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은 오는 25일 서울 롯데타워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조혜성·서휘원 사외이사 후보를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처리할 예정이다. 두 후보는 롯데케미칼과 경쟁관계에 있는 국내 화학업계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조혜정 대상 상담역(왼쪽)와 서휘원 전 삼양사 AM BU장.
서휘원 이사 후보는 서울대 섬유고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롯데케미칼 첨단소재부문의 뿌리인 삼성그룹의 옛 제일모직에 1991년 입사했다. 이후 사빅코리아 스페셜티제품 마케팅전략 담당, 한국바스프 첨가제사업부문장, 삼양사 AM(첨단소재) BU장 등 다양한 화학 기업을 거쳤다.
롯데가 경쟁사 출신을 사외이사로 들이는 것은 이례적이다. 롯데케미칼도 '화학 전문가' 보다는 관료, 법조인, 금융인, 교수 출신의 사외이사를 선호했다. 이번에 사외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남혜정 동국대 교수, 차경환 김앤장 변호사 등 현재 사외이사진도 그렇다. 10년 전인 지난 2015년까지 '전직 직장인' 사외이사가 있긴 했지만, 그마저도 롯데그룹 계열사에서 35년간 일한 '롯데맨'이었다.
롯데케미칼이 거버넌스 변화에 신경을 쓰기 시작한 것은 회사 실적이 고꾸라지는 시기와 공교롭게도 겹친다. 롯데케미칼은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부진 초기엔 코로나로 인한 업황 악화라는 핑계가 있었지만 최근에는 시장 변화에 지나치게 뒤늦게 대응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이에 롯데는지난해 롯데케미칼 등 계열사에 선임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하며 외부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조혜성 이사 후보 추천 이유에 대해 "석유화학산업 흐름에 대한 이해와 화학 기술 전문성, 경영관리 역량 등을 기반으로 경영 현안에 적절한 의견을 제시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했다. 서휘원 후보에 대해선 "글로벌 화학이업에서 쌓은 깊이 있는 이해와 강한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이사회 안건에 대해 적잘한 비판과 조언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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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연말 인사에서 대대적 쇄신 인사를 단행한 만큼 구성원 면면에 변화는 있다. 첨단소재 대표로 승진한 황민재 부사장을 새로운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나머지 한 자리는 기타비상무이사로 채운다. 롯데지주 경영혁신1팀장을 맡고 있는 김종근 상무가 추천됐다.
곽호룡 한국금융신문 기자 horr@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