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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 사외이사 분석] 4대 금융 이사회 ‘안정’ 체제…후계 레이스 본격화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기사입력 : 2021-05-24 00:00 최종수정 : 2021-05-24 09:20

지주 사외이사 대거 연임…거수기 논란 지속
후계구도 윤곽…계열사 CEO·부회장 등 ‘경쟁’

[금융사 사외이사 분석] 4대 금융 이사회 ‘안정’ 체제…후계 레이스 본격화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재편된 올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 이사회를 보면 변화폭이 미미했다. ‘킹메이커’로 불리는 사외이사 교체 폭도 크지 않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속 안정적인 경영을 위한 행보로 풀이되지만 억대 연봉을 받는 사외이사들이 ‘거수기 역할’에 그치고 있다는 잡음은 끊이지 않고 있다.

금융지주 회장들은 올해부터 본격적인 후계자 양성 작업에 나설 전망이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지난해 말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인사를 마무리하고 후계구도 윤곽을 잡았다. 김정태닫기김정태기사 모아보기 회장의 1년 연임을 확정한 하나금융의 경우 3인 부회장 체제를 정립하며 후계경쟁을 시작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4대 금융 가운데 신규 사외이사를 선임한 곳은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이다. 신한금융은 △곽수근 서울대 경영대학 명예교수 △배훈 변호사법인 오르비스 변호사 △이용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임상교수 △최재붕 성균관대 기계공학과 교수 등 총 4명의 신규 사외이사를 선임했다.

하나금융은 권숙교 김앤장법률사무소 고문과 박동문 코오롱인더스트리 대표이사 사장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했다. 박원구·김홍진·양동훈·허윤·이정원·백태승 등 나머지 사외이사 6명은 임기 1년으로 재선임했다.

KB금융은 사외이사 7명 가운데 임기가 만료된 스튜어트 솔로몬·선우석호·최명희·정구환·김경호 등 5명을 전원 재선임했다. 임기는 1년이다. 우리금융도 사외이사 6명 중 임기가 끝난 노성태·박상용·정찬형·전지평·장동우 등 5명을 1년 임기로 재선임했다.

이 같은 연임 행렬은 코로나19 사태 속 경영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안정을 꾀하기 위한 조치다. 다만 금융권 일각에서는 금융지주들이 경영진에 대한 견제와 감시라는 본연의 업무를 다하지 못한 사외이사들을 연임시키며 ‘거수기 논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KB금융 사외이사들은 지난해 총 20회 열린 이사회에서 모든 안건에 ‘찬성’ 또는 ‘특이의견 없음’ 의견을 냈다. 우리금융 역시 14회의 이사회 중 반대 의견이 나온 적은 한 번도 없었다. 하나금융은 10회 이사회를 열었지만 반대 의견이 나온 건 한 번에 불과했다. 그나마 신한금융만 16회 이사회 중 반대 또는 보류 의견이 다섯 번 나왔다.

앞서 국민연금과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ISS)와 국민연금은 우리금융의 사외이사 연임 안건에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해외금리연계 집합투자증권(DLF) 불완전판매 관련 기업가치 훼손 내지 주주권익 침해 행위에 대해 감시의무를 소홀히 했다는 이유에서다. ISS는 신한금융 사외이사 연임에도 반대 의견을 냈다. 조용병닫기조용병기사 모아보기 신한금융 회장이 채용비리에 연루돼 유죄판결을 받았음에도 이사회에서 제명하지 못했다는 근거를 들었다.

이러한 가운데 금융지주 회장들은 후계자 양성에 나선다. 지난 3월 주총에서 김 회장의 4연임을 공식 확정한 하나금융은 이미 후계경쟁이 본격화됐다. 하나금융 지배구조 내부규범상 회장 나이가 만 70세를 넘길 수 없어 김 회장의 임기는 1년이다.

