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대출을 중심으로 원화대출금 성장률은 최근 3년 사이 가장 가파른 수준을 나타냈지만, 저원가성 예금 비중이 낮아지며 자금 조달비용이 늘어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퇴직연금을 비롯한 자산관리(WM) 부문의 약진이 돋보이며 비이자이익은 상반기 기준으로 전년대비 두 자릿수의 실적 증가율을 나타내며 순항했다. 고병일닫기

올해 2분기 광주은행의 총자산은 32조9014억원으로, 전년동기 31조989억원 대비 5.7%가량 늘었다.
2분기 연결기준 광주은행의 영업이익은 1083억원으로, 전분기 1137억원보다 소폭 줄었다. 상반기 전체로 보면 전년대비 6.8% 줄어든 1939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 역시 전년대비 7.9% 줄어든 1484억원이었다.
2분기 ROE는 지난해 14.65%에서 올해 2분기 12.62%까지 줄었다. 이 기간 이익경비율(CIR)은 36.8%에서 41.0%로 늘어나며 판매관리비용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총 수신은 늘었지만 저원가성 예금의 비중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 실적 뒷걸음의 원인으로 해석된다.
광주은행의 2분기 총 수신은 26조1406억원으로 전년대비 2.67% 늘었지만, 저원가성 예금의 비중은 지난해 2분기 39.6%에서 올해 2분기 38.2%까지 줄었다. 2년 전인 2023년 2분기 41.1%였던 것이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저원가성 예금은 은행이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예금을 의미하는데, 은행 입장에서는 예대마진을 늘릴 수 있어 중요한 수익성 확보 수단으로 통한다.
예대율 역시 2023년 2분기 95.6%에서 올해 2분기 98.2%까지 늘었다. 예대율이란 은행의 예금 잔액에 대한 대출 잔액의 비율을 말한다. 예대율이 높아지면 대출을 늘리는데 제약이 생기고,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광주은행의 대출 자산을 살펴보면 가계대출이 지난해 2분기 8조3926억원에서 올해 2분기 8조5715억원으로 2.1%, 중기대출이 13조5609억원에서 14조4억원으로 3.2% 늘어나는 데 그친 반면, 대기업 대출은 1조1490억원에서 1조8841억원으로 64% 늘었다. 2년 전인 2023년 2분기 6052억원에 불과했던 것이 2년 사이 3배가량 늘어난 셈이다.
광주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수도권에서 20개의 지점을 운영 중이다. 이 같은 영업기반이 광주은행의 기업대출 확대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여전히 대기업대출에 비하면 중기대출 비중이 훨씬 높지만, 증가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는 것은 주목할 부분이다.
광주은행 역시 다른 은행들과 마찬가지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움직임에 맞춰 이자이익 및 순이자마진(NIM)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분기 이자이익은 2029억원으로 직전해 2149억원보다 줄었고, 상반기 전체로 보면 403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6.3% 하락했다. NIM 역시 2.49%로 직전해 2.73%보다 줄었다.
고무적인 부분은 비이자이익의 선전이다. 지난해 2분기 321억원보다는 줄어든 294억원을 기록했지만 상반기 전체로 보면 10.7% 늘어난 487억원을 기록했다.
광주은행은 올해 2분기 퇴직연금 중 개인형(IRP), 확정기여형(DC) 수익률 부문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특히 IRP형의 경우 7.96%의 수익률로 시중은행들조차 제쳤다.
광주은행은 2023년 지방은행 최초로 퇴직연금 운용 가능 상품에 ETF(상장지수펀드)를 편입하고 시장 유망상품 발굴과 전문가를 활용한 퇴직연금 수익률 컨설팅도 강화하는 등 WM분야에서 꾸준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2분기 광주은행의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0.68%로, 지난해 2분기 0.59%보다 높아졌다. 이 기간 은행의 손실흡수 능력을 의미하는 NPL커버리지비율 역시 164.7%에서 138.0%까지 낮아졌다. 연체율은 같은 기간 0.63%에서 0.97%까지 늘어나며 1%선을 목전에 뒀다.
다만 자본적정성 지표는 여전히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보통주자본(CET1)비율은 15.76%에서 15.08%로, BIS비율은 16.01%에서 15.19%로 줄었지만 전체 은행권 평균인 15%를 상회하고 있는 것은 물론 금융당국의 권고기준(11.5%)도 크게 상회하고 있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