐주얼 센터를 활용해서 우선 퍼블리싱에 집중하며 내부적 장르 노하우를 습득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박병무 대표의 발언으 캐주얼 게임이 아직 엔씨에 익숙지 않은 장르인 만큼 순차적인 단계를 밝아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실제 모바일 캐주얼 센터장 영입된 아넬 체만(Anel Ceman) 전무는 캐주얼 전문 개발자가 아닌 사업부에 주로 속해온 인물이다.
아넬 체만 전무는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10년 이상 활동해 온 모바일 캐주얼 게임 전문가다. 그는 영국 모바일 캐주얼 게임 개발사 ‘트리플닷 스튜디오(Tripledot Studios)’, 토킹 톰(Talking Tom) IP로 유명한 ‘아웃핏7(Outfit7)’ 등 글로벌 모바일 캐주얼 게임 기업에서 사업 부문을 담당했다.
박병무 대표는 “이번에 영입한 아넬 체만은 어떤 특정 장르 모바일 캐주얼 게임을 잘 알기보다 전반적인 모바일 게임 생태계가 어떻게 발전하고 돌아가는지를 잘 아는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엔씨는 캐주얼 게임 분야 확장으로 장르 다각화뿐만 아니라 새로운 이용자층 유입도 기대할 수 있다. 엔씨가 그동안 서비스한 MMORPG는 비교적 연령대가 높고 게임에 많은 시간을 소비하는 헤비(Heavy)유저 비중이 높다. 지난해부터 강화 중인 슈팅과 서브컬처도 게임에 충성도가 높은 헤비유저 비중이 높은 장르다.
반면 캐주얼은 쉽고 간단한 조작으로 진입장벽이 낮은 특징이 있다. 이 때문에 비교적 연령층이 낮고 게임을 가볍게 즐기는 라이트 유저가 주요 소비층이다. 최근 간단하면서 부담 없이 즐기는 게임 게임 소비 트렌드가 증가한 만큼 캐주얼 게임 호응도 높아지는 추세다.
박병무 대표는 엔씨 AI 등 자사가 보유한 AI 기술과 데이터 경쟁력을 모바일 캐주얼 게임 분야로 확장하고 고도화해 차별화를 꾀한다.
박병무 대표는 “모바일 캐주얼 장르 클러스터 구축은 특정 하위 장르를 우선하는 것 보다 자체 생태계 구축을 우선으로 하겠다는 의미”라며 “(캐주얼 게임이) 데이터와 AI를 기반으로 한 시스템 설계가 가장 적합한 카테고리라고 생각한다. 좀 더 과학적인 이용자 마케팅을 진행하고, 광고대비수익을 크게 만드는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박병무 대표는 “사실 모바일 캐주얼 장르는 슈팅과 서브컬처 처럼 진행 상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작년부터 계속해서 치열하게 준비 했다”며 “M&A를 시도하고, 사람을 영입하는 과정에서 노하우가 쌓였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는 M&A를 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매출로 만들 수 있는 상황이 됐다”며 “M&A를 진행하게 된다면 훨씬 더 빠른 속도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증권가에서도 엔씨의 이 같은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엔씨는 오래전부터 기다려 온 변곡점에 진입하고 있다”며 “새로운 관점으로 기업을 바라볼 시기”라고 진단했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