하나금융은 3월 조직개편을 통해 ‘그룹 3인 부회장 체제’를 구축했다. 금융권에서는 3인 부회장 체제에 자리한 함영주닫기함영주기사 모아보기·이은형·지성규 부회장과 새로 선임된 박성호닫기박성호기사 모아보기 하나은행장 등이 차기 회장의 유력 후보군으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금융의 2인자인 함 부회장은 오랜 기간 김 회장의 후계자로 주목받아왔다. 채용 비리 등 법률 리스크가 변수로 자리 잡고 있지만 하나금융 안팎에서는 함 부회장이 여전히 가장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로 평가된다.

KB금융에서는 양종희닫기양종희기사 모아보기 부회장과 허인닫기허인기사 모아보기 KB국민은행장, 이동철닫기이동철기사 모아보기 KB국민카드 사장이, 신한금융에서는 진옥동닫기진옥동기사 모아보기 신한은행장,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성대규 신한생명 사장 등이 차기 회장 자리를 놓고 경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KB금융은 작년 말 조직개편을 통해 부회장직을 신설하고 KB손해보험 대표를 지낸 양 부회장을 선임했다. KB금융이 지주 내 부회장직을 만든 건 2010년 이후 10년 만이다. 양 부회장은 오랜 기간 윤 회장과 손발을 맞춰오며 두터운 신임을 받아온 인물이다. ‘2+1’년 임기 관례를 깨고 2016년부터 5년간 KB손해보험을 회사를 이끌어 왔다.

국민은행장은 사실상 그룹 내 2인자이자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로 꼽혀왔다. 2017년 11월 국민은행장에 오른 허 행장은 작년 11월 3연임이 결정됐다. 이 사장 역시 3연임에 성공하며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양 부회장과 허 행장, 이 사장의 임기는 모두 올해 말까지다. 윤종규닫기윤종규기사 모아보기 KB금융 회장의 임기는 오는 2023년 11월 만료된다.

신한금융도 작년 말 자회사 사장단 인사를 통해 주요 자회사 CEO들을 대부분 연임시키며 후계구도를 명확히 했다. 진옥동 신한은행장과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성대규 신한생명 사장이 나란히 연임에 성공하며 임기 2년을 보장받았다.

이에 따라 차기 회장 선출 시기와 주요 자회사 CEO 임기 만료 시점이 같아졌다. 조용병 회장의 임기는 2023년 3월 만료된다. 신한금융 지배구조및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통상 연말 또는 1월 초 후보 선임 절차를 본격화했다. 회추위가 2022년 12월 말부터 회추위를 개시할 가능성을 고려하면 현 주요 자회사 CEO들이 차기 회장 후보군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신설된 경영관리부문장(CMO)을 맡은 허영택 부사장 역시 입지가 강화됐다는 평가다. 공식직급은 부사장이지만 사실상 지주 사장급 수준의 역할과 권한을 부여했다.

뚜렷한 2인자가 없는 우리금융은 앞으로 후계구도를 정립해야 한다. 손태승닫기손태승기사 모아보기 회장은 라임 펀드 관련 제재심이 거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제재심의위원회는 지난달 우리은행에 대한 3차 회의를 열고 라임 펀드 판매 당시 우리은행장인 손 회장에 대해 ‘문책경고’ 상당의 조치를 의결했다.

문책경고 이상은 3~5년 금융사 취업이 제한되는 중징계다. 추후 금융위원회에서 징계가 확정되면 손 회장은 연임이 어려워진다. 우리은행은 우선 금융위에서 징계 수위를 낮추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현재로서는 권광석 우리은행장과 김정기 우리카드 대표, 이원덕 우리금융 수석부사장이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된다. 우리금융은 지난 3월 주총에서 권 행장의 1년 연임을 확정했다. 올해 권 행장의 최우선 경영과제는 실적 회복이다.

우리금융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차기 행장 후보로 권 행장을 추천하면서 “작년 경영 성과가 부진한 상황에서 올해 경영 성과 회복이 중요하다는 점을 고려해 권 행장의 임기를 1년 더 연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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