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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M] '15년만 회사채 최대 7000억 조달'...고려아연 엇갈린 시선

이성규 기자

lsk0603@fntimes.com

기사입력 : 2025-04-03 06:00 최종수정 : 2025-04-03 08:22

우수한 수익성, 금리 메리트 높아져 VS 재무불안 선례 남겨

고려아연 차입금 및 재무안정성 지표./출처=한국신용평가

고려아연 차입금 및 재무안정성 지표./출처=한국신용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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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이성규 기자] 고려아연이 15년만에 공모 회사채 발행을 추진한다. 경영권 방어를 위해 ‘고금리’로 발행한 사모 회사채 상환을 위한 목적이다. 사모채 발행 과정에서 재무압력이 높아지면서 등급 전망은 ‘부정적’으로 변경됐다. 동급 대비 조달 비용이 높아졌지만 안정적인 고려아연 수익성을 고려하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금리 메리트가 높아진 격이다. 반면, 기습 자금조달로 재무건전성 유지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졌다는 평도 나온다.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이날 40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만기는 2년물(2000억원)과 3년물(2000억원)로 구성됐으며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7000억원까지 증액 발행한다.

희망금리밴드는 만기별 AA+등급 민평금리 평균에 각각 -50~+50bp(1bp=0.01%p)를 가산해 제시했다. 조달된 자금은 전액 채무상환에 쓰인다. 대표주관 업무는 하나증권, KB증권, 미래에셋증권 등이 공동으로 담당한다.

고려아연이 상환하는 대상은 지난해 10월 발행한 1조원 규모 사모 회사채다. 경영권 분쟁이 한창이던 당시 고려아연은 대규모 사모채를 발행했고 조달한 자금은 자사주 매입에 사용했다.

논란이 됐던 부분은 무려 6.5%에 달하는 금리였다. 고려아연 신용등급은 AA+로 당시 동급 민평금리 평균이 3.2% 수준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무려 2배 수준으로 금리를 지불한 것이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일제히 등급전망을 ‘부정적’ 혹은 ‘부정적 검토 대상’으로 변경했다. 부채는 크게 늘어난 반면, 자사주 매입으로 자본 규모가 축소(자본조정)되면서 부채비율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정확히는 순차입금이 플러스(+)로 돌아선 탓이다. ‘무차입 경영’이 민간 기업이 받을 수 있는 사실상 최고등급인 AA+를 유지하는 핵심 요소였다.

이전부터 고려아연은 사업영역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인수합병(M&A)과 지분투자를 단행했다. 차입부담이 점차 확대되는 가운데 대규모 사모채 발행이 이뤄진 것이다. 우수한 수익성을 자랑하지만 급격히 늘어난 부채를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기엔 상당 시일이 소요될 것이란 전망이 신용도 불안을 야기했다.

‘부정적’ 등급 전망에 대한 엇갈린 시선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이면 회사채 발행 수요예측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한다. 고려아연은 AA+가 아닌 한 단계 낮은 AA0 수준으로 평가될 수 있다.

하지만 현재 AA+급과 AA0급 금리 격차는 약 3bp 수준에 불과하다. 이뿐만 아니라 밴드 최상단인 +50bp에서 결정돼도 단순 계산으로 조달금리는 최대 3.6%다. 사모채 금리(6.5%) 대비 현저히 낮아 고려아연 입장에서는 발행 유인이 충분하다.

사업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다. 사모채는 상대적으로 저금리, 만기 확대 등으로 대응할 수 있어 오히려 신용등급 불안이 금리 메리트를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리 메리트를 인정하지만 기습 자금조달 등 재무불안 선례를 남겼다는 지적도 나온다. 경영권 분쟁이 시급한 이슈였던 만큼 사모채는 유일한 선택지나 다름없었다. 사모채는 절차가 복잡하지 않고 정보공개 등도 제한적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다.

기업 자금조달 전략은 투자자들에게 상당히 민감한 사안이다. 기업마다 특유의 조달방식이 있기 때문이다. 고유 조달방식에 더해 유연한 창구 확대 등은 오히려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경영권 방어를 위해 1조원 규모 자금을 조달해 재무건전성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부정적 평이 나올 수밖에 없다.

한편, 재무구조의 급격한 변화가 가중평균자본비용(WACC)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WACC란 자본 및 부채조달 등에서 발생하는 비용의 가중평균을 의미한다. 기업가치 결정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할인율’ 역할을 맡는다. WACC가 높으면 기업가치가 하락하고 낮으면 오르게 된다.

지난 2023년 기준 고려아연의 WACC는 약 6.5% 수준으로 추정되며 이전에는 더 낮은 수준이었다. 고려아연 사업 특성상 시장 베타값은 높지 않아 자본비용은 낮은 편이다. 따라서 WACC 상승은 점차 확대된 부채규모가 견인한 셈이다. 경영권 분쟁 이후에는 자본비용도 높아져 WACC 상승에 이어 향후 기업가치 제고가 어려워질 수 있다.

고려아연은 높아진 WACC를 안정시키고 자금조달 불확실성을 차단해야 한다. 대규모 사모채 발행이 결과적으로 주주와 채권자 모두를 불편하게 만든 탓이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역은 “고려아연 금리 메리트가 부각될 수 있는 반면, 자금조달은 채권자 입장에서 불편한 사안”이라면서도 “사실상 최고 신용등급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조달 차제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결정금리는 고려아연이 향후 어떤 재무전략을 펼쳐야 하는지에 대한 가이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규 한국금융신문 기자 lsk060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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