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은행으로서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고, 중소기업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김성태닫기

다만 지난해 3분기 이후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꾸준히 인하되면서 이자이익 및 순이자마진은 전반적으로 하락을 면치 못했고, 내수경기 침체로 인한 국내 거시경제 악화가 영향을 미치며 고정이하여신(NPL) 및 연체율 등 건전성 지표의 악화가 여전히 이어져 과제로 남았다.
기업은행은 중기대출 자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해외에서 자금조달에 나서는 등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2025년 상반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 증가한 1조5086억원, 은행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으로 전년대비 5.4% 증가한 1조3272억원을 시현했다. 2분기만 놓고 봐도 6944억원으로 전년대비 13.8%나 늘어난 성적이다.
먼저 지난해 상반기 500조원을 돌파했던 총자산은 꾸준히 불어나며 올해 상반기에는 538조6950억원까지 불어났다. 전년대비 6.09% 늘어난 수치다.
연결기준 상반기 영업이익은 1조9515억원으로 전년대비 5.1% 늘었다. 2분기 기준으로는 9275억원을 기록, 직전해 상반기 8276억원과 비교할 때 1000억원 이상 늘어난 이익이 잡혔다. 이 기간 충당금적립전영업이익은 0.5%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비이자이익이 전년대비 2배 넘게 늘어나며 전체 이익 상승을 견인했다.
기업은행의 이 같은 실적 상승은 여수신의 고른 성장세가 이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기업은행의 예대금리차는 지난해 5월 1.22%에서 올해 5월 1.44%로 소폭 늘었다.
대출의 경우 가계대출은 전년동기와 거의 동일한 43조원 규모, 대기업·공공대출도 전년과 거의 유사한 10조4220억원 규모에 그쳤다. 그러나 중소기업대출이 지난해 240조8496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258조5320억원 규모까지 빠르게 늘었다.
이 기간 기업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시장점유율은 역대 최고치인 24.43%로 상승하며 중소기업금융 분야의 리딩뱅크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했다.
다만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기조 속에서 이자이익 관련 지표가 뒷걸음질 친 것은 옥의 티다. 상반기 기업은행의 이자이익은 3조5480억원 규모로, 전년동기 3조9529억원 대비 3.8% 줄었다. 이 기간 순이자마진(NIM)도 1.71%에서 1.55%로 줄었다.
반면 2분기 비이자이익은 2024년 750억원에 그쳤던 것이 올해 2분기 2319억 규모로 급증했다. 상반기 전체로 보면 지난해 상반기 1267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4023억원 규모까지 급격하게 불었다.
수수료수익은 오히려 3942억원에서 3152억원으로 9.7% 줄어들었지만, 유가증권관련 손익이 2724억원에서 3694억원으로 35.6%나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 또 외환파생관련손익이 지난해 상반기에는 –529억원으로 적자였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누계 2075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지난해 기업은행에서 대규모 외환 관련 손실이 발생했던 것은 환차손 영향이 크게 작용했는데, 올해 들어 환율이 빠르게 안정되며 이 분야에서 실적이 개선된 것으로 해석된다.
IBK캐피탈 등 자회사 연결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1394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508억원까지 늘었다. 대다수 자회사들이 고전했지만 SPC, 수익증권 등 기타자회사들의 당기순이익이 작년 상반기 94억원대에서 올해 919억원대로 10배 가까이 불어난 점이 영향을 미쳤다.
문제는 점점 높아지는 중기대출 비중 속에서 발생하는 건전성 악화다.
기업은행의 2분기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1.37%로, 전년동기 대비 0.07%p 늘어나는데 그치며 선방했다. 그러나 NPL커버리지비율은 105.7%까지 떨어지며 당국 권고기준인 100%선에 거의 근접했다.
2024년 기준 기업은행의 총 대손충당금은 1조5286억원 규모였으나, 올해 6월 기준 6761억원 규모까지 줄었다. 대손비용률은 0.48%에서 0.41%까지 내려갔다.
총 연체율도 0.80%에서 0.91%까지 올랐다. 가계 연체율은 0.67%에서 0.645%로 낮아졌지만, 기업 연체율이 0.93%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여파다.
다행인 것은 자본적정성 지표는 여전히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보통자주반비율은 11.56%에서 11.66%로 오히려 늘었고, BIS비율은 14.98%에서 14.94%로 소폭 낮아지는 데 그쳤다.
이를 토대로 기업은행은 지난 5월 분기배당 관련 정관을 개정하고, 경영진의 IR 참여를 확대키로 하는 등 밸류업을 위한 노력을 구체화하고 있다.
지난달 기업은행은 미화 10억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 발행에 성공했다. 이 발행을 통해 3년 변동금리채 5억불과 5년 고정금리채 5억불을 더해 단일 발행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인 총 10억불을 조달했다. 3년물은 SOFR 금리에 58bp, 5년물은 미국 5년 국채금리에 47bp를 더한 수준으로, 모두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역대 최저 가산금리를 경신했다.
올해 초에도 기업은행은 7억 호주달러(미화 기준 약 4억 5000만달러) 규모의 캥거루채권 발행에도 성공했다. 당시 SSA(정부·국제기구·기관) 투자자를 중심으로 당초 목표 발행액의 10배가 넘는 40억 호주달러 이상의 주문이 쇄도하면서 캥거루본드 시장 한국물 역대 최고 수준의 주문을 기록했다. 견조한 투자 수요에 힘입어 7억불까지 발행규모를 확대하면서 역대 최고 흥행 성적을 기록한 바 있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IBK 쇄신 계획 이행을 통해 국민과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고 중기지원을 지속 선도할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소상공인·자영업자는 물론 첨단산업과 중견기업도 적극 지원하고, AI·디지털 역량 강화를 통해 경쟁력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