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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카운트다운’ 아워홈…최대 실적에도 경영권 갈등·사망사고 ‘뒤숭숭'

손원태 기자

tellme@fntimes.com

기사입력 : 2025-04-18 16:02

아워홈, 지난해 매출 2조2440억 원 '최대 실적'
사업 다각화, 해외 성장세 탄력…오너 갈등 여전
장남·장녀는 29일 한화로 매각…차녀·막내는 '반대'
공장에서 사망사고 발생, 중대재해 처벌 위기도

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이 수십억원에 달하는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사진=아워홈

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이 수십억원에 달하는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사진=아워홈

[한국금융신문 손원태 기자] 범LG가로서 국내 급식업계 2위 업체인 아워홈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회사는 경영권을 둘러싼 오너 간의 갈등과 근로자 사망 사고로 뒤숭숭하다. 아워홈은 현재 한화 오너 3세인 김동선닫기김동선기사 모아보기 부사장이 이끄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로의 매각을 열흘 앞뒀다. 다만, 오너 간의 입장 차가 좁혀지질 않으면서 경영권을 둘러싼 공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구지은 아워홈 전 부회장이 아워홈 매각과 관련해 여전히 불편한 심정을 내비치고 있다. 구 전 부회장은 아워홈 창업주 고(故) 구자학 명예회장의 1남 3녀 중 막내다. 그는 아워홈의 사업 재편과 함께 다각화를 꾀하면서 최대 실적을 이뤄낸 인물이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오랜 기간 이어진 남매 간의 경영권 다툼에서 밀려나 부회장 직책을 내려놨다.

앞서 구지은 전 부회장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워홈 경영권 갈등을 다룬 기사를 공유하면서 “또 다른 소설이 나왔다”라며 짧은 소견을 냈다.

이어 “인수 후보자의 불안함이 읽힌다”며 “클로징 날짜는 임박해 오는데 돈도 없고, 되는 게 없으니 애쓴다. 매각하라고 협박하더니 이제는 허위 기사도 조급해 보인다”라고 남매 간의 경영권 다툼을 암시하는 듯한 글을 썼다.

그러면서 “대기업과 손잡고 조폭 행세를 한다”며 “내가 낸 국민연금을 받아 투자하는 PE(사모펀드)가 주식을 매각하라고 주주를 협박하는 웃픈 현실이다. 사업도 투자도 철학과 신념을 갖고 해야 하는데, 돈이면 다가 아닌 것을 보여주겠다”고 꼬집었다.

아워홈은 고 구자학 명예회장이 지난 2000년 LG유통에서 FS(식품서비스) 사업부문을 계열 분리하면서 출범했다. 범LG가인 만큼 LG그룹과 GS그룹, LS그룹 등의 대기업 단체급식과 식자재 유통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한다. 고객사만 4000여 곳이다.

아워홈 지분 현황을 보면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이 880만 주(38.56%)로 최대주주이며, 막내 구지은 전 부회장이 471만7400주(20.67%)로 2대주주다. 다음으로 차녀 구명진 전 캘리스코 대표가 447만3448주(19.60%)를, 장녀 구미현 현 회장이 440만 주(19.28%)를 각각 들고 있다. 아워홈 1남 3녀 남매의 지분 총합이 전체의 98%를 넘지만, 어느 한 명의 독점 구도가 아닌 오너 간 소유 분산 기업인 셈이다.

아워홈은 지난해 매출 2조2440억 원을 기록,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거뒀다. 전년(1조9835억 원)보다 13.1% 증가한 수치다. 아워홈의 성공 비결에는 기존 단체급식 사업에서 가정간편식이나 프리미엄 간편식 등으로 확대한 사업 다각화가 꼽힌다. 식자재 사업에서 요양시설이나 어린이집에 착안한 먹거리를 맞춤형으로 공급한 점도 협력사를 끌어모았다. 푸드코트에서도 천편일률적인 메뉴보다 세계 음식까지 포함하고, 좌석 간격을 넓히며 고객 경험과 편의를 도모했다. 이를 토대로 아워홈은 지난해 국내에서 전년 대비 14.4% 성장한 2조201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내수뿐만 아니다. 해외에서도 아워홈은 삼계탕이나 육전비빔밥 등 K푸드의 특화한 메뉴를 선보이면서 단체급식 사업이 성장세를 달리고 있다. 그 결과, 아워홈의 지난해 해외 매출은 2239억 원으로, 전년 2173억 원에서 3.0% 뛰었다. 아워홈은 현재 미국과 중국, 베트남, 폴란드, 멕시코 등 5개 국가에서 100여 개 사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탄탄한 성장세를 자랑하고 있지만, 회사 내부적으로는 오너 간의 경영권 다툼으로 얼룩진 상황이다. 지난 10년간 남매 간 분쟁이 이어진 것. 구지은 전 부회장은 아버지인 고 구자학 명예회장의 총애를 받으면서 지난 2015년 아워홈 부사장직에 올랐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이 아워홈 경영권을 잡으면서 막내 구지은 부사장을 보직 해임했다. 이후 구본성 전 부회장 역시 보복운전 논란이 터지면서 세 자매의 연합에 밀려 경영권을 반납하게 된다. 세 자매는 구지은 전 부회장에게 다시 아워홈 경영을 맡겼고, 코로나19 엔데믹과 함께 호실적을 그렸다.

다만, 세 자매의 연합도 오래가지 못했다. 장남과 장녀 주도로 아워홈 경영권 매각을 추진하면서다. 구지은 전 부회장은 지난해 6월 이사회에서 물러났고, 그 자리는 장녀 구미현 회장과 그의 남편 이영열 부회장,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의 아들 구재모 씨, 고 구자학 명예회장의 비서실장 출신인 이영표 경영총괄사장이 채웠다. 이들은 현재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우리집에프앤비(가칭)’와 아워홈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상태다.

매각 지분은 아워홈 구본성 전 부회장 지분(38.56%)과 구미현 회장의 지분(19.28%) 전량을 합한 총 58.62% 규모다. 매각가는 주당 6만5000원으로, 총 8700억 원 규모다. 거래 종료일은 이달 29일이다. 이런 가운데 차녀 구명진 캘리스코 전 대표와 막내 구지은 전 부회장은 매각에 반대하고 있다. 아워홈 정관상 경영활동 관련 주요 의사 결정을 위해서는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에 장남과 장녀가 추진하는 한화로의 경영권 매각을 위해서는 추가 지분 확보가 이뤄져야 한다.

문제는 이뿐만 아니다. 이달 4일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소재 아워홈 생산공장에서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났다. 이 공장은 아워홈의 가공식품을 생산하는 곳으로, 사고 당시 근로자는 기계에 목이 꼈다. 근로자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닷새 뒤인 지난 9일 사망했다. 경찰은 해당 공장의 공정 시스템이나 안전·보건 관련 교육 자료, 위험성 평가서 등을 확보해 조사 중이다. 경찰은 압수수색한 자료를 토대로 사고 경위를 파악하고, 책임 소재를 가린다는 방침이다.

노동부 또한 경찰과 별개로 아워홈을 상대로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등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수사 상황에 따라 아워홈은 중대재해처벌법에 따른 처벌을 받을 위기에 처했다.

아워홈 직원들도 우려를 표하고 있다.

아워홈 노동조합 측은 “오너 2세인 구미현 회장과 구본성 전 부회장이 노동자의 처우를 고려하지 않은 채 사익 추구를 위해 지분 매각을 독단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문제를 강하게 성토할 것”이라며 “회사를 성장시킨 진정한 주인은 오너 2세가 아닌, 아워홈 1만 노동자들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원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tellme@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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