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호성 하나은행장 / 사진=하나은행

원달러환율이 전년동기 대비 120원 이상 안정되면서, 기업금융, 외국환, 자산관리 등 은행 핵심 사업역량의 상호 시너지가 발휘될 환경이 조성된 여파다.
하나은행은 올해 2분기 1조 922억원을 포함한 상반기 누적 연결 당기순이익 2조 851억원을 시현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9.1%(3,342억원) 증가한 수치다. 하나은행의 상반기 말 기준 총자산은 신탁자산 110조 2760억원을 포함한 642조 90억원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분기 2조3750억원을 합해 상반기엠나 4조6409억원이 시현돼 전년동기 대비 12.8% 개선됐다. 이 기간 ROE는 10.97%에서 12.29%로 높아졌고, CIR은 38.7%에서 37.5%로 줄어들며 비용효율성도 좋아졌다.
수익성 개선의 비결은 우선 핵심저금리성예금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은행의 2분기 총 수신은 364조2800억원 규모로 전년동기 367조2450억원보다는 줄었지만, 핵심저금리성예금이 90조527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85조820억원보다 늘었다. 저금리성예금 비중도 37.3%로 직전해 대비 1%p 올랐다.
정영석 하나은행 CFO는 실적발표 후 이어진 컨퍼런스 콜에서 “공공기관에서 연초에 사업집행이 많이 되기 때문에 5조 이상 유입됐고, 개인부문에서 저희 급여통장, 결제성 통장으로 유입된게 1조 정도로 핵심저금리 파트에서 6조 이상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고금리조달이 상대적으로 대고객CD 비중이 감축됐는데, 자산성장 속도에 맞춰 조달을 탄력적으로 가져간 것이 조달 코스트 축소에 기여했다”고도 말했다. 그는 “핵심예금 중 공공부문은 하반기로 가면서 줄어들텐데, 리테일 쪽 여러 제휴사업들, 결제성 자금들 유치를 하고, 예대율에 무리가 없는 선에서 발행금융처럼 낮은 금리 조달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출의 경우 전년동기와 비교할 때 큰 차이가 없었다. 가계대출은 지난해 2분기 132조9666억원 규모에서 올해 2분기 138조2470억원으로 늘었지만, 대기업대출은 29조9200억원에서 29조8190억원으로, 중기대출은 141조3870억원에서 138조900억원 규모로 줄었다. 다만 중기대출에 소호(SOHO) 대출 57조2660억원을 더하면 전년동기 대비 차이가 크지는 않았다.
이 기간 이자비용률은 3.05%에서 2.50%로 줄어들며 효율성이 늘었고, 순이자마진(NIM)도 1.46%에서 1.48%로 소폭 개선됐다. 경쟁 은행들이 기준금리 인하로 이자수익이 줄어들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하나은행의 경영효율성이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
하나은행의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4.4%(3160억원)나 증가한 7406억원으로 집계됐다. 하나은행은 이 같은 실적의 비결로 ▲투자금융 자산 확대 ▲트레이딩 실적 개선 ▲퇴직연금 적립금 금융권 최대 증가 ▲공모펀드 판매 점유율 은행권 1위 달성 등 견조한 영업력을 유지한 것을 들었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순수수료수익은 지난해 상반기 4833억원에서 올해 5018억원으로 소폭 개선되는 데 그쳤지만, 처분 및 평가이익의 상승이 두드러졌다. 이 부문의 작년 상반기 이익은 3541억원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1조7396억원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상반기 1430원대였던 원달러환율이 25일 현재 1380원대까지 낮아지면서, 외환 분야에 강점을 지닌 하나은행이 반사이익을 봤다는 해석이 나온다.
하나은행의 2분기 NPL커버리지비율은 138.68%,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35%, 연체율은 0.35%로 각각 나타났다. 모두 전년동기와 대비할 때 악화된 수치다.
하나은행은 이에 대비해 대손충당금 등의 전입액을 지난해 2분기 200억원에서 올해 2분기에는 1190억원 규모로 늘려서 쌓아둠으로써 혹시 모를 리스크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있다. 이 기간 대손비용률은 0.04%에서 0.13%로 높아졌다.
자본적정성 지표도 양호했다. BIS비율은 16.90%에서 17.84%로 대폭 개선됐고, CET1 비율도 15.50%에서 16.69%까지 오르며 은행권 최상위 수준을 유지했다.
하나은행은 컨퍼런스 콜을 통해 “주주환원에 있어서 그룹 CEO와 이사진들이 우선시하는 방안은 역시 그룹 수익성 부문”이라고 설명하며, “지속가능한 수익성을 창출할 수 있고, 그에 대해서 저희들이 안정적인 자본비율을 유지하면서 충분한 손실흡수능력 확보한다면 주주환원 탄력적으로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부연했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