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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홈플러스 망친 '차입매수' 부메랑…고려아연 노린 1.2조 '빚' 시한폭탄

신혜주 기자

hjs0509@fntimes.com

기사입력 : 2025-03-24 15:51

고려아연 지분 매입 1.6조 중 75% 차입금
두 달 뒤 대출 만기도래, 차환 여부 주목

김병주 MBK 회장(왼쪽)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김병주 MBK 회장(왼쪽)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한국금융신문 신혜주 기자]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를 비롯해 상당수 인수기업을 망친 차입매수(LBO) 방식을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에 그대로 적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9월 이후 올해 3월까지 약 7개월간 MBK가 고려아연 지분 취득에 투입한 자금 1조6000억원 중 75%인 1조2000억원가량이 NH투자증권에서 빌린 차입금으로 확인됐다.

상환 만기가 두 달여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리파이낸싱(차환)을 해야 하지만 홈플러스 사태로 신뢰를 잃은 만큼 담보 추가 제공, 이자비용 급증 등 상당한 난항에 부딪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선 차입매수와 인수금융에 대한 국민적 반감과 정치권의 질타가 쏟아지는 상황에서 리파이낸싱이 이뤄질 경우 엄청난 후폭풍에 시달릴 거란 분석도 있다.

평판 리스크와 맞물려 출자자(LP) 이탈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펀드 자금을 투입하기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특히 최근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를 담당하는 6호 펀드 국내 출자자인 연기금들이 잇따라 적대적 M&A에 대한 자금 사용을 금지하면서 사면초가에 빠질 가능성이 커졌다.

무리한 차입매수가 부메랑으로 돌아오면서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 실패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MBK는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를 추진하면서 지분 매입에 쓴 자금 1조5657억원 가운데 75%인 1조1775억원을 금융권 담보대출로 마련했다.

차입매수는 인수 대상기업 자산 등을 담보로 설정하고 금융권에서 빚을 내 기업을 인수하는 방식이다.

앞서 MBK는 홈플러스 인수에 7조2000억원을 투입하며 블라인드 펀드로 2조2000억원을 투입하고 나머지 5조원(70%)을 홈플러스 명의로 대출받아 인수대금을 확보했다.

차입금 상환 부담은 고스란히 피인수기업 홈플러스로 떠넘겨졌다. 이후 MBK는 빚을 갚기 위해 홈플러스가 보유한 핵심점포 등 부동산을 대거 처분하고 상환전환우선주(RCPS) 원리금을 받아내는데 주력했다.

홈플러스 법정관리 여파로 피해가 전방위로 확산하는데도 MBK가 반성 없이 고려아연을 겨냥해 차입매수 방식을 진행하면서 시장에서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거액의 상환 부담이 고려아연으로 전가되면 재무건전성과 사업기반이 훼손되고 자칫 전략광물 공급망 약화, 중장기 실적 저하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해외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루이스도 정기주주총회 의안분석 보고서를 통해 "고려아연이 MBK의 지배를 받게 될 경우 홈플러스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며 "홈플러스의 상황은 MBK·영풍 연합이 고려아연의 장기적 투자 일부를 축소하거나 특정 자산을 매각해 현금을 지급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이달 13~14일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69%가 차입매수 방식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지난해 9월 MBK는 NH투자증권에서 최소 고정금리 5.7%를 적용해 1조7150억원 규모 한도 대출을 받았다. 이후 MBK는 고려아연 주식 공개매수와 장내 추가 지분 매입 과정에서 1조1775억원을 실제 대출받아 활용했다. 이 대출금의 상환 만기가 오는 6월 도래한다.

대출 상환 만기가 3개월 남은 가운데 MBK의 인수금융 차입금 차환 여부가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홈플러스 사태로 MBK가 금융권 신뢰를 잃은 만큼 차환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차환 대출 자체가 이뤄져서는 안 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사기와 배임, 탈세 의혹에 대한 금융당국 및 사법당국, 국세청의 조사가 이뤄지고 있고, 피해자들이 속출하는 상황에서 홈플러스 사태를 일으킨 핵심 이유인 차입매수를 금융기관들이 적극 지원하는 것은 피해자와 국민 정서를 무시하는 행태라는 지적이다.

차입 대신 펀드 자금을 활용하는 시나리오도 있지만, 투자자 반발에 부딪힐 가능성이 크다. MBK가 새로운 출자자(LP)를 모집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M&A 시도 이래 MBK는 과학기술인공제회, 노란우산공제회 등 주요 출자사업에서 연달아 탈락했다.

일각에서는 MBK 펀드 LP의 연쇄 이탈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MBK 6호 펀드에 약 3000억원을 출자하기로 확약한 국민연금의 경우 "적대적 M&A 투자 건에 대해서는 참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히고 정관 개정에 착수했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 산하 방사성폐기물관리기금 또한 적대적 M&A 투자 배제 조항을 펀드 출자 계약서에 명시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차입매수 방식 한계와 부작용이 뚜렷하게 드러났는데도 MBK는 차입매수를 고집하고 있다"며 "시장에서 MBK에 대한 신뢰가 크게 저하된 만큼 금융권 차입금 차환 자체가 쉽지 않을뿐더러 펀드 운용 또한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신혜주 한국금융신문 기자 hjs050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